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 자폐아 아니야? 라는 말을 들었어요.. : 네이트판

+ 위로와 격려의 말씀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주는 게 좋을지 적어주신 분들께 많이 배워갑니다

++ 날씨 탓에 주작이라 생각하는 분이 계셔서. 5월5일과 6일 을왕리 해변 사진을 하단에 첨부했습니다

안개낀 거 비교해보시면 아시겠지만 6일은 비가 그쳤고요. 추웠지만 저희 말고도 해변 산책하고 노는 분들 계셨어요.

+++ 초등학생이 자폐라는 단어를 알아듣냐는 댓글이 또 달렸네요

저희 딸은 우영우 드라마를 좋아했고 학교에 자폐또는 지적장애가 있는 특별학급 친구들도 있어요. 초등 고학년이구요. 학교에서 장애인의 날 관련해서 영화 '증인'도 보여주는 등 관련 교육도 받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황당하고 속상한 일이 생겨서 글 올려봅니다....

지난 어린이날 연휴에 아이와 함께 해수욕장 근처로 놀러갔습니다. 숙소에서 이벤트로 모래놀이 장난감 세트를 받아서 아이랑 해변에 가서 모래놀이를 했어요

저는 자리를 펴고 앉아 있었고 아이 혼자 바닷물을 뜨러 갔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커플? 부부?가 저희 아이쪽으로 오더니 여자 분이 아이에게 말을 걸더라구요

거리가 있어서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자리로 돌아온 아이에게 '이모 삼촌이 말 걸던데 뭐라고 하셨어? ^^' 물어보니
'그냥 뭐 만드냐고 물어봤어' 하길래 저는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 뒤로 아이의 표정과 행동이 미묘하게 가라앉아 있다는 걸 눈치챘어야 하는데 말이죠


얼마 후 자리를 정리할 때 쯤 아이가 하는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엄마. 사실 아까 이모 삼촌이 말 걸기 전에 이모가 내 쪽을 손가락질 하면서 쟤 자폐아 아니야? 라고 했어.. 삼촌은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라고 했어.
처음엔 나한테 한 말이 맞나? 싶었는데 그 쪽에 나 밖에 없었어. 그리고 그 말한 뒤에 바로 나한테 와서 꼬마야 뭐 만드니? 하고 물어봤단 말야...
그냥 놀이해요.. 라고 했더니 그 이모가 씩 웃으면서 가버렸어" 라며 눈이 빨개져서는 울더라구요


저희 아이는 평범한 초등학생 여자아이구요

왜 이런 얘기를 바로 해주지 않았냐고 물으니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라고 할 만큼 속 깊고 마음 여린 아이입니다


아이는 이후 집에 가는 내내 차에서 잠들기 전까지 계속해서

'내가 아기도 아닌데 모래놀이를 해서 그런 건지' 자책했으며
'엄마가 말한대로 나를 모르는 사람이 한 말이니 신경쓰지 않으려 하는데 계속 생각나고 속상해' 라고 했습니다.


5월 6일 토요일 을왕리 해수욕장에 원피스 입고 다녀가신 여성 분!

아이 귀에 들리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뱉은 말인지 모르겠지만

당신 일행은 남한테 함부로 그런 말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던데

당신은 정말 몰랐나요? .....

남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고 혼자 조용히 잘 놀던 우리 아이가 왜 댁한테 그런 말을 듣고 손가락질 받아야 하나요?

저희 아이는 자폐아가 아니지만
만약 진짜 자폐가 있는 아이였다면 더더욱 실례 아닙니까?

그런 마음으로 아이한테 말은 왜 걸었나요? 진짜 자폐아가 맞는지 궁금해서 테스트 해보려 그런 겁니까??


행복했던 어린이날 연휴에 당신이 온 가족의 기분을 망치고 상처줬다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제가 이 사실을 그 자리에서 바로 알았다면 쫓아가서 붙잡고 아이가 들었으니 사과해달라 했겠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니 똥밟았다 생각하는 수밖에 없네요


혹시 당사자가 이 글을 본다면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줄 아시고

다른 아이들에게는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주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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