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남편 용돈 문제입니다.

한바탕 크게 싸우고 글을 올려요



누가 잘못했는지 좀 봐주세요

(같이 볼 거에요)



일단 남편과 저는 결혼 7년차, 이제 마흔을 앞두고 있는 동갑내기 부부에요

내년 초등학교 입학하는 남자 아이가 하나있고, 이제 갓 두 돌이 되는 여자 아이가 하나 있어요



남편은 전문직이구요

저는 전업 주부입니다



남편, 참 좋은 사람입니다

능력도 있고 배려도 있어요
.





덕분에 돈 걱정없이 전업 주부로 아이들 잘 키우고 살 수 있었습니다

남편도 집안일은 좀 어렵지만 육아는 공동으로 해주고 있구요



그건 참 고맙게 생각해요



문제는 용돈인데요



제가 비록 전업이기는 하지만 남편이 집안일을 어렵게 생각하고 인정해주는 스타일이라서

신혼 때부터 남편과 저, 똑같은 금액을 용돈으로 받았어요

(생활비와는 별도로, 순수한 제 용돈.)

(경제권도 제가 가지고 있어요.)



매월 1일에 제가 각자 통장에 50만원씩 용돈을 넣어주고 있는데요



지난 7년동안 저는 이 용돈 허투루 쓰지 않고 잘 모아두었어요

그리고 정말 필요할 때나, 기분 내고 싶을 때 가끔씩 쓰고 그러는데



남편은 달라요



어찌나 이것저것 관심사가 많은지
.



뭐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다 돈을 쏟아 붓느라 정신이 없어요



카메라에 빠졌을 때는 세네 달 악착같이 모아서 한번에 다 써버리고

그 뒤로도 비슷비슷한 것들을 사고, 또 사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 흥미가 오래 가는 것도 아니에요



금세 싫증나면 또 다른 거에 빠져들어요



게임기, 핸드폰, 오디오, 만화책, 자전거....................



그때마다 살 수 있는 건 바로 사고, 돈이 모자라면 몇 달동안 악착같이 모아서 한 번에 다 써버려요



저는 이게 마음에 안들거든요



아무리 개인 용돈이라지만 거금을 주고 사고서는 서너 번 만지작거리다가 말아버리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제가 볼 땐 비슷비슷한 것들을 계속 사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별 거 아닌 거 같은 걸 비싸게 주고 사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그래서 좀 현명하게 소비를 하라고 하면



자기가 용돈 아껴서 사고 싶은 거 사는데 무슨 문제냐고

자기는 이렇게 사고 싶은 걸 사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네요



틀린 말은 아닌데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아직도 철이 덜 든 거 같고



오늘도 또 드론을 사왔기에(요즘은 드론에 빠져 있네요)

뭐라고 한 소리 했더니



7년동안 정말 같은 소리 듣는 것도 지긋지긋하다고.


그렇게 자기가 용돈 모아서 뭐 사는게 꼴 보기 싫으면

아예 용돈 주지 말라고

자기는 기계처럼 돈만 벌어다 주겠다고 화를 냈습니다



그런 뜻으로 한 말도 아니고

저를 마치 남편 돈이나 뜯어 먹고 사는 사람처럼 말하는게 어이가 없고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그냥 그렇게 네 마음대로 살 거면

경제권 줄 테니까 사고 싶은 거 사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마음대로 살라고 했습니다

.


그랬더니

자기는 모든 돈을 마음대로 쓰겠다는 게 아니고

자기 용돈만이라도 마음대로 쓰겠다는 건데 왜 이해를 못하냐고 화를 내더라구요



그러니까 그 용돈을 좀 알차게, 현명하게 썼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 알차게, 현명하게는 누구 기준이냐고...에휴...





제가 개인 용돈에까지 너무 깊이 관여하는 건가요?

아무리 개인 용돈이라도 같이 사는 부부인데 이 정도 조언은 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7년동안 이 소리 듣는게 지겨웠다면

반대로 7년동안 이런 소리를 했으니까 조금 바뀔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랑 남편 중 누구 말이 맞는 거 같으세요?



답답한 마음에 글이 길어졌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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