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조카를 위해 태어났다는 딸

오늘 아침에 딸 친정에 보내고 혼자 생각하다 너무 화도나고 시부모님을 이제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글올립니다.

막상 글을 올리려니 어디서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글이 길어지더라도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딸은 올해 6살이에요 저도 남편도 아이생각이없다가 갑자기 생긴 아이라 둘째 생각은 전혀없고 지금 딸만 잘 키우자는 생각이에요.
둘다 아이없이 살기로는 했었지만 막상 딸이 태어나니 너무 예쁘고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가 찾아와준것에 대해 저도 남편도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친정식구들도 저희딸 너무 예뻐해주시고 주말에는 서로 봐주시겠다고 데려가시는데 시댁은 너무 틀리시네요.

남편은 6살 위인형이 한분 있고, 아주버님은 저희보다 일찍결혼하셔서 8살 5살 아들이 둘이세요.


시부모님껜 8살 조카가 첫손주이시고 또 시부모님이 옛날 사고방식이 강하신 분들이시라 남자아이를 선호하시니 조카들을 더 예뻐하신다는거, 서운하지만 이해하려 했습니다.

제 딸 태어나기전 남편이 시아버지께 딸 이름을 조카처럼 아버지가 지어주실거냐 물었다가 무슨 기집애이름을 직접 지어줘야하냐고 화내셨습니다.

아이 출산하고 시아버지는 조리원에 오지도않으셨고 제가 조리원나온후 딸 데리고 시댁에 인사드리러 갔을때까지 시아버지는 저희딸 보러오지않으셨어요.
시어머니는 조리원 들르셨지만 식단에 미역국 나온것보시곤 세상좋아졌다고 기집애낳고 미역국을 다 먹는다 하셨어요.

시댁갈때마다 저희딸은 바닥에앉아서 티비보라하시고 조카둘만 쇼파에 데리고 앉으시는 모습에 화나서 딸 데리고 나온적도 있었습니다.
남편이 얘기듣고 시부모님께 결국 고함지르고 화낸뒤에야 시어머니 저한테 전화오셔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손녀얼굴은 보고살아야하지 않겠냐 하셔서 다시 시댁에 가기 시작했었어요.


전보다는 그래도 저희딸 챙겨주시려 하시는게 보여서 시부모님도 이제 노력을 해주시는구나 했었는데 그게 아니였네요.

주말에 시댁에 모이기로 해서 다들 모였었어요.
시이모님들도 오셔서 아이들한테 용돈도 주셨고요.
저희 딸은 아직 6살이지만 저나 남편이 어른들께 돈을 받으면 방안에 놔준 저금통에넣는거라고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근데 어제 저녁에 딸이랑 딸 방에서 과일먹고 있는데 저금통안이 비어있더라고요.
시이모님들께 만원짜리를 받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예전부터 아이가 저금한 동전들 밖에없어서 딸이 잊어버렸구나 해서 딸한테 주말에 용돈받은건 저금통에 넣어야지? 라고 하니까 딸이 그거 오빠한테 줬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잘못알아들은건가 해서 차근차근 주말에 할머니들한테서 받은용돈이라고 설명하니까 딸이 그거 오빠 (조카)에게 줬다고 하길래 그걸 왜 오빠줬냐고 물으니까 할머니가 그러라고 했다는 겁니다.

용돈받는거 봤을때도 아이가 직접 저금통에 넣기를 바래서 제가 따로 달라고는 하지않았었어요.
시이모님이 만원짜리 접으셔서 딸이 크로스로 매고있던 가방에 직접 넣어주셨거든요.


용돈을 왜 조카에게 주라고 했는지 당황했었는데 딸이 그다음 하는말에 더 놀랐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저희 딸한테 앞으로 저희딸이 받는 거는 다 오빠를 줘야하는거라고 하셨답니다.
심지어 조카가 아프면 저희딸이 오빠를 도와줄수 있어야 하는 거라고 했다고 하고 저희딸은 오빠를 도와주기위해서 태어난거라고 하셨다는데 너무 당황스럽고 화도나고 6살밖에 안된 딸이 그런소리를 들었다는거에 너무 속상하고 미안했습니다.

밤에 딸 재우고 친정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이런말은 도저히 못하고 딸좀 봐달라고만 해서 아침에 친정엄마가 딸 데리고 가셨어요.


저희딸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않습니다.
유치원교사 논란이 많아서 어차피 저는 일을 그만둔 상태이니 유치원을 보내지말자고 남편이랑 상의를 했었어요.
놀이교사분들이 일주일에 세번씩 오시는정도고 제가 집에서 아이와 놀아주고있습니다.

남편이랑 미리 그렇게 상의를 했던 내용이지만 딸 유치원갈 나이일때 시부모님이 괜히 여자아이한테 교육비 들이지말라고 하셔서 그걸로 남편이 시아버지랑 크게 싸운적도 있었습니다.



6살짜리 아이의 입에서 시어머니가 했던 말들이 듣고 딸이 그런소리를 들었다는게 너무 아이에게 미안하고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들어버린 엄마라는 제가 한심합니다.


딸이 어제 그말을 하며 저에게 친할머니집 안가고싶다고 외할머니가 더 좋다고 하는데 세상에 그렇게 속상한적은 없었던것 같아요.

할머니집에가면 오빠들 먹은거 딸한테 치우라고도 했었다는데 이런걸 저는 모르고있었고 제가 몰랐던 일들이 더 많을수도 있다는게 충격이였네요.


남편은 출장을 가서 오늘 오후에 와서 일부러 딸은 친정에 보냈습니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고 딸이 있는집에서 남편이랑 얘기를 할상황도 아니여서 딸은 친정에보냈고 오후에 남편 픽업하러 공항에 가야합니다.


6살짜리 아이에게 상처가되고 그 기억이 남는게 지금 가장 걱정이되는 상황이네요
화나고 속상해서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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