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운영했던 가게를 폐업했습니다. 무슨 선물이 좋을까요. : 네이트판
- 썰 모음
- 2022. 1. 8.

울 어머니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어머니이자
혼자서 자식 셋을 잘 키워낸 슈퍼우먼입니다.
무려 17년간 고깃집을 운영하며 자식 셋을 키우셨습니다.
28살에 아빠와 이혼하고
29살에 장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자식들이 다 어리고 이혼할때 위자료도 못받고
아빠가 양육비도 주지 않아
반지하 단칸방에서 살았습니다.
회사를 나가려고 해도 애들이 어리니 나갈수가 없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되셨죠.
저희도 어머니도 정말 힘들게 17년을 버티고 살았습니다.
코흘리개 아이에서 대학생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어머니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불경기가 계속되고 거기에 코로나까지 터지며
손님은 구경하기도 힘들었고 버티고 버티다 결국 폐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우리들 앞에서 씩씩한 척 홀가분하다고 하셨지만
사실상 100% 자의로 폐업을 한 것은 아닌지라 많이 슬프셨나봅니다.
가게를 정리하고 있으니
17년간우리를 먹고 자게 해준 감사한 단골 손님들이
가게 앞을 지나가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고 가셨습니다.
가족 모두 단골손님의 따뜻한 한마디에 마음이 먹먹해지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와 시장 구경을 갔는데 거기서 만난
한 단골 손님께서 어머니를 끌어안으며
"자기야 나 이제 자기 음식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해?
덕분에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
안그래도 어제 남편이랑 집에서 된장찌개 끓여먹는데
우리 남편이 자기네 된장찌개 생각난다고 얘기하지 뭐야
자기가 된장찌개 기똥차게 끓였잖아"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우셨습니다.
곁에 있던 저와 동생도 눈물을 흘렸고 단골 손님도 우셨습니다.
코로나 이후 장사가 잘 안되자
본인의 솜씨가 부족한 탓이라며 자책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단골 손님이 솜씨를 인정해주니
그게 마음에 와닿아서 눈물이 나셨다 하더군요.
17년이나 고생했는데 번 돈도 없고
니네도 풍족하게 키우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는
어머니를 안아드렸습니다.
비록 어머니가 원해서 폐업을 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가게를 하며 몸이 많이 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짧지만 2박3일 제주도 여행을 보내드렸고 (생전 첫 비행기+첫 여행이셔서 소녀처럼 좋아하시더군요ㅎㅎ)
가족끼리 처음으로 스테이크도 먹으러 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남을 위해 봉사하는삶을 살고 싶다 하셔서
요양보호사 학원을 등록해드렸는데
무언가 물질적인 선물도 하나 해드리고 싶네요
그동안 고생한 어머니를 위로할 수 있는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그런 특별한 선물이면 좋겠는데
자식 셋이 머리를 맞대고 몇날 며칠 고민해도
좋은 선물이 안떠오릅니다 ㅠㅠ
40대 중후반 어머님들
자식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 있으신가요?
또는 어떤 선물 받으면 기쁘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