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학원 다닐때 옆반 가슴 큰 여자애 썰



저는 대성학원을 다녔었는데 문과는 E1~E4반, 이과는 S1~S4반으로 나뉘어 있었죠.


저는 E1반에서 공부하던 문돌이였는데


한창 공부중이던 6월에(사실 5월인지 6월인지는 기억 안남) 반수생들이 학원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그중 S1반에 새로 들어온 여자애가 피부는 새하얀데 진짜 가슴이 엄청 컸습니다.


재수학원 특성상 다들 화장도 안하고 옷도 반팔에 트레이닝복 바지가 디폴트였는데, 그 친구는 첫날부터 얼굴은 새하얗게 화장을하고 옷도 가슴이 파인 브이넥에 청바지를 입고 왔더군요.


사실 엄청 예쁘다기보단 그냥 평균보다는 좀 나은 정도의 얼굴이었는데 재수학원에 3달 넘게 다니며 쌩얼로 다니는 여자애들만 본 남자들은 눈이 돌아갈만했죠.


그와중에 다리는 예쁜편이라 위력적인 가슴과 더불어 시너지가 엄청났구요.


아무튼 그 친구는 들어오자마자 저희반 남자애들의 화젯거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별명도 붙여줬어요.


S1반 F컵. 줄여서 SF녀.


현실에서 보기 힘든 큰 가슴이라는 중의적 표현이기도 했구요.


아무튼 우리끼리 은어도 만들어가며 쉬는시간마다 복도에 나가 그 친구가 물이라도 마시러 나오길 기대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아예 문과와 이과로 나뉘다보니 말도 섞을 기회도 없던 그녀가 난데없이 문과전향을 선언하고 저희 반에 온겁니다.


듣자하니 수리 가형에 대한 부담감이 꽤 심했나봐요. 근데 지금쯤 후회 하고 있을듯요.


뭐 아무튼 그렇게 같은반이 되었는데, 학원에서 두달에 한번씩 자리를 바꾸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저희반 같은 경우엔 한 반에 30명이라 치면 남녀 섞여도 상관은 없고 1부터 30가지 제비를 섞은 후


1번을 뽑은 사람부터 원하는 자리에 골라 들어가는 거였습니다.


제비를 뽑았는데 저한테 3번이 왔습니다.


속으로 '이정도면 로얄럼블 28번 정도는 되겠네' 하며 짝꿍은 못골라도 자리는 내 입맛대로 고를 수 있겠구나 하고 안도를 하고 있는 찰나에


2번이 칠판에 자기 이름을 써넣을 차례가 되자 SF녀가 자기 이름을 교실에서 제일 앞쪽이자 제일 왼쪽 자리로 잡는겁니다.


그니까 칠판을 바라보고 방위로 치면 북서쪽의 끝이요.


근데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3번 나오라는 친구들의 말을 듣자마자 제 이름을 그 친구 옆에다 적었습니다.


교실에선 오오오오오~~!!! 하는 함성이 터져나왔고 그 친구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더라구요.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서 어떡하지 하다가 '아 미안..나 두달전부터 이 자리 꼭 앉고 싶었거든. 혹시 불편하면 다른데로 갈까?' 라고 물어봤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아냐 그럴필요없어. 잘 지내보자' 였습니다.


그게 저희가 나눴던 첫 대화였습니다.


뭐 아무튼 저는 저녁식사시간이 되자마자 남자애들에게 욕을 한바가지로 얻어먹음과 동시에 상남자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간간히 먹을것도 주고받고 대화를 좀 트며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었는데


어느날 저녁자습시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제가 다리를 떠는 안좋은 습관이 있는데, 미처 신경 못쓰고 그날도 자습을 하며 저도 모르게 다리를 떨었죠.


그랬더니 갑자기 그 친구가 못참겠는지 손을 제 허벅지에 올리고 못떨게 누르는겁니다.


근데 문제가 여름이라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한창 피가 끓을 나이에 여자의 맨손이 제 맨살에 올라오니 미치겠는겁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야 미안..근데 앞으로 나 다리 떨어도 허벅지에는 손 올리지 말아줘'


그 친구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왜 그러냐고 물었죠.


아 솔직히 이것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이 허벅지를 만지니 기분이 좀 이상하다고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조용한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이 다 저희를 쳐다볼정도로 제 팔을 소리나게 짝! 치며 다시 작은 소리로 미쳤나봐...! 라고 속삭이더라구요.


말실수 했다고 생각한것보단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좀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친구가 스킨십이 좀 서슴없더라구요.


10분만 잘테니 좀 이따 깨워달라고 말했더니 깨울때 제 손을 잡고 흔들면서 안 일어나니까 자기 입으로 가져가서 깨물지를 않나,


책상과 책상사이에 선을 하나 그어놓고 여기 넘어오면 다 자기꺼라고 말하더니 제 팔이 넘어가자 그 팔을 자기 가슴쪽으로 당겨 끌어안고 환하게 웃질 않나


언젠가부터 과자나 빵을 먹으라고 건네주면 손으로 안받고 입만 앙! 하고 벌리질 않나...


저한테 먹을걸 줄때도 똑같이 자기가 먹여줬구요.


모쏠이었던 제게 이런 행동들은 급발진 하기에 충분한 요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학원이 짧게 5일정도 방학을 갖게 되었을때, 그 친구에게 밖에서 따로 보자고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공부해야되는데 이러면 안돼..라는 말을 들으며 차였구요.


그후로 어색해질줄 알았는데 별로 티를 안내며 이전과 똑같이 저를 대해주더라구요.


한편으론 고마웠습니다. 만약 불편한 티를 팍팍 냈으면 멘탈 다 망가져서 공부도 못했을거 같은데...


정말 웃긴게 그 당시 그 친구가 공부하겠다고 핸드폰을 없앴던 상태였고 저 또한 핸드폰은 있지만 친구들이 다 쓰던 스마트폰을 안 쓰던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수능 치기전 마지막으로 학원을 나오는 날까지 짝꿍이었던 저희는, 웃기게도 연락처도 교환 안한채 헤어졌습니다.


수능 끝나고도 그 친구 생각에 12월이 넘어갈때까지 속으로 끙끙 앓던 저는, 2월초쯤에 페이스북으로 그 친구의 계정을 찾아내는데까지 이르렀고, 용기를 내 메시지를 보냈죠.


그런데 메시지를 보냈는데도 일주일간 답이 안오는겁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던 찰나에 답장이 오더군요.


일본 다녀오느라 메시지를 못봤다. 너무 반갑다. 잘지내느냐. 뭐 이런 말들이었죠.


근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꼴에 자존심이 상했던 저는 그냥 쿨한척 어쩌다 너의 계정을 찾게 됐다, 잘 지내냐, 학교는 잘 붙었냐, 이정도의 말만 나누고 더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죠.


그렇게 대학에 입학했고, 그 친구에 대한 감정이 서서히 사라져갈쯤이던 8월에 페이스북 메시지가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웃긴게 그때까지도 번호교환은 안했었네요.


어쩌다 학원 근처 왔는데 니 생각이 나서 연락 해봤다, 잘 지내냐는 말이었습니다.


갑자기 온 그 메시지는 제 가슴에 다시 불을 당겼고 그제서야 저는 번호도 교환하고 만나자는 약속도 잡게 됐습니다.


대학에서도 짝사랑만 하다 실패했던 저는, 그 친구와 재회하게 된 뒤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속옷 사이즈는 F컵이 아닌 D컵이란것도 확인하게 되었구요.


아무튼 제겐 첫사랑이었고 그런만큼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는데


결국 사귄지 1년만에 저는 입대를 하게 되었고 많은 연인들이 그렇듯, 군대에서의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별을 겪었습니다.


그런데도 첫사랑이란게 참 질긴게, 전역한후에도 얼굴을 몇번 본거 같네요.


10번정도 의미없는 만남을 가지다가 결국 다시는 안만나게 되었지만, 그 친구와의 인연은 시간으로만 따지면 거의 5년 가까이 지속 됐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방금 그 친구의 SNS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이 친구 이번주에 결혼하네요.


자기는 20대가 가기전에 꼭 결혼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정말 29살에 시집을 갈줄이야..


저도 지금 결혼 얘기가 오가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첫사랑의 이런 결혼 소식은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합니다.


근데 글 쓰다보니 느낀건데 나 정말 재수하면서도 공부 안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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