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스럽고 항상 아픈 남편. 이혼 고민 : 네이트판

연애 1년, 결혼한지 2년 된 30대 후반 여자입니다.
남편과 저는 동갑이고 아이는 없어요.

불같은 사랑은 아니었지만 같이 있으면 재미있고
남편 성격이 착하다고 생각해서 결혼했어요.
술담배 안하고 집돌이 스탈이라 저랑 잘 맞는다 생각했구요.

저는 12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한지 1년 뒤에 퇴사를 했습니다.
한 직장을 오래다녀서 좀 지치기도 했고
2~3년정도는 놀아도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모아놓은 돈이 있었어요.

신랑은 결혼할때 빚이 3천만원정도 있었고 결혼후 1년동안 다 갚았어요. 차사고 투자하다가 까먹어서 빚이 생겼더라고요.
맞벌이하고 있을때 월급 합쳐서 공동으로 관리하자고 했는데 남편이 거부하더라구요. 자긴 숨막히게 용돈받고 살기 싫다구요. 그래서 생활비, 저축은 똑같이 반반씩 부담하고 나머지는 노터치에요.
저는 이것도 좀 맘에 안들지만 고집하니까 그냥 받아들였습니다.

근데 남편이 건강문제로 이번달 말에 퇴사합니다.
큰 병이 있는건 아니고 자잘하게 여기저기 아프고 인간관계 스트레스때문에 힘들다는 거에요.
남편은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잘 받고 짜증을 잘 냅니다. 엄청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요.
결혼 전엔 이정돈줄 몰랐는데 같이 사니까 잘 보이더라구요.

제 눈에는 엄살같아 보이는데
조금만 아파도 너무 아프다고 해요.
근데 자꾸 아픔의 원인을 자기 몸이 아닌
외부에서 찾으려 합니다.
내일모레면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이고,
열심히 운동을 하거나 몸관리를 하지 않으니
여기저기 아픈건 당연하잖아요.
근데 어느날 허리가 좀 아프면 그때부터
소파, 침대, 방석, 슬리퍼 등등 물건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다 버리고 다른걸로 바꾸려고 해요.
싼거야 그럴수 있다치지만
소파, 침대같은걸 어떻게 맨날 바꾸나요.
신혼 6개월정도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그 이후부터 점점 더 심해지면서 자주 싸우게 됐어요.
머리에 비듬이 생기면 샴푸, 바디클렌저부터 시작해서 세탁 세제, 베개커버, 먹는 물까지 원인이라하면서 다 바꾸려고 듭니다.

같이 살면서 아픈데도 한두군데가 아니었어요.
비듬, 결막염, 편도염, 감상선염, 위염, 역류성식도염, 항문질환, 정형외과적으로는 손목, 허리, 무릎, 발 등등. 쓰고보니 정말 많네요. 하하

집에있는 가구나 각종 물건들, 식품, 세제.
남편 맘에 드는일이 잘 없습니다.
제가 산거 맘에 안든다고 하니까 화가나서
그럼 당신이 골라! 했는데
본인이 사도 마찬가지더라구요.
기본적으로 맘에 드는게 잘 없어요.
집에서 쓰는 슬리퍼는 10개정도 바꾼거 같아요.
절 만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차도 7번 바꿨어요.
의자가 틀어졌다, 핸들에 진동이 있다,
핸들이 무겁다, 탄 냄새가 난다, 등등 이유도 다양.

싸움은 항상 남편 건강 관련 문제들로 시작됩니다.
아프다고 짜증을 내거나 아니면 기분이 다운되면서 말을 안합니다. 불어터진 오뎅처럼 나 화났어! 온 얼굴에 써놓고 앉아있어요.
저는 아프다 하니까 챙겨주기도하고 말도 걸고 하다가 너무 심하면 결국 싸움이 돼요.
물건 바꾼다고 하면서도 자주 싸우고요.
남편은 싸우면 항상 하는 말이 넌 아픈걸 이해해주지 않는다, 혼자있고 싶다는 거에요.

제가 심리적 문제같으니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했는데 본인이 거부했고,
너무 힘들어서 최근에 부부상담을 받으러 갔었는데
몇번 가더니 자긴 효과도 없는거 같고 돈아깝다해서 가다 말았어요.
상담받는 2달기간 중에도 여전히 까탈스럽고 예민하게 굴었고 싸우면서 혼자있고싶단 소리를 또 해서 제가 진지하게 이혼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렇게 힘들고 혼자있고싶으면 혼자 살라고.
처음엔 남편도 그러자 하더니
며칠 지나서는 노력해보자 하더라구요.

그러고 한 2주정도 잠잠하게 지나갔는데
지난주에 또 죽상을 하고 아프다고 짜증을 내서
싸움이 났습니다.
이제 퇴사할 날도 얼마 안남았는데 뭐가 문제냐니까
남은 며칠 회사가는게 너무 힘들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하아.
그러고는 또 일주일째 말을 안하고 있습니다.
원래 싸우면 항상 남편은 말 안하고
제가 먼저 풀거든요.
지금은 제가 그럴 맘이 안생겨서 똑같이 하니까
이대로 일주일 넘게 말을 안하고 있어요.

두서없지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진짜 엉망진창이다 싶네요.
내가 뭘 고민하고있나 싶어요.
건강, 능력, 성격………
뭐 하나 멀쩡한게 없구나 더욱 깨닫게 돼요.

아이 갖는것도 남편이 반대해서 안가졌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면 애 안낳길 참 잘한거죠…
남편은 자기 몸 하나 챙기기도 힘들다고
애낳고 못 키운다고 그러더라고요.

이혼하는게 맞겠죠.
사람 안바뀌는거 알면서도
아무리 이혼이 흔해졌다고 해도
결단 내리는게 어렵네요.
그냥 둘이 친구처럼 사이좋게 재밌게 살고싶었는데
왜 그게 이렇게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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