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게임 중독 언니 어떡해야 할까요? : 네이트판
- 썰 모음
- 2022. 2. 10.

제 글이 묻힌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놀랐어요
댓글들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언니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만 쏟아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제 입장에 많이 방어적이었던 것 같아요
우울증은 걸리면 언니가 걸렸지 왜 저까지 우울증까지 겪었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을 봐서 말씀드리자면
언니가 집 문을 잠궈서 도어락을 뜯어야 했던 새해 첫 날
열쇠 수리공을 차에서 기다리면서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하는 와중에 뒷좌석에서 눈물을 흘렸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댓글에도 의견이 갈리듯이 저희 부모님도 생각이 많이 다르셨거든요
엄마는 컴퓨터 선을 아예 끊어버리자, 아빠는 너무 그렇게 공격적으로 아이를 다루면 안된다
이런 입장으로 두 분이 정말 많이 싸웠었어요
그리고 엄마가 언니에 대한 감정을 저에게 쏟아놨던 것도 어린 저한테 많이 버거웠나봐요
언니와 나이차이가 별로 나지 않다보니 언니가 사춘기일 때 저도 같이 사춘기였기때문에 제가 언니의 마음을 잘 헤어려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상처되는 댓글도 조금 있었지만 진심어린 충언을 해주신 분도, 저에 대한 비난을 남겨주신 분도 감사합니다
어찌됐든 저와 저희 가족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걸러서 듣겠지만 저와 저희 부모님, 언니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공격적인 댓글은 보기 힘드니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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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너무 답답한데 가정사다보니 털어놓을 곳도 마땅하지 않고 어른의 조언을 구하고 싶어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모바일이다보니 오탈자나 맞춤법 실수를 보시더라도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는 23 언니는 24살입니다
언니가 게임 중독에 빠진건 18살 그정도부터였던 것 같아요
이유를 생각해보면 언니는 어린시절 공부를 잘하고 모범생에 가까웠었거든요
중학교때 헛소문의 피해자쪽이었는데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학폭위가 열린 그때부터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엄마한테 욕설만 가득 담긴 문자도 보내기도 했고 저랑 몇 달 동안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한동안 그런 시기를 보내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나름 좋게 생각하면 게임을 시작한 뒤로 점점 가족과 말도 하고 언니의 성격은 나아졌던 것 같아요
반면 전 언니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당시엔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우울증까지도 걸렸었구요
언니가 게임하는 걸로 뭘 우울증까지 걸리냐 하실 수도 있는데
이사오기 전엔 컴퓨터가 거실에 있었는데 새벽까지도 거실에 나와 친구들과 통화?같은걸 하면서 게임을 했어요 제가 고3일때조차도요..
사실 그 때가 제일 심했어요 언니가 정식으로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 나이였으니까요
정말 밤낮 없이 욕설을 섞어가며 큰 소리로 게임하는 소리를 듣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안겪어본 분들은 잘 모르실거에요
지금은 언니 친구들도 취업 준비를 할 시기이고해서 그런지 통화하면서 게임 하는 시간은 적어졌는데
게임 시간이 줄어든 건 아니고 말그대로 통화 시간만 줄어들었어요
언니는 별로 좋지 않은 대학교에 진학 후 몇 달만에 자퇴했고 정말 집에서 하는거라곤 게임밖에 없어요
집안 청소도 제가 거의 도맡아서 합니다
언니가 게임 말고 아르바이트라던가 자격증이라던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고 다이어트는 크게 성공했어요
원래 과체중에 가까운 편이었는데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피티랑 헬스장을 몇달 다니고 15~20키로정도 감량한 것 같아요
아무튼.. 자기 친구들한텐 대학을 다니고 있는 척 거짓말을 하고 있나봐요 언제까지 갈 거짓말인지 모르겠지만요
이사를 타지로 오게 되어서 저도 언니도 동네 친구가 없고 또 코로나로 집에 자주 있다보니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늘었어요
입시가 끝난 후론 저도 언니에 대한 원망의 감정이 많이 줄어들어서 이전보다 많이 친해졌구요
그래서 제가 언니는 언제까지 게임만 할거냐, 하고싶은 걸 찾아봐라, 하다못해 알바라도 해라 말해봐도
언니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대답을 회피하고 아무말도 하지 않아요..
이전까지 저랑 잘 대화하고 있다가도 핸드폰만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정말 너무 답답해요 더군다나 저희 집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언니와 제가 중학생일때만 해도 아버지가 대기업 회사에 다니셨는데
제가 고등학교를 입학할 즈음에 정리해고를 당하셨고 그 뒤에는 중소기업에 다니시다 이젠 계약직으로 직장을 다니시고 있으신 상황입니다
엄마도 전업 주부셨는데 마트에 근무하고 계시구요.. 몸도 많이 안좋아지셨어요
청약이 당첨돼서 어찌저찌 서울로 이사를 오긴 했는데 그 상황에 아빠가 무리해서 욕심을 내시다보니 주식이 크게 실패했고 정말 집 담보까지 잡을 정도로 대출을 끌어다 썼어요
엄마가 언니와 제 이름으로 20년간 들어주셨던 적금까지 깼을 정도입니다
저는 대학 진학 후 아르바이트를 2개월 이상 쉬어본 적이 없어요
이렇듯 상황이 여유롭지도 않은데 게임만 하고 있는 걸 보니 너무 답답하고 언니와 저희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미쳐버릴 것 같이 가슴이 두근거려요
한참동안 이 생각이 길어질 때면 잠에 들지 못하기도 해요
제가 외동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구요
저희 아빠는 주식 투자를 잘못하시긴 했지만 평소 저와 언니, 엄마를 대하는 성격이 상당히 이성적인 스타일이시고
사춘기 때 제가 먼저 안좋은 투로 이야기를 했어도 최대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시는 편이세요
그래서 아빠가 몇 번이나 언니랑 대화를 하려고 시도했거든요
언니랑 단둘이 외출을 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도 몇 번 있구요
이래도 언니가 자꾸 회피하고 듣지도 않으니 방법이 없습니다
또 아까 언니가 엄마한테 욕설 문자를 보냈다고 했는데 그것때문에 엄마는 상처를 많이 받으셨고
그 외에도 집에 문을 걸어잠궈버려서 가족들이 들어가지 못했던적도 있습니다 두번이나요
엄마는 언니가 더한 일탈을 하게 될까봐 심한 말은 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혹시라도 저희 부모님을 욕하진 말아주세요..
아무튼 해도 바뀌었고 언니도 이제 정말 이제 마냥 어린 나이가 아닌 것 같아 저도 마음이 너무 착잡해요 뭘 어떻게 권유해볼 수 있을까요
전 언니가 수능을 어떻게라도 다시 치뤄서 자격증이 나오는 전문 학과로 진학했음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게 최선의 방법이 맞을까요?
이번년도만큼은 어떻게든 언니가 조금 더 인생을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