판) 엄마가 저한테 무릎 꿇었어요.

제목 그대로....
내년에 중3인데 엄청 맞고자랐어요
중학교 올라오고나서 훨씬 심해졌고

가장 최근에 맞은게 정말 죽기 전까지 맞았는데
맞은 이유가 여러 일이 겹치고 딱 하나의 이유로 맞은게 아니라서 어떤거라고는 말 못하겠는데,
전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맞을 일인지 모르겠어요

다른 가정에서 태어났으면 맞을 일이 아닌데
이 집에서 태어났기때문에 우리 집안에선 그게 잘못이에요

맞은 날에 엄마가 날 사람처럼 대하지 않고 있단 걸 느꼈고 날 죽일건가보다 이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엄마로 느껴지지도 않고
처음엔 이성이 있었는데 때리면서 점점 화가 더 커지는 엄마를 보면서 걍 어쩌다 이렇게 됐지...

3일? 4일? 전엔가? 어머니 아버지 두분 다 계셨을 때 울면서 말했어요
엄마가 때린 다음날에 저보고 "기 죽은 표정 짓고그래"라고 하면서 서로 잘못했으니까 없던 일로 하자고 하셨을때 저는 세상에서 사라지고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거냐고,
내가 감정을 느낀단걸 모르시는 것 같다고
엄마 얼굴만 봐도 무섭고 숨이 막힌다고

아빠가 엄마께 이혼하자고 하셨대요
엄마가 제 뺨을 때리는걸 보고 아빠가 엄청 놀라셨거든요
지금까지 얼마나 때렸길래 애가 뺨 맞고 놀라지도 않냐고
전 제가 맞고 안 놀란지도 몰랐어요
이혼 정말 안 하셨으면 좋겠는데 계속 때리실거면 그냥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아니 그냥 안 때리고 이혼 안 했으면 좋겠어요
.



작년부터 엄청 심해진것 같은데 전 모든게 다 제 잘못같거든요....
아빠가 아니라고 해주셔서 저도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살려구요 안그러면 제가 너무 힘들어서

제가 어떤 말을 하면 말대꾸하지 말라고,버릇없다고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이 집에서 사는게 갈수록 힘들어요
너 요즘 왜 이렇게 대드냐고 하면 죄송하다고 하는데 말해놓고서도 내가 왜 죄송하지? 이게 대드는건가? 생각들고

엄마가 어제 밤에 제 방에 들어오셔서 무릎 꿇으셨어요
"잘못했어" 이 말을 참 여러번 하셨는데
저 말을 듣는데 토할 뻔 했어요
듣기싫단게 아니라 정말 속이 안 좋아서요
제가 어머니께 울면서 잘못했다고 몇백번은 한 것 같은데 계속 때리셨거든요
전 그날 엄마가 정말 미친줄 알았어요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개도 그렇게는 안 때릴것같은데
근데 그 분이 지금 나한테 잘못했다고 하고있으니까...기분이 참

그 날 정말 죽으라고 때린것 같았는데 어머니가 저한테 잘못했다고 하시니까 사실 저는 그거듣고 마음이 약해졌는데
말만 해도 나는 마음이 약해지는데 내가 그렇게 울고불고 잘못했다고 빌고 말 잘듣겠다고,다신 안그러겠다고 죄송하다고 한시간을 넘게 얘기했는데 왜 엄마는 그때 마음이 약해지지 않은거죠?
잘못했단 말 듣다가 속 안좋아서 비틀거리면서 방 나갔어요
때리던 엄마랑 지금 엄마랑 너무 다르니까

어머니가 저한테 사과하신게 이혼이나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제가 울면서 했던 말을 듣고 죄책감을 가져서 하신 거였으면 좋겠어요
그러겠죠???제발 그러길

그리고 저를 사람이 아니라 소유물처럼 대하시는데
이 집에서 제 의견은 먼지 한 톨만큼도 중요하지않아요
받아들여지지도 않고 저도 생각이 있는데 말이에요...?
낳은 친딸인데 왜 그렇게 대하시는지

그리고 예전부터 생각은 했지만 이번 일로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엄마가 나한테 화풀이한단걸.


동생이 두 명이 있는데 둘 다 어려요
엄마는 막내 여동생을 가장 예뻐하시는데 걔는 맞은적이 없어요
너무 어려서 당연한얘기긴 하지만
걔는 예뻐하시는거 보면 또 내가 문제인가 싶고
이걸 보고 계시는 분께는 엄마가 얘한테만 이러거나 아니면 글쓴 애가 정신이 이상해서 얘만 맞는거거나 둘 중 하나겠죠 절 모르시니까

어머니 정말 좋은 분이에요
엄마라고 감싸는게 아니라
착하거나 사람 자체가 좋은건 모르겠고 아무튼 좋은 분은 맞아요
닮고싶은 부분이 많아요

이유 없이 맞아본 적은 없고 항상 제가 잘못해서 맞은건데
그 잘못이라는게 너무나 어머니의 기준이거든요
나는 이게 잘못이 아닌것같은데 어머니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시면 맞는거니까
전 언제나 어머니께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살아요
눈 밖에 나면 절 버릴것 같아서
충분히 그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몸이나 마음이나 망신창이가 된건 난데
그 날 무릎꿇은 어머니가 갑자기 너무 안쓰러워보여요
자식 앞에서 그러는건 자존심이 너무 상할것같아요
근데 또 날 때렸던거 생각하면 엄마맞나 싶고..

엄마가 무릎꿇었던거 생각하면 진짜 기분이 안좋아요
무릎꿇고 잘못했단 말 하는것만 봐도 정말 미안하신가보다 내가 더 마음이 안좋고 가여웠는데
내가 서있는 엄마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자존심 진짜 상하고 창피했는데 그렇게 빌때는 왜 더 화가 나셔서 그렇게 죽으라고 팬건지
이게 흔한 경험은 아니지않아요? 전 너무 충격이었는데 엄마가 무릎꿇는거.

저번엔 문구용 칼? 커터칼 던져주시고 손목 그으라고 하셨어요
진심은 아니셨겠지만 그래도 상처받았는데....
이번에 정말 생각 많이하신것 같더라고요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때리시면 이 집에서 못 살아요
그냥 집 나가려구요 맞다가 죽을거같아서

엄마가 아닌 남이었으면 이미 신고하고 다신 얼굴도 안 볼텐데
저한테 잘해주시면 다시 좋아요 그래도 엄마라고
근데 이번엔 너무 많이맞아서 만약 잘해주셔도 좀....

그래도 저희 어머니 너무 무서워요
자기 엄마를 무서워하는게 이해가 안되시죠?
나랑 똑같은,감정 있는 사람인데

저 우는거 안 불쌍하다고 하셔서 불쌍해보이려고 우는건 아니었지만 앞으로는 어머니 앞에서 안 울려고 더 노력하려구요
아예 싫어하든지 좋아하든지 해주시지 잘해주실때는 잘해주셔서 싫어하지도 못하겠고

전 아기를 안 낳으려구요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고 잘 키운다는게 너무 힘든 일 같아요
저같은애 태어날까봐 싫기도하고
그리고 겁이 나요
내가 나중에 부모가 되어서 내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됐을때 제 어머니가 이해가 안될까봐요
아기를 낳고 키워보니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우리 엄마는 어떻게 날 그렇게 때린거지? 이걸 느끼게될까봐
지금은 그냥 제가 부모님 마음을 이해를 못하고 잘못해서 이런거라고 최대한 생각하고있어요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뭐냐고요?
이거 다요 이거 전부 다
그냥 이렇다. 이렇게 말하고싶어서 쓴거예요
일기에 쓰려고했는데 누가 읽어줬음 좋겠어서요
힘드니까 위로해달라고 쓴 것도 아니고 그냥 읽어줬으면 해서

어머니라고도 하고 엄마라고도 하는게 제가 말할때 둘 다 써서 그래요
누가 읽을진 모르겠지만 읽다가 갑자기 헷갈리실까봐
여기서 최소 1명은 읽어줄거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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