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우리 큰언니 사이다 썰 풀어보겠음

우리집은 딸만 셋인 집
나는 선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셋째딸이지만
아무도 데려갈 사람이 음슴으로 음슴체를 써보겠음

우리 큰언니는 우리집의 실질적인 가장임
아버지 사업 기울어지고 어머니가 공무원이셔서 빚 갚으면서 그다지 풍족하지 않게 살았는데
언니는 공부 잘해서 스카이 중에 한 곳 갔고 지금도
프리랜서로 자리 잘 잡아서 돈도 잘범
프리랜서라 시간 많아서 집안일에도 특별히 신경 많이 쓰는 편
부모님 여행도 자주 보내드리고 집안일도 잘 하고
작은언니랑 내 등록금도 여러 번 내줌

그러다 작은언니가 올해 초에 결혼을 함
참고로 작은언니는 우리집 개혼이었음(큰언니는 결혼 안함)
형부 집은 무슨 유서가 깊고 전통이 어쩌고 이런 걸 많이 따지시는 집임

우리집 사람들은 부모님도 그렇고 작은언니도 특히 그렇고 좀 순응형 성격임
나는 보통이고 큰언니만 우리집 식구 안 같게 파이팅 넘치는 멋진 녀자임

첫 번째 사건은 상견례에서 터짐
.


안사돈께서 우리 엄마한테 딸만 셋이어서 섭섭하겠다
딸들은 보내면 그만인데 이러면서 계속 우리집 아들 없다고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음
한두번은 그냥 넘겼지만 안그래도 우리 엄마 아들 못 낳았다고 할머니한테 구박당해
그런 얘기 안 좋아하시는데 자꾸 하니까 엄마 표정이 점점 관리가 안됨
그집은 아들만 둘인데 자꾸 아들만 둘이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고 안사돈이 하심

결국 언니가 나섬
엄청 유난스럽고 밝은 목소리로
어머~~~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요! 내가 작년에만 엄마 여행 몇번 보내줬더라?
@@이(작은언니) 말 들어보니까 제부는 돈 모으느라 부모님한테 효도 못해서 늘 안타까워 한다던데 효도 못받으셔서 사돈어른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있는 아들이 구실을 다 못하니 어휴 @@아 시집가면 너가 아들 대신 잘 해드려라~~ 아들 낳은 보람은 있으셔야지~~
막 이렇게 말함ㅎㅎㅎㅎ
화나면 말 길게 빼면서 더 밝게 말하는게 우리 큰언니 특징임
사실 작은언니랑 결혼한 형부가 공무원 시험 늦게까지 준비하다 잘 안됐음
그 부모님은 보람없이 몇년 동안 시험 뒷바라지만 하신 셈인데 언니가 그거 건드려서 조용히 됨


두 번째 일화는 작은언니 집 구할때임
형부랑은 예물 예단 생략하기로 말이 됐음
형부가 모은 돈이 별로 없어서 우리 언니가 3000정도 더 들고감
그런데 또 안사돈이 받을 건 받아야겠다고 누구 마음대로 생략하냐고
우리 엄마랑 통화를 해야겠다고 함
우리 엄마는 무조건 해준다고 할게 뻔해서 (우리엄마는 엄청 순둥함)
그 전에 작은언니가 큰언니한테 어쩌면 좋겠냐고 의논함
큰언니가 대신 통화
사돈어른~~ 엄마가 요즘 바쁘셔서 제가 @@이 결혼 문제 대신 의논하려고요
엄마가 예단 보내고 싶으시다는데 사돈어른이 집 얼마짜리 해주시는지 궁금하다셔서요~~
원래 예단이 집값 해주시는 거에 몇 퍼센트 이렇게 드린다고 하던데
저희가 괜히 너무 조금 보내면 실례잖아요~~~ 호호호호
얼마 보태주실지 제부 통해 말씀해주세요~~ 저희가 최대한 성의표시 할게요~~ 호호호호
하고 끊음
그 이후로 예단 얘기 쏙 들어감



세 번째는 폐백때임
형부 쪽에서는 폐백을 아주 열렬히 하자고 함
우리도 뭐 알겠다고 했는데 당일에 아주 어이없는 일이 벌어짐
본식 끝나고 폐백하는데 갑자기 이전이랑 말이 다르게
여자쪽은 원래 폐백을 못받는건데 요즘 세상이 어쩌고 하면서 그래도 받으셔야겠다면 할 수 없지만, 이러면서 계속 안사돈어른이랑 이모들? 고모들? 암튼 여자 어른들이 궁시렁함
언니가 그자리에서 형부를 크게 부름
형부가 오니까
제부 뭐하는 사람이라서 어른들이 이런것까지 걱정하시게 만들어?
그래서 내가 폐백 하지 말자고 했는데 왜 기어이 하겠다고 우겨서 어른들 불편하게 만들어?
이러면서 형부한테 뭐라고 함
.


형부가 영문 모르고 무슨 일이시냐고 물으니까
지금 안사돈 어른이 이모님들? 고모님들이랑 페백 때문에 불편해하시는거 안 보이냐고
내가 다 들었다고, 어른들한테 이러면 안 된다고 막무가내로 막 혼냄
형부는 당황해서 (형부도 순둥이 스타일) 안사돈어른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봄
안사돈어른이 차마 우리 언니 면전에 대놓고 그런 말 못하고
아니 절할 사람이 많으니까 애들이 피곤할까봐 그런다고 구질스럽게 변명함
형부는 절해도 내가 하는데 엄마 왜 사돈댁에 그런 얘기까지 하냐고 곤란해함
결국 안사돈어른 조용히 하심


ㅎㅎㅎㅎ 근데 쓰다보니까 너무 길어졌는데 나만 재밌나봄ㅠㅠ
반응 좋으면 결혼 하고서도 쓰겠음
근데 안 좋을것 같음
나는 이만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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