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괴담 ‘긔묘한 라디오’

1 이름:이름없음 :2010/10/13(수) 01:11:11.61 ID:xzOZ+S+UZJM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1일.날씨맑음.베란다의 화분 깨져있음.)

네,안녕하세요.긔묘한 라듸오.시작합니다.
오늘 고양이가 치어죽었네요.누군가는 차에묻은 피를 닦았겠죠.
그래도 사연은 읽어야겠죠.(노이즈 두번)

안녕하세요.저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17살의 소년입니다.

저는 최근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때때로 벌의 윙윙거리는 소리처럼 들리기도하고
많은 사람들의 염불외는 소리로 들리기도합니다.
이따금 어떤 단어들이 캐치되는데,
"미타찰" "나락"등의 알수없는 소리뿐입니다.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가고,
할머니방의 불상은 언제나 미소짓고있습니다.
화장실의 수건은 오늘도 젖어있고
어떤 메세지를 담은듯한 늘어져버린 비디오테잎
그리고 지금 듣고있는 라디오의 노이즈.
또한 언제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것만같은 가족들.
그을린 부엌
싱크대의 식칼

모든 일상적인것들의 노이즈는 제 귀에서 웅웅대는듯한
저 또한 모든것을 낯설게보는듯한
게슈탈트붕괴현상
짐승우는소리가을무언가부서져튀는소리거울조각수도꼭지장판밑에어릴적일기


2 이름:이름없음 :2010/10/13(수) 01:13:09.15 ID:xzOZ+S+UZJM
네 다음사연이네요.

저는 2살 난 딸을 둔 주부입니다.

아이는 이상하게도,인형을 쥐여주면 목을조르곤합니다.
저는 어쩐지 그것이불길해서,아이에게 인형의목을 조르는것을 나쁘다.
옳지못하다.라고 가르치고있지만

아이는 미소를지으며 인형집에서 나오지않고있습니다.
요즘은 인형들에파묻혀 지내는것같구요.
문제는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싸버리는것.그게 제 고민이에요.
(삽입_아이웃음소리.)

3 이름:이름없음 :2010/10/13(수) 01:14:14.34 ID:xzOZ+S+UZJM
세번째 사연입니다.
이번사연은 정말로,뭐랄까 기묘하네요.

안녕하세요
나이와 성별은 밝히지않겠습니다.

저는 어릴적 곧잘 겁을먹고 울어버리고는 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어리광쟁이로 키우셨지요.
저는 어머니께 마냥 기대서
어머님 품에 안겨서
놀란 마음이 진정되기까지 울곤했어요.
그런탓이었을까,저의 겁쟁이같은 성격과 울어버리는 나약한성격은
전혀 고쳐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이었고
어떤 남자가 들어와 어머니를 난도질했습니다.
저는 겁이났지만 울지않았습니다.

그뒤로,새어머니가 오시자 제 버릇은 감쪽같이 고쳐졌고,
저는 제가 겁에질려 울어버리는버릇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낫게해주신게 아닐까-하고 생각하고있습니다.

4 이름:이름없음 :2010/10/13(수) 01:18:59.03 ID:xzOZ+S+UZJM
오늘의 마지막 사연입니다.
음,일기장?아아..기록장이네요.

(종이 넘기는 소리)

02.06
안녕하세요
저는 모 대학에서 교수직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저는 제 평생을 바쳐 어떤 연구를했습니다.
이제서야 이 연구의 성과를 시험해보려합니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저는 제2의 인생을 살게됩니다.

02.07
저는 연구에 성공했습니다.

02.08
치명적 오류_부패,재생불가능
재실험 키워드. 이집트,송진,종교적믿음,인공보형물,사람.

5 이름:이름없음 :2010/10/13(수) 01:21:18.84 ID:xzOZ+S+UZJM
(경쾌한 음악)

네,오늘의 사연 어떠셨나요!

이 사연들은 실화일수도있고
어떤 파라노이아의 거짓말일수도 있죠.

어쨌거나 우리는 도시에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방송매체에 기대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르고사는건 아닐까요?
이 라듸오로 사연을 듣는것처럼.

주전자의 물이 끓고있네요.저는 이만.

(경쾌한음악,그리고 주전자 물 끓는소리)

6 이름:이름없음 :2010/10/13(수) 01:23:30.76 ID:xzOZ+S+UZJM
(녹음테이프 .1992년 03월 22일.날씨맑음.방안에 불 깜빡거림)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네,가로등 아래 검은게 흔들리고있어요.
네 그래요.횡단보도 표지판의 아이는 어른의 손을 잡고 걷고있죠.
오늘의 사연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미대입시생입니다.
요즘,저희 미술학원에 누군가 그림을 그리고갑니다.
그 그림은 뭐랄까,실종된 아이를 찾습니다?같은 그림인데요.
어떤아이의 그림이 그려져있고 특징이 적혀있습니다.

누굴까요.
그린사람과 그려진사람.

10 이름:이름없음 :2010/10/13(수) 20:53:13.20 ID:VF2ebgxCgNs
옷? 고퀄스레?

11 이름:이름없음 :2010/10/14(목) 01:33:20.24 ID:V2GZH6K3q8+
그래, 이런 건 좀 흥해줘야지

14 이름:이름없음 :2010/10/15(금) 20:57:11.84 ID:6AhG6IUOB4o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3일.날씨맑음.냉장고 속 음료수의 양이 줄어있음)


오늘 초등학교 앞을 걸었어요.
담장 너머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3월이라는 게 실감 났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보고 싶어 교문에 가봤는데,
굳게 닫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오늘의 사연은, 어라,예쁜 엽서네요. 읽도록 할게요.


안녕하세요.오늘은 날씨가 아주 맑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편지는 부담스러울 것 같아 이렇게 엽서로 소식을전합니다.
당신이 특별히 애정을 쏟아 귀여워해주셨던 승아가
오늘 병원에 가게 되었어요.
승아의 다리가 부어서 택시를탔는데 많이 불편했어요.


15 이름:이름없음 :2010/10/15(금) 21:00:09.10 ID:6AhG6IUOB4o

병원에 들어갔을 때 간호사들의 시선이 왠지 모르게
적대적인 느낌이 들어서 겁났지만,
당당할 수 있었던 건 다 당신 덕분입니다.

고마워요.

승아는 다행히도 보름 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 땐 다리의 붓기도 빠져 있겠죠.

다음에도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음, 엽서가 잘못 들어온 걸까요?




16 이름:이름없음 :2010/10/15(금) 21:05:37.51 ID:sazI31JpOd2
진짜 기묘하다!ㅋㅋㅋ
재밌으니까 흥해랏!!

19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06:06:10.64 ID:9gyqUbGTdWA
(녹음테이프 .1992년 03월 26일.날씨 흐림.이부자리를 개지 않았음.)

(빗소리)
네,오느ㄹ...(노이즈)...은..사ㅇ(노이즈)...다....
긔묘한 라듸오 아아 녹음이 잘 안되는ㄱ...(노이즈)...같습니다?
아마 거꾸로 돌려듣거나 하면 다를지도 모르죠.
잘나오나요?(웃음소리)

저는 아내와 아이를 미국으로보낸 기러기 아빠입니다.

아마도 아내....(노이즈)은 좋은것들만 보고있겠고,
딸아이는...(노이즈)....배가잔뜩 불러있겠죠?
저는,그럭저럭 살만합니다.
가끔씩 아내와 딸아이가...(노이즈)....입니다
보고싶....(노이즈)...제발.

아 간절한 사연이네요
녹음이 잘되고있는건가요?
오늘은..(노이즈)....꼭 거꾸로...(잡음)..니다.
안녕히계셔요.

20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06:21:25.51 ID:9gyqUbGTdWA
(이상한 마음에,1992년 03월 26일자 테잎을 음향실의 친구에게 부탁함.)

(빗소리가 아닌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
네 오늘(애기우는소리)은 사연입(낮은남자목소리로 무언가 중얼대는소리)니다!
긔묘한 라듸오 아아 녹음이 잘 안되는거(미친듯 타자를 두들기는소리)같습니다?
아마 거꾸로 돌려듣거나 하면 다를지도 모르죠.
잘 나오나요?(한사람-디제이-의 웃음소리가 아닌 아이들 웃는소리)

저는 아내와 아이를 미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입니다.

아마도 아내의 눈은 좋은것들만 보고있겠고
딸아이는 사랑받으며 배가 잔뜩불러있겠죠?
저는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가끔씩 아내와 딸아이가 꿈속에서 제게오곤하죠
보고싶지않습니다.(문맥상 보고싶습니다가 옳지만,보고싶지않습니다 로 들린다.) 구해주세요 제발.

아 간절한 사연이네요
녹음이 잘 되고 있는건가요?
오늘은 (날카로운 무언가로 긁는소리) 꼭 거꾸로 들어보시기 바래요(잡음)
우리는 모르지만,모든것들은 늘 진실을 비명으로 내지르고있으니까요
(이 부분은 테잎으로 듣지못했던 부분.약 7초간 무음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안녕히계셔요.

1992년 03월 26일 테잎은 뭐랄까,정말로 기묘한 테잎이었다.

21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06:53:47.47 ID:Z2y21vnIqmA
>>19 >>20
뭐랄까 진짜 기묘하다.. 무슨뜻일까 이거

29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22:37:03.99 ID:JPIp678ExoQ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7일.비.액자가 넘어짐)


긔묘한 라듸오, 시작합니다.
4월이 다가오고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원치않는 죽임을 당했겠죠.
그들에게 애도를표하며, 첫번째 사연 읽겠습니다.



저는 작년 5월에 결혼했어요. 그동안 아기의 소식이 없어 서운했는데,
며칠 전에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갔다가 임신을 한 걸 알게 됬어요.
무척 경사스런 일이지만, 사실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뱃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들떠서
차를 급하게 모는 바람에 고양이를 치어 죽였거든요.

자세히 살펴 보지는 않았지만, 그 고양이, 아무래도 임신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고양이가 저에게 원한을 품는다면, 제발 제 뱃속의 아기에게만은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무리일까요?



30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22:42:14.87 ID:JPIp678ExoQ
두번째 사연이에요.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이모부의 부탁으로 보름 쯤 전부터
우체국에서 잡일을 돕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깨닫게 된 것인데,
누군가에게 글을 쓴다는 건 참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정성들여 썼더라도,
전해지지 못하는편지가 있습니다.
발신자는 있지만, 수신자는 없는 편지.

그런 편지들을 솎아내고 있다보면 또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간절히 바래도 전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타까워요.

31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22:53:38.31 ID:JPIp678ExoQ
세번째 사연입니다.


어릴 때 옆 집에는 예쁜 여자아이가 살았어요.
해질녘까지 같이 어울리곤 하던 그 여자 아이네 집에는
커다랗고 어두운 헛간이 있었어요. 저는 겁이 많아서
그 헛간에는 가까이 가지 못했지만, 제 동생은
그 곳에 자주 들어가 놀곤 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말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동생은 어느 날 헛간에서 놀다가 크게 다쳐서
돌아왔어요. 집안은 뒤집어졌고, 저는 겁을 먹었어요.
그 뒤, 우리 가족은 먼 곳으로 이사를 가서,
헛간도 여자아이도 잊게 되었습니다.

32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22:53:49.76 ID:JPIp678ExoQ
그리고 얼마 전, 같은 마을 출신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기억하고 있던 것과 그 친구가 말해준 사실은 달랐어요.
동생이 헛간에서 크게 다쳐 돌아와 집안이 소란스러웠던
그 날은 전국적으로도 무척 시끄러웠다네요.

혹시 기억하세요? '헛간 사건'.
너무 오래되어 기억 못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20여년 전에 미치광이가 시골 마을의 헛간에 숨어 들어
낫으로 아이 둘을 무참히 살해했던 사건이에요.

그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기사를 찾아보고,
저는 깨달았답니다.
동생이 크게 다쳐 돌아왔던 날부터,
왜 방 하나가 비게 되었는지를.


33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23:12:41.63 ID:JPIp678ExoQ
네번째 사연이에요.

와, 오늘따라 사연이 많네요. 행복합니다.
저번에도 말씀 드렸듯이, 이 이야기들을 거짓일 수도,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 중간에서 무엇을 믿을 것이냐는 전적으로 듣고 있는 당신에게 달려있죠.

목이 마르네요.

네번째 사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돌아가고나면, 학교는 그야말로 정적에 휩싸입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그정적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더라구요.

게다가 짜맞추기라도 하듯 돌았던 무서운 소문들. 학교 괴담이라던가,
그런게 아니라 아이들이 하교한 뒤에는 중앙문에 이상한 사람이
나타난다는 거였어요. 그 사람-인지 아닌지-은 학교에는 왠일인지
들어오지 못해 중앙문 밖에 서서 아이들을 꼬여내 식인할멈한테
팔아버린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를 직접 목격한 친구도 있었고,
보지 못한 친구도 있었기 때문에 소문은 들을 때마다 바뀌어 있었습니다.

34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23:12:57.13 ID:JPIp678ExoQ
정적도 무섭고, 소문 속 이상한 사람을 마주치기도 무서웠기 때문에
친구들이 돌아가기 전에 먼저 학교에서 빠져나오곤 했는데,
그날따라 선생님의 잔소리와 남겨진 숙제로 늦게 하교하게되었습니다.

무섭고 서럽고.. 복잡한 기분으로 실내화를 챙겨들고 중앙문으로 나가려고
모퉁이를 돌아 신발을 신었는데, 정말 '누군가가' 중앙문에 서 있었습니다.
역광이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발 아래로 검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제가 보기에 분명히 사람이었어요. 소문 속 사람인 맞는 것 같아 두려웠지만,
기분도 뒤틀려 있었고 화도 나 있어서 그 사람에게 소리쳤어요.

그 때 뭐라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그 다음 순간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이 또렷합니다. 그는 제 팔보다 두 배는 될 것 같이 보였던
그 긴 팔로 중앙문의 유리가 깨지도록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의미 없는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35 이름:이름없음 :2010/10/16(토) 23:13:08.71 ID:JPIp678ExoQ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노을빛으로 붉던 하늘, 검은 그림자, 역광, 긴 팔로 문을 흔들어대던 이상한 사람,
그 사람이 질러대던 이상한 비명.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 곳에 찾아가지 않았지만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옛 기억이 떠올라 새삼 정겨워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들려오는, 익숙한 비명소리에 저는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이상한 사람은, 그 뒤로 30년이나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42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00:30:12.22 ID:m-4RyBOw5G+aA
라디오는 잘안듣지만 이런 라디오라면 꼭 듣겠어!

43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01:08:31.98 ID:guc2vfnTbOA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04일.문의 경첩이 녹슬어 삐걱댐)

(안내 코멘트, 여자목소리.마치 기계같다.)
이_테잎은_누군가에_의해서_만들어졌습니다_

네,오늘의 긔묘한 라듸오,
4월이에요.꽃은 만발하고 꽃꽃이를 위한 나뭇가지는 잘려나갑니다.
잘려나가야 하는것들은 잘려나가지요.

그런의미에서 첫번째 사연,꽃꽃이에 대한거네요.
자,들어봐요 우리.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미친 이야기들을.

저는 백화점에서 꽃꽃이를 가르치는 27의 강사입니다.
가지치기를 아시나요?
어떤 나무는,나뭇가지를 자르고 화분에 심어두면 다시 자라기도해요.
강한 생명력이죠.
저는 최근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아이 아빠는 다른 아이의 아빠이기도하고 다른 여자의 남편이기도 하죠.
저는 아이를 지워야만했고,
아이는 제 뱃속에서 토막나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느껴집니다
뱃속에 아이의 잘린 한쪽팔이 남아있는것을.

아이는 다시 제 뱃속에 있게될거에요.
저는 알아요. 그렇게 믿습니다.
반드시.

44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01:14:49.74 ID:guc2vfnTbOA
두번째 사연입니다.
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저는 이번 사연에 조금 공감이가요.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나이와 성별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남치당한 후
토막나 강에 버려진일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실종된지 2주만에 강에서 발견되었고
사실 친구인지 아닌지 구분할수도 없는
물에 튕튕불고 고기에 살점이 뜯기고 썩어있는 모습이었죠

그 이후로 저는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물을 마시다가 구역질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도요.


강이나 바다를 봐도 저 물 속 어딘가 사람이 썩어가고있겠지
물을 마시면 아 이 물은 누군가 썩은물을 정수한거겠지

미칠것같습니다.

45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01:18:05.64 ID:guc2vfnTbOA
세번째! 마지막 사연입니다!
사연은 많기도하고 적기도 하네요.
여러분,거짓말이라도 좋으니 계속 사연을 보내주셔요.


여러분은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귀신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유령이지요.

유령인 상태에서 보낸것은 아닙니다.

다만,이 사연이 긔묘한 라듸오에서 읽혀질때면 전 이미 죽은 사람이겠죠

죽은 사람의 사연을 듣는거에요 여러분은.

46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01:23:52.77 ID:guc2vfnTbOA
(느린 재즈곡)

네 어떠셨나요.
저는 오늘 마지막 사연이 가장 인상이 깊네요.
조금 불쾌했어요.
모든것은 죽는 그 순간 꺼림직한게 되죠.
손톱도,머리카락도 몸에서 떨어져나가 죽는 그 순간 기분나쁜것이 됩니다.
우리는 모두 서서히 기분나쁜것이되어가고 있습니다.

제 방에 있는것들처럼.

(여자목소리.기계음 같다.)
이_모든것은_거짓말쟁이들의 놀이_구분할수없는_거짓말과_거짓말의_행진
우리가_아는_모든_사실들이_거짓말이면서_거짓말인_......(노이즈)......

안녕히_계셔요_(전원을 끄는 소리)

48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03:16:17.46 ID:guc2vfnTbOA
(오타정정) 아아 부끄러움.
꽃꽃이X 꽃꽂이O 들으면서 쓰느라 실수함.

53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22:01:50.46 ID:iqbcqzVuKkY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1일.비.화장실의 전구를 갈아야함.)

(문이 열리는 소리,의자끄는 소리)
안녕하세요,긔묘한 라듸오.

간혹 사람의 입에 벌레가 들어가 사람이 질식사하는 일이 있다고합니다.
벌레에게도 살의가 있는걸까요

자 전혀 개연성없이 오늘의 사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늘 듣기만하다가 사연올리네요.
저는, 부끄럽지만 백수입니다.
백수인탓에 시간이 넘쳐나서,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합니다.

요즘은 금붕어를 관찰하고있는데요.

금붕어가 들어있는 어항에 이물질을 집어넣거나
물밖에 꺼내놓고 지켜본다거나 하고있습니다.

아 역시 어류는 신기하다 라고 생각되요.
역시 사람과는 틀리네요.

54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23:03:30.38 ID:iqbcqzVuKkY
두번째 사연입니다 사연듣고,이만 마치도록할께요
요즘 봄이라서 그런지 너무 졸리네요.(우수수떨어지는소리)
자,사연 읽겠습니다.

모두들 공감하지않나요.
지하철의 플렛폼과 열차사이 검은공간
아파트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어두운계단
밤의 골목길의 스산함
얼핏보이는 옆쪽의 그림자
놀고있는아이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그 감정들.

55 이름:이름없음 :2010/10/18(월) 23:04:39.08 ID:iqbcqzVuKkY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1일X
(녹음테이프 1992년 04월 06일O
요즘 자꾸 오타내네요 죄송합니다

59 이름:이름없음 :2010/10/19(화) 23:45:33.03 ID:HCP1KXEScG6
지어낸거라도 재밌다!

60 이름:이름없음 :2010/10/20(수) 02:40:20.10 ID:+xyvfyC+p5U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07일.날씨맑음.가스밸브 잠겨있음.)

(1992년 04월 07일자 테잎은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테잎 중
가장 이해되지않고,녹음상태도 좋지 않다고 생각된다.)

(지미 핸드릭스의 음악인데,제목을 잘 모르겠다.)
네 오늘도 어김없이 긔묘한 라듸오 방송됩니다.
손님이란 찾아오고 떠나고 합니다.오늘은 게스트를 모셨습니다.

(DJ가 이름을 말하지 않았기에 D라고 표시하고 게스트는 G로 표시하겠다.)

D:안녕하세요.
G:(뭔가 웅얼대는 소리,여자목소리같기도 하고 창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바람소리같기도 했다.)
D:네,오늘...(노이즈)..그건 정말...(녹슨철문을 닫을때 나는소리)...였죠.
G:(들리지 않는다.)

D:그래서 그렇게 4명에서 산을 오르게 되었군요.
G:(여자목소리같기도하고 여러명이 웅얼대는 소리같기도함.)

D:산속에 폐공장이라,역시 이상하네요.당신은 들어갔었나요?
G:(들리지 않는다.)

D:아아...기계는 계속 돌아갔군요.산속에서 통조림을 만든다면 과일일까요?
G:(기계돌아가는 소리)

D:그건 후회해도 어쩔수 없는일이었겠네요.그래서 3명은 그 지하실에 내려갔나요?
G:(확인불가)

D:안쓴지 10년도 더 되보이는 공장지하에 백열전구가 계속 켜져있었다..??
G:(게스트가 바뀐건지 낮고 기분나쁜 남자목소리)네...(노이즈)...비릿한 냄새

61 이름:이름없음 :2010/10/20(수) 02:48:15.70 ID:+xyvfyC+p5U
(잠시 컵에 물따르는소리)

D:비린내라면 산에서 고등어통조림이라던가..하하(헛웃음)
G:(다시 여자의 웅얼대는 소리,소리를 켜도 들리지가 않는다)

D:그래서 지하에서 올라와서 나갔나요?
G:(여자목소리가 첫번째로 제대로 들렸다.)
올라가니 방금만든듯한 통조림이 있었고 어렸던 저희 셋은 통조림을 먹었어요.

D:그건...아마...(노이즈)..가 들어있었을거에요
G:(확인 불가)

D:누군가 잠근거 아닌가요?
G:(미확인)

D:어린아이 셋이 남아 일주일을 굶었군요.
G:(여자의 웅얼대는소리)아뇨...우린..ㄱ민ㄲ에..(웅얼대서 안들린다.짜증날정도.)

D:그동안 인기척같은건 없었나요?문을 잠근 사람이라던가...
G:(확인 불가)

D:썩은내와 먼지곰팡이냄새,그리고 비린내이요..?
G:(여자가 말하는데 유리창을 손톱으로 긁는듯한 소리가 나서 확인불가.)

62 이름:이름없음 :2010/10/20(수) 02:56:13.96 ID:+xyvfyC+p5U
G:(여자의 흐느끼며 뭔가 말하는소리)
D:그 악취속에서 이틀이나 더 있었군요.

G:(계속 흐느끼며 뭐라고 울며 말한다.)
D:안돼요,청취자 여러분은 계속 들어야하고,당신은 말해야해요,계속 말해야해요.

G:(다시 웅얼댄다)
D:그래서 결국 거기서 도망쳐나온건 당신뿐이군요.

G:네.
D:정말 마지막 남았던 그 친구는 스스로 기계에 들어갔나요?

G:(여자가 오열하는 소리,무어라고 내지르는데,확인불가.)
D:네...그랬군요..썩 그리 좋은 추억은 아니었네요.당신이 한번 더 그 친구와 지하실에 가봤다면,어쩌면 그 일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네요.

(이어 코멘트.)

네 여러분...(노이즈)..요?
어릴적의 추억이란 소름끼칠정도로 순수하죠.
그런데 그곳은 정말 무슨공장이었을까요?

아는 분은 제보바라면서,오늘 긔묘한 라듸오 마칩니다.

(그리고 핑크플로이드의 음악이 흘렀는데,
그 사이로 들리던 여자의 울음소리는 기분이 나빴다.)


63 이름:이름없음 :2010/10/20(수) 02:59:37.59 ID:+xyvfyC+p5U
오타수정.
D:썩은내와 먼지곰팡이냄새,그리고 비린내..?

66 이름:이름없음 :2010/10/20(수) 09:01:35.06 ID:Fc4Jui+uliU
이 테잎의 진행자는 사이코패스인거 같습니다.
스레글의 1,3은 진행자 자신의 어렸을 때의 기억인데 3의 충격으로
트라우마에 빠진 것 같군요. 그 후 자신은 초등학교를 찾아가며
어린이들을 납치 살해하게 됩니다.
임신한 부녀자 또한 납치 감금 살해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처음에 나왔던
누군가가 고양이를 치어 차를 닦고 있겠죠 라는 말은 후에 어떤 임신한 부녀자의
이야기와 연결이 됩니다. 진행자 자신이 꾸민 일이죠.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사연은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자신의 살인행동에
대하여 연관이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또한 중간 중간에 나오는 아기소리와 여러가지 잡소리, 철문소리, 긁는소리들은
어쩌면 감금되어있는 자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진행자가 있는 곳은 어떤 공장이겠죠.
결론적으로 진행자 즉 사이코패스는 하루하루 사람들을 죽이며 행복해하는
자신의 사연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67 이름:이름없음 :2010/10/20(수) 10:03:29.01 ID:RDzRdycqmF6
>>66
말도안되는 드립;;;;

71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02:06:55.39 ID:L7+RlGIXwS6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08일.흐렸다가 갬.시계 4시 16분에서 멈춰있음.)

네,여러분. 많이 기다리셨나요?
우리 어릴때 그런놀이 한적 없었나요?
동물을 합쳐서 그려본다던가,동물끼리 섞어 다른 동물을 만든다던가
사람과 동물을 섞는다던가.
어쩌면 순자의 성악설이 맞다고 하는게 옳은걸까요?

역시 멘트와는 전혀 관계없이 오늘의 첫번째 사연 시작합니다.

지금은 30대 초반의 회사원이 되었지만,난 아직도 그때가 선명하다.
어릴적,할아버지댁에 가면, 할아버지는 닭을 잡아주시곤 하셨다.

내가 17살쯤 되었을때는,할아버지와 같이 닭을 잡았다.
나는 닭의 날개를 잡고,할아버지는 닭의 목을 칼로 내리치셨다.
닭은 목이 잘려도 날개를 퍼덕거리고 다리를 버둥대고,
근육의 떨림이 내 손까지 전해져왔다.

나는 그 피냄새와 근육의 경련.
내 손에 전해지던 그 떨림을 아직도 잊지못해서
그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72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02:16:33.39 ID:L7+RlGIXwS6
네 두번째 사연입니다.
하...(실소와 함께 한숨)이건 저도 도저히 무슨말인지 모르겠네요
이해안가니까 기묘한느낌이 드네요.
사실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는데요.

(사연)
Code;332100420
error!
The cells began to divide rapidly.
have an attack of hysteria.
self-injury,이상반응
화학적 대입_당신이 그것을 알지 못하던,어찌되었건 간에.
phobia_다량의 약물투여. 오용과 남용의 차이점.
포화상태,(그 다음은 무슨 병명같은데 영어라서 못알아들었다.)
실험체의 증상에 관한 실험적 연구.
Day 19921013 analyze the main cause of the failure.

73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02:27:41.52 ID:L7+RlGIXwS6
음 두번째 사연은 저도 영어를 간신히 읽은 정도여서 모르겠네요.
대충 무슨 실험같은건가요?
흠흠,아무튼간에 그 실험이 성공하기를 바라면서.마지막 사연 읽을께요.

저희 아버지는 공장에서의 사고로 다리를 잃으셨습니다.
뭔가에 뭉개졌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적은 돈을 받고 공장에서 나오셨고,
저희 어머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않았습니다.

하루이틍 그렇게 지내다가 일주일쯤 지난후
아버지는 점점 술과 공초에 취해 사셨습니다.

매번 잘려나간 오른쪽 다리를 부여잡고
누군가 자신의 오른쪽발목을 끌어당긴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진정시키기 위해 저는 아버지와 서커스를 보러갔었습니다.
아버지는 즐거워하셨고,이윽고 마지막 무대였습니다.

'문어 여인'

왜,신기한 사람들을 보여주는 코너 있잖아요.

그곳에는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어머니가
척보기에도 다른사람의 다리인듯한것들이 하반신에 주렁주렁 꿰매어진채로 기어나왔고.
다리들은 썩어가고 있었고,어설픈 바느질로 연결된 하반신도 썩어가고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어린아이의 다리도 이식되어있었고
여자의 다리도 있었고,남자의 오른쪽 다리도 이식되어 있었습니다.

모두 죽은사람의 다리라고는 할수 없겠죠.

74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02:35:23.66 ID:L7+RlGIXwS6
(버튼 누르는 소리)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저는 이해되는것도 있고,이해되지 않는사연도 있던것같아요.
현대인의 병이죠.
모든것이 이해하려는것.
이해한다는것은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건가요?
아니면 자신이 알수있도록 그것을 바꾸어놓고 알게되는것을 이해한다고 하나요?

언어는 시대가 바뀜에따라 의미가 바뀌기도 하죠.

다음시간에는 서커스특집 방송입니다.
안녕히계셔요.
(행진곡같은 느낌의 경쾌한 음악)

75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06:54:03.49 ID:gLXwNRNNEvE
이 진행자 위험해.. 진행자가 아무래도 사람들 납치한 거
같단 말이야.. 앞의 내용 중 교수의 실험에 관한 내용도 그렇고..
사람들 잡아다가 키메라 실험을 했단 이야기?

76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16:32:45.34 ID:PM++zd5kbfg
흥해라! 더 듣고싶어!

77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17:15:30.13 ID:6+HjeFVJhBI
(녹음테이프. 1992년 04월 10일. 날씨맑음. 탁자의 썩은 다리가 조금 씩 미동하고 있음.)

(노이즈 한 번)

네, 오늘도 어김없이 긔묘한 라디오 방송합니다.
어떤 아파트 4동의 입구에 있는 타일 위엔 검은 찌꺼기가 남아있지만 그래도 시작은 해야겠죠.

첫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노이즈 한 번) ... 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저는 (노이즈 두번) ... 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제가 피실험자로 삼는 쥐는 참 특이한 생물입니다.
한 상자 안에 여러 마리의 쥐를 넣은 다음 이런 저런 실험을 해봤는데 네가지 부류가 나왔습니다.
착취형, 피착취형, 독립형, 무기력형.
착취형 쥐는 피착취형을 착취하고 피착취형은 무기력형을 괴롭힙니다. 그리고 독립형은 누구에게도 착취당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착취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인간도... (노이즈 한번) ... 일지도 모르죠.(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
그리고 당신도...

(그리고 조소하는 듯한 얕은 웃음 소리.)

78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17:15:42.77 ID:6+HjeFVJhBI

제법 재밌는 사연이었습니다. 저도 이같은 일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제법 흥미가 있습니다.

(경쾌한 음악.)
이번엔 몇일 전 말했던, 서커스특집 방송입니다.

사실, 여러가지 문제가 생겨서 서커스에 관련 된 사람의 사연을 읽는 걸로 마무리 해야겠지만요.(짧은 한숨 소리.)

자, 그럼 바로 두번째 사연을 읽겠습니다.

저는 분명 사람입니다.(복수의 비명 소리.)
저는 분명 사랍입니다.
저는 분명 가축이 아닙니다.
저는 분명 가족이 있습니다.
저는 분명... (뭔가 찢어지는 소리, 그리고 과육이 뭉개지며 과즙이 튀는 소리.)

(노이즈 다섯 번.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유쾌한 사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약간 피곤하므로 오늘 방송은 여기까집니다.(액체가 떨어지는 소리.)
좋은 밤 보내세요.

(버튼 누르는 소리. 웃음 소리.)

85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23:02:52.00 ID:rL0Chju3fqg
으 근데 거짓말만 하는A 가 자신이 거짓말쟁이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거지??;
거짓말쟁이라는게 거짓말이면 거짓말쟁이가 아닌거잖아... 아님 거짓말쟁이라고 거짓말을 했으니까 거짓말쟁이?? 이거 햇갈려!!!!

86 이름:이름없음 :2010/10/21(목) 23:49:26.50 ID:hBpFzZ2tiKw
>>85

거짓말쟁이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는거지~아닌가?


난 당연하게 뿔테안경쓴 미소실실흘리는오빠가 헤드셋끼고 편지읽는 장면
상상하고 있었는데,,,,,;;

92 이름:이름없음 :2010/10/22(금) 23:22:51.16 ID:XIsoMFONhdQ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11일.황사.폴라로이드사진이 떨어져있음.)

안녕하세요.
하나에서 여러가지로 파생되기도하고
여러가지가 하나로 통합되어버리기도 합니다.
모방하며 진화하는것도 있지요.
또 그러한 모습은 곤충들에게서 보이죠.

자,누군가의 흉내내기와 진위여부는 제쳐두고,오늘 사연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저는 평범한 도서관사서입니다.
오늘은 반납함에 우리도서관 책이 아닌 전혀 처음보는 책이 있지 뭐에요.
그런데 그 책,정말 신기해요.
신문 스크랩북이더라구요.
우리가 많이보는 XX일보 OO신문같은거 있잖아요
유명한 외국 신문들도스크랩되어 있구요.

그런데 정말 기분나쁜 기사들만 스크랩되어 있어서 불쾌한 기분이들어요.

그런데 정말 더,더욱더 기분나쁜건

아주 오래전부터 스크랩된 신문들임에도,
구석에 있는 사진이라던가,
어찌되었건 모든 스크랩된 신문에 같은남자가 찍혀있다는거에요.

하나도 변하지 않은모습으로.


93 이름:이름없음 :2010/10/22(금) 23:37:56.36 ID:XIsoMFONhdQ
신기하지않나요?세월이 지나도 모습이 변하지 않는사람.

아,그러고 보니까 이런이야기를 본적이있네요.
어디보자,무슨 책이었는데...??(뒤적거리는소리)

아,여기있어요. '진 시황제 이야기들'
두번째 사연은 이걸로할까요?

진 시황제는 불로불사의 약을 찾아서 여러나라에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 중 한 신하는 불로불사의 약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이야기들을 남기고있습니다.



어쩜 신문 속 사진의 그 남자는 진시황제의 신하일지도 모르겠네요(웃음)


94 이름:이름없음 :2010/10/22(금) 23:44:39.24 ID:XIsoMFONhdQ
오늘 마지막 사연이네요.
(마른 기침)이번사연, 조금 심하네요.
누구 장난일까요?

안녕하세요.
제가 전경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해 겨울,전경들은 무릎까지 쌓이는 눈을 헤치며

토막난 아이의 시체를 찾고있었습니다.

근데 폴리스라인을 넘어 어떤 아이가 눈을 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여기는 들어오면 안돼."라고 타일렀지만
아이는 "그치만 여기 눈이 많이 쌓여있는데.."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수색이 끝난쪽에서 눈사람을 만들도록 허락했고.
다음날.
꽤나 큰 눈사람이 수색라인 안에 만들어졌고.
저흰 병장님께 혼이 났습니다.
병장님은 "누가 여기다가 눈 사람을 만들었어,부셔라."고 하셨고.

우리는 눈사람을 부수고는.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눈사람 안에는 토막난 아이의 시체가 눈과함께 뭉쳐져 있었습니다.


95 이름:이름없음 :2010/10/22(금) 23:48:41.11 ID:XIsoMFONhdQ
네,오늘 사연 재밌으셨나요
아아,서커스특집은 미뤄두도록해요.
원래 즐거움은 미룰수록 커지잖아요.

짧게 끝나는걸 너무 아쉽게 생각말아요
우리는 바쁜아침 지하철에서도 마주치고
어두운 저녁 가로등 아래 어스름히 보이는 그림자에서도 만날수있잖아요.

그리고 내일 저녁 또 다시 익숙한 목소리로 찾아뵙게 될 거에요.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그리고는 밥 딜런의 노래가 나왔지만,역시 팝쪽은 잘 모르겠다.)

104 이름:이름없음 :2010/10/23(토) 23:07:51.33 ID:IbVVk0q+El+
나 오늘 이거 꿈에 나왔다.
근데 꿈에서는 약간 창백한 듯한 분위기를 띠는 여자 디제이던데??
난 이 스레주 여자라고 생각해..ㅋㅋ
근데 오늘 꿈에서 나왔던 사연들 정말 무서웠는데..기억이 안난다.
그게 올라온다면..........예지몽이 되는건가??ㅎㅎ

105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0:14:40.69 ID:SgpS5XvJsK6
>86 뿔테안경에 헤드셋이라고 하길래 검방의 허감독을 생각해버렸다......
긔묘한 라디오, 참극의 라디오.

106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0:36:01.03 ID:nq0KzzR2y1c
>>105
허감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7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1:12:09.30 ID:NCcgUYdPixY
(녹음테이프.1992년 4월 16일.가지런히 놓여진 식기들.)

안녕하세요.반가워요.
밀레의 그림 '만종'에서의 감자바구니에 속에는 죽은아이가 뉘여져있고
'이삭줍기'에서는 말을 타고 이삭줍는 여인들을 바라보는 남자가있죠.

우리가 아름답다. 생각하는 그 모든것의 이면은 추악하기 그지없어요
멕베스에서 1막1장에서 퇴장하는 마녀들의 노래가 생각나네요

고운건 더럽고 더러운 건 고웁다.
탁한대기,안개뚫고 나가자.

자.탁한 공기를 가르며 오늘.긔묘한 라듸오 시작하겠습니다.

108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1:15:43.68 ID:+4MqQYCubY6
실시간이다! 처음이야.. 감동...

110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1:25:59.11 ID:NCcgUYdPixY
첫번째 사연이네요.
아아,뭐랄까 은근히 기분나쁜데요 이건...

저는 혼자사는 자취생입니다.
저는 남자고,안타깝지만 여태 여자한번 사귀어본적이없어요.
저는 애완동물도 키운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 자취방의 저는,온전히 혼자라는 뜻이죠.

이건 얼마전에있던 일이에요.

저는 머리카락도 짧은데,제 자취방에서 긴 생머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제 머리카락의 길이가 아닌.누군가의 머리카락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책상밑에서 한뭉치의 그 머리카락들이 발견되기도 하고
세면대에 흩어져있고
싱크대에도 잔뜩 엉켜 있었습니다.

너무 기분나빠서 침대밑을보니,
그곳에는 미용학원에서 쓰다 버린듯한 머리만 남은 마네킹이 있었습니다.

112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1:43:56.72 ID:NCcgUYdPixY
(1992년 4월 16자 테잎은 DJ말의 높낮이가 느껴지지않아 섬뜩했다.)

아 두번째 사연이네요,음....
요즘 자꾸 제가 뜻을 모르는 사연을 보내오네요.
그래도 여러분!오해하지 마셔요.
제가 모르겠다고 무조건 읽는거 아니에요.

(두번째 사연을 읽는다.)

책상밑 불타버린집의장판아래 부서져버린TV의안쪽면 도형A의절단면
잘린손 두점을있는선분 죽은아이의머리채를끌고 오른쪽그림의특징을설명하시오
횡단보도 공장폐수 폐건물에사는여자 쓰레기소각장 조지오웰'동물농장'
1986년4월26일체르노빌 로드킬 히스테리 현기증 퇴화 도라마르
장롱속의시끄러운소리 점멸 광해 고양이 부모님 파상풍 지뢰 주민신고
사지절단 부관참시 1979년3월28일스리마일섬 엘리자베스하토리
부러진연필심 실험결과 애드거앨런포

114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2:00:09.59 ID:NCcgUYdPixY
마지막 사연입니다.
학생분들이 이 라디오를 많이 듣는거같아요.고마워요.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에요.
지난번에 제가 공원에서 봤던것을 쓰려고해요.

저희 공원에는 청소부 할아버지가 계셔요.
늘 말없이 청소하시고 멍하니 앉아서 중얼중얼 하시는 분인데

애들을 이뻐하셔서,늘 사탕을 가지고 계시다가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하셔요.
그래서 저희는 아 그래도 좋은 할아버지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난번에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일을 못나오신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학교에서 공원 청소봉사를 맡게되었습니다.

저는 수업도 하기싫고,해서 재빨리 공원 청소당번을 맡았죠.
청소를 하고,꽤나 쓰레기 봉투가 많이 찼습니다.

그런데 그 겨울에 뿌릴 모래를 넣어놓은 그 노란통 있잖아요.
거기 주변에 사탕껍질이 잔뜩있는거에요.

그래서 저는 나즈막히 '시발'이라고 욕을하고
그냥 그 통에 사탕껍질을 버리려고했어요

그리고 그 노란 통을 연 순간,저는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쓰레기 봉투안에 아이들이 잔뜩 토막나 있었거든요.

115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2:01:36.11 ID:OOxbDXYTeMI
>>112
사연이 해석이 안되네...
가설1. 띄어쓰기에 따른 트릭 - 아닌듯
가설2. 두번째 사연에서 두 번째 글만 읽음 - 말이 안됨
가설3. 높낮이를 없애봄(방향, 도형, 백터양다 없애고 읽기)- 아닌듯
가설4. 일정 순서로 띄어 읽기 밑 앞 글자따서 읽기 - 아닌듯

뭘까요..

116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2:10:34.70 ID:NCcgUYdPixY
네 오늘 어떠셨나요.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리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어느 가정이나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있다.'
라고 했습니다.

그 행복의 방식이 너무나 졸렬해서 제각각의 행복이 되지않길 바랍니다.

여러분,행복하신가요?

120 이름:이름없음 :2010/10/24(일) 03:13:46.38 ID:NCcgUYdPixY
>>117
직접쓰는겁니다.
일부는 다른사람이 쓰기도하네요.
구분할수있을꺼라 생각해요.

126 이름:이름없음 :2010/10/25(월) 04:03:51.22 ID:SEdFD4dPm22
(녹음테이프.1992년 4월 17일.날씨 어지러움.흔들리는 요람.)

(헨델의 곡.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안녕하세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멕베스'에서 멕베스의 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림속의 악마를 무서워하는것은 어린아이들 뿐이다."
그리고 그의 다른 작품,'햄릿'에서는 햄릿이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죽이고,
오필리아는 실성해서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지요.

어쩌면 그림속의 악마보다 우리주위의 사람들이 더 무서운게 아닐까요?
그런데,
그림속의 악마는 두려워하면서도 주변사람은 두려워하지않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시선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건 저뿐인가요?

자 쓸데없는 소리는 일기장처럼 접어두고,사연 읽겠습니다.

127 이름:이름없음 :2010/10/25(월) 04:18:57.69 ID:SEdFD4dPm22
네,오늘의 첫번째이자 오늘의 마지막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제 사연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제가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를 써 봅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고합니다.

"갈대밭에는 문둥병자가 숨어서 간을 빼어먹는다."

어릴적 할아버지께서는 형제자매가 다섯이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는 넷째셨고,할아버지의 맏형은 문둥병에 걸려 고생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가족들은 몰래 맏형분을 돌봤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장남이니까,
게다가 혹시 나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맏형분을 방에가둬놓고 돌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막내가 태어났고,가족들은 막내가 옮을까 점점 첫재에게 가지않았고.
첫째는 방에 갇혀 점점 미쳐갔다고합니다.
그러던 어느날,맏형을 방을 탈출해 사라졌고
그렇게 기억속에 잊혀져가는듯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나고.
넷째인 할아버지는 바로밑의 막내동생을 데리고 갈대를 꺾어 무언가를 만들기위해
갈대밭에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지났을까.

막내동생은 사라졌고,
무서워진 당시의 넷째,할아버지께서는 집에 도망쳐 오셨다고 합니다.
막내를 잊은슬픔도 잠시,
몇일 뒤 문둥병에걸린줄로만 알았던 첫째가 말끔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막내가 동네 퇴비사이에서 배가 갈라진채로 발견된것은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난뒤였습니다.

128 이름:이름없음 :2010/10/25(월) 04:24:12.69 ID:SEdFD4dPm22
네 오늘 사연은 짧았지만,무척이나 그리운 옛날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네요.

오늘은 방송,일찍끝낼께요.

코코샤넬은 이렇게말했습니다.
"매력적인 인간이 되고 싶다면 스스로를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만들라"
알프레트 쿠빈은
"인생은 수수께끼 같기 때문에 살 가치가 있다."라고 했구요.
조르조 데키리코는
"수수께끼 말고 무엇을 사랑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매력적으로 보이려 노력하지않아도 괜찮아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수수께끼니까요.
수수께끼속에 살고있고.자신도 잘 모르는 수수께끼같은 자신들이니까요.

거울을 보세요.
매력적인가요?
그림속의 악마같나요?

자 이제 일기장을 펼치며,오늘의 방송 마치겠습니다.

(음울한 현악곡)

147 이름:이름없음 :2010/10/26(화) 19:39:58.95 ID:whYxfutZoEI
http://image.threadic.com/images/856c5b7341ec7b3407d679cec71b85bd67945286.jpg
지금 1화 그리는데 이정도 그려봤다.처음에 뭘로 시작하는게 좋을까?
스레주 의견 도 좀부탁해

160 이름:이름없음 :2010/10/27(수) 00:00:16.57 ID:vTkrkLi2pwI
(녹음테이프.1992년 4월 18일.황사와 비.점멸하는 백열등.)

(경쾌한 피아노 연주곡과 아이들 웃음소리)

안녕하세요!
오늘은 긔묘한 라듸오가 아닌,긔묘한 동화집입니다.

어릴적 우리는 그림형제의 동화들을 읽으며 자라왔죠.
자라버린 우리는 그것들의 원본이 잔인함에 어쩐지 안심하고
또 왜곡하여 잔혹하게 만들기도 하죠.

거짓된 미화를 미워하는 마음일까요?
아니면,아름다운것들을 깨트려버리고싶은 마음인가요?

그 바램에.
자,오늘 뒤틀림의 끝을 보겠습니다.

긔묘한 동화집.

161 이름:이름없음 :2010/10/27(수) 00:01:46.63 ID:vTkrkLi2pwI
-첫째돼지는 짚으로
-둘째돼지는 나무로
-셋째돼지는 가장 튼튼한,누구도 다가올 수 없는 집을 지었습니다.


세 돼지는 집을 나왔고,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집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는듯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첫째돼지가 사라졌습니다!
짚으로 정성껏 엮은 그 집은 모두 허물어졌고,
첫째돼지의 팔다리로 보이는
통통한 다리가 떨어져 있을 뿐이었어요!

숲 속 동물친구들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모두 모여서,이게 대체 무슨일일까?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말했어요.

토끼가 말했어요.
-늑대가 아닐까?늑대는...늑대는.. 무섭게 생겼으니까!

다람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맞아,늑대일꺼야. 그 흉측하고 무서운 이빨을 봐!

종달새가 외쳤어요.
-그러고 보니 나,늑대가 다른 동물들을 죽이는것도 본것같아!

동물친구들은 저마다 늑대에대한, 거짓말과 진실들을 늘어놓았습니다.

162 이름:이름없음 :2010/10/27(수) 00:02:14.00 ID:vTkrkLi2pwI
그리고 또 다음날!

둘째돼지가 사라졌습니다!
나무로 만든 아늑해보이던 그 집은 무너졌고,
둘째돼지의 눈으로 보이는
동그란 구슬 두개가 데굴데굴 구르고 있을 뿐이었어요.

숲 속 동물친구들은 계획을 세웠습니다.

-오늘 밤,늑대를 죽이자.
-그래!늑대가 나빠!
-늑대가 그랬을꺼야!늑대는 그렇게 생겼으니까!
-맞아!늑대를 죽이고 축제를 벌이자!

그날 밤.
그렇게 동물친구들은 늑대를 죽여 토막냈고.
그날 밤은 모두들 먹고 마시고 춤을추며 즐겁게 보냈습니다.

164 이름:이름없음 :2010/10/27(수) 00:02:36.68 ID:vTkrkLi2pwI
그리고 다음날

동물들은 어젯밤의 일들로 몹시 피곤해 오후쯤에야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셋째가 궁금해지고,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셋째는 무사할까?셋째도 당한거 아냐?
-맞아 그러고보니 어제 축제때도 없었고,계속 안보였잖아!
-어쩌면 셋째가 제일 먼저 당한걸지도 몰라!

동물들은 서둘러 셋째의 집이 있는 언덕위로 달렸습니다.

그리고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셋째의 집은
튼튼한 밀랍으로 지어져 있었고
밀랍사이에는 팔다리가 잘린 첫째와 눈이 빠진 둘째가
밀랍과 함께 엉겨붙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물친구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상하다구요?
여러분이 아시는 이야기와는 다르다구요?

원래 동화속의 이야기는 모두들 행복하니까요.
그것이 사실이던지 거짓이던간에 행복하다는것으로 마무리되니까요.

166 이름:이름없음 :2010/10/27(수) 00:06:46.67 ID:vTkrkLi2pwI
네 오늘 긔묘한 동화집은 이렇게 끝이났습니다.
아직 페이지는 남았어요.
한장씩,한장씩,겹겹이 쌓은 투명한 셀로판테잎을 핀셋으로 넘겨가듯.
불투명한것에서 점점 투명하게.
언제든 다시 페이지는 넘어갑니다.

셀로판테잎 페이지는.

마지막으로 토머스 오닐의 말로 끝을 맺죠.

-학자들과 정신과 의사들은 그림형제의 매혹적이나 냉혹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자꾸 "이게 무슨 뜻일까?"하고 묻는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셔요.

자,여러분.
늑대를 조심하면서,오늘밤은 안녕히 주무셔요.

180 이름:이름없음 :2010/10/27(수) 17:39:55.34 ID:0J6AbUR1NFE
역시 DJ는 남자였군.오오.

다들 열심히 그리길~
스레주도 파이팅.

214 이름:이름없음 :2010/10/29(금) 23:54:06.23 ID:Qq1mRHr8x5A
(녹음테이프.1992년 4월 19일.날씨 맑음.집요하게 울리는 알람시계)

안녕하세요 긔묘한라디오.

여기에 있는 흙을 파헤치지 마시오
이 돌을 건드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축복이
이 뼈를 옮기는 사람에게는 저주가 있으리라.

아,깜짝 놀라셨나요.(웃음)
셰익스피어의 묘비에 쓰여져있는 문구입니다.
무시무시하네요.

이집트의 파라오의 묘에도 비슷한 문구가있죠.

당신은,당신의 묘비에 어떤 문구를 새기실건가요?

자,오늘 세가지 사연중 첫번째사연,읽어보도록하죠.

217 이름:이름없음 :2010/10/30(토) 00:06:07.15 ID:CNPrCQ6EgYo
저는 어릴적 비가오는 날이면 달팽이를 잡고는했어요.
달팽이는 뭐랄까.느릿느릿.나름대로의 피크닉을 즐기는듯한 그런모습이죠.

어른이 된 지금은,비가와도 달팽이를 보기 힘들어졌지만.

어느날.막내동생이 달팽이를 잡아서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저는 와,아직도 달팽이가 있기는 하구나.
이런 도시에서도.라고 생각했고.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달팽이는 낯선 환경에 긴장했는지 껍질안에 숨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동생은 달팽이집 안으로 천천히. 느리게 들어가기 시작했고,
저는 제 눈을 믿을수 없었습니다.
저는 토끼를 쫒아 토끼굴로 들어갔던 엘리스처럼,
손바닥크기도 안될것같은,달팽이집에 몸을 밀어넣었고.
정말,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달팽이집에 들어왔습니다.

그곳은 그냥,미로같기도했고 터널같기도했습니다..구불구불.
다른 갈래는 없었고.발자국소리는 저벅저벅 울렸습니다. 저는,말없이 쭉 걸었습니다.

그리고 아아,달팽이 집의 끝에는 시간을 거꾸로 거스른듯 어릴적의 제가 있었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달팽이를 채집하고있었습니다.
저는 말없이 어릴적의 저에게 가디건을 벗어 걸쳐주었고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때 저는 비내리는 놀이터에서 달팽이를 잡고있는
제 동생에게 가디건을 걸쳐주고있었습니다.

꿈이었을까요.그건.

218 이름:이름없음 :2010/10/30(토) 00:11:55.27 ID:CNPrCQ6EgYo
두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저는 평범한 작가입니다.
대필도하고 극을 쓰기도하고,시집도 냈죠.
요즘 아랫층의 호루라기 소리때문에 시끄러워서 글을 쓸수가 없습니다.

밤만되면 호루라기소리가 들립니다.

삑삑삑
삐-익 삐-익 삐-익
삑삑삑

이런 소리를 약 20초 간격을 두고 반복하는데,
시끄러워서 짜증이납니다.
생리날이거나 하면 더 화가나구요.

아이 아버지는 술을마시고 늦게 들어오는거 같은데
아버지에게 술을 깨라고 호루라기는 부는건지.

지금도 들리네요

삑삑삑
삐-익 삐-익 삐-익
삑삑삑

219 이름:이름없음 :2010/10/30(토) 00:18:14.03 ID:CNPrCQ6EgYo
마지막 사연입니다.
와,이건 정말 섬뜩한 민폐네요.(종이 팔랑이는 소리)

<사망통지서>
4.18 am.6:36분.
열차에 뛰어듦.
두개골 으스러짐.시신의 얼굴 확인 불가능.
여성.교복으로 보아 인근 고등학생으로 추정.
내적갈등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됨.
아침 차량 정차.

220 이름:이름없음 :2010/10/30(토) 00:25:18.64 ID:CNPrCQ6EgYo
네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우리는 때로 많은 신호나,감정들을 캐치해내지 못하고
지나쳐버릴때가 있지요.

그것들은,누군가의 필사적인 외침일수도 있고
당신에게 경고하는 메세지일수도 있죠.

자. 당신의 묘비에는
어떤 신호,
어떤 메세지를 새길건가요?

묘비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일랜드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글로 마무리를 짓도록 하죠.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줄 알았다.

네,우물쭈물 거리지말고,이만 오늘 방송 마치도록 하죠.
(사계 중 '봄')

239 이름:이름없음 :2010/10/30(토) 13:54:07.86 ID:IivqyF0tFtA
>>>218
헐 저거 모스부호로 SOS잖아

258 이름:이름없음 :2010/10/31(일) 15:35:58.11 ID:js3imiPkV1E
(녹음테이프. 1992년 04월 22일. 날씨흐림. 피가 말라 붙어 있음.)

네, 안녕하세요. 긔묘한 라듸오.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집 앞에 쓰레기를 잔뜩 흩어놨네요. 환경미화원은... (노이즈 두번)
첫번째 사연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몇 일 전 이상하게도 내린 올해 첫 눈 덕분에 학교를 가지 않은 15살의 소녀입니다.

그 눈 덕분에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작년 12월 달, 모두가 예수의 탄신을 축하하던 날이었습니다.

그 때 저희 밑 집에는 경찰이 몰려들었습니다.
아실 지 모르겠네요.
어떤 할머니가 죽었는데,
그 손자가 얼음장같은 방에서 할머니의 시체와
10일을 같이 지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손자는 그 후 어떤 시설로 보내졌다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네요.(뚝 하고 두껍고 탄력있는 무언가가 끊기는 소리)


259 이름:이름없음 :2010/10/31(일) 15:36:14.14 ID:js3imiPkV1E
네, 다음 사연입니다.

저는 5살 된 동생을 둔 학생입니다.
얼마전부터 저희 동네에 아주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신축 공사를 한다면서 말이 많아지고,
전봇대의 위치가 바뀌면서 그랬을 겁니다.

그 중 하나만 얘기할께요.
전 여느 때처럼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창문 밖으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창 밖을 보니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 때 등 뒤 호통소리가 들렸습니다.

굴직한 남성의 목소리였으나, 뒤 돌아보니 동생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동생의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만.
남성의 목소리로 (꺼져) 라고 말한 건 누구였을까요.

(경쾌한 음악)

네, 재밌는 사연들이었네요.
사실 12월 25일이 예수의 거창한 탄신일이 아니라
태양인을 섬기며 먹고 마시는 날... (노이즈 세번)
니까 예수는 뭘 생각하고 있을까요.

누구나 그렇듯이 공포에 떨고 있을까요. 그럼 저는 이만.

269 이름:이름없음 :2010/11/02(화) 23:43:39.75 ID:TaN39yTLm0o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25일.날씨 황사.켜져있는 TV.)

(축음기에서 나오는듯한 재즈.)
(여자의 외침.)
난 진실을 말하지 않아요. 진실이어야 하는 것을 말하죠!
그것은 진실이어야만 해요!
그래! 마법이에요!

네,마법같은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시작합니다.

방금 들으신 대사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여주인공 블랑쉬의 대사였습니다.

그렇죠 우린 거짓을 말하고,그것이 진실이 되길바라죠.
때론 그것들이 진실이라 착각하기도 하며.
그 사람만에게는 그것이 진실이 되기도 하죠.
그래요!마법이에요!(기침소리)

자,이제 진실이어야만 하는 이야기들. 시작하겠습니다.


270 이름:이름없음 :2010/11/02(화) 23:50:43.51 ID:TaN39yTLm0o
안녕하세요.

요즘 저의 착각은 점점 더 심해지고있습니다.
저는 영화감독입니다.
뭐...아직 뜬 영화는 없지만,대학가쪽에서는 그럭저럭 알아주는정도입니다만.

최근 여름이 다가오기전에 호러물을 찍고 있는데.
주인공남자가 상대 여배우를 죽인뒤,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넣고 욕조덮개를 닫은 뒤 벽돌로 고정하는 씬이 있었습니다.

너무 열정적으로 찍은탓일까요.
어쩐지 저는 그 날 술을마시고 아내와 싸운뒤
아내를 죽이고 시체를 욕조에 넣어 욕조덮개를 닫은것같은.
그런 착각에 빠집니다.

네,영화내용하고 똑같아요.
스포일러가 되려나요?(웃음)

아아,또 욕조안에서 욕조덮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저 소리!

저를 미치게할것같습니다.

271 이름:이름없음 :2010/11/03(수) 00:02:02.69 ID:iOyooy0B0nw
두번째 사연입니다.
음 우리도 그렇죠.

소름끼치지 않나요?
약간의 돈으로 새장을 사면,
그 안에있는 새도
그 새의 울음소리도
그 화려한 깃털도
이리저리 굴리는 눈알도
작지만 빠르게 펄떡이는 심장도
그 뱃속의 내장도

모두 내것이 된다는것이!

생명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272 이름:이름없음 :2010/11/03(수) 00:19:05.24 ID:iOyooy0B0nw
오늘의 마지막 사연입니다.
평화로운사연이네요.따스한 관심과 사랑이 느껴져요.

오전 7시 31분 42초 기상. 토스트2개
(구성_식빵4개와 계란2개로 만든 후라이 2개.2장의 베이건과 2장의 양상추,그리고 약간의 케첩과 설탕.)와 우유 약 320mL 섭취.
오전 8시 26분 10초 회사에 출근.
의상은 흰색 런닝셔츠 위에 흰색 와이셔츠와 보라색넥타이 검은 양복 위아래.
약 4분 16초 동안 34번 버스를 기다림.
오전 8시 54분 37초 회사 도착.업무.
이후 오후 7시 16분까지 업무.
중간 11시 40분 24초경에 점심을 먹음.
점심은 근처 순대국집.
순대국과 밥 한공기.김치는 16번 집었다.
오후 7시 41분 02초 집에 귀가.
티비 시청.주로보는 채널은 MBC와 채널 CGV.
이후 TV를 보다가 약 9시 56분 11초에 수면.

이렇게 저의 그이가 하루를 보내면.
이제 저의 일과는 시작입니다.


273 이름:이름없음 :2010/11/03(수) 00:43:01.72 ID:iOyooy0B0nw
네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셰익스피어는
"야망이라는 것은 꿈의 허상일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당신의 야망은 진실이어야만 하나요?

다시한번,욕망이라는 전차에서 대사를 빌려오죠.

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탄 뒤.
여섯정거장을 지나면 엘리시안 필즈입니다.

자,여러분,
여러분의 욕망이 진실이되길 바랍니다.
그래요 마법이에요!

여섯정거장을 지나면 말이에요.

(노래.)
앙드레 프레빈(Andre Previn)의 오페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

294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1:28:51.83 ID:x5ggInw+G6U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26일.날씨 맑음.물기가 남아있는 머그컵.)

(Non, Je Ne Regrette Rien)

안녕하세요.반가워요.
긔묘한 라듸오.방송중입니다.

타키투스는, 죽은 자들의 진짜 무덤은
살아 있는 이들의 마음에 있다.

우리는 마음속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이고 묻죠.
싫어하는 직장상사라던가,
애인을 뺐어간 그 사람이라던가.

자,당신은 당신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무덤을 만들었는지요?

혹시,공동묘지같지는 않은지요?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듯한 소리)
자,첫번째 사연 들어볼까요?

296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1:38:20.98 ID:x5ggInw+G6U
첫번째 사연입니다.
정말로,우리는 고마움을 잊고 사는것같네요.
사연 읽겠습니다.


돼지는 모든 가축화된 포유류중에서 가장 빠르게 먹은 음식들을 살로 변화시킨다.
먹이속의 에너지를 고기로 전환시키는 비율이 양이 13%, 소는 6.5%인데 비해
돼지는 35%를 영양분을 고기로 전환이 가능하다.
송아지는 1파운드를 찌기위해 10파운드를 섭취해야하는 반면에,
돼지새끼 한마리는 자신이 먹는 3에서 5파운드 당 1파운드의 살을 찌울수있다.
소는 송아지 한마리를 출산하기위해 9개월이 필요하고
400파운드의 무게에 도달하기까지는 추가로 4개월이 더 소모된다.
하지만 수정한지 4개월도 되지않아 한마리의 암컷돼지는
여덟마리 이상의 돼지새끼를 출산할 수 있다.
게다가 이들 각각은 또 6개월 뒤 400파운드 이상의 몸무게가 나가게 된다.
효율적 측면에서 돼지는 더할나위없는 고기이며
이들의 존재와 본질은 인간의 영양분을 위한 고기생산으로 볼 수 있다.

297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1:50:33.27 ID:x5ggInw+G6U
두번째 사연이네요.
대본인가요?

Chapter 16
(p.315 ~ 316)

"Why, she's a liar to the end. Where is she?
Not there -- not in heaven -- not perished -- where? --
Oh! you said you cared nothing for my sufferings!
And I pray one prayer --
I repeat it till my tongue stiffens -- Catherine Earnshaw,
may you not rest as long as I am living!
You said I killed you -- haunt me, then!
The murdered do haunt their murderers, I believe.
I know that ghosts have wandered on earth.
Be with me always -- -take any form -- drive me mad --
only do not leave me in this abyss,
where I cannot find you! O God! it is unutterable!
I cannot live without my life! I cannot live without my soul!"

(나중에 알아보니ㅡ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었다.)

298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1:57:11.37 ID:x5ggInw+G6U
마지막 사연입니다.
저도 어릴때는 숨바꼭질을 잘했었어요.
어머니도 아버지도 제가 숨으면 찾지못하셨죠(허탈한 웃음)


제가 초등학교때.
아이들과 지하주차장에서 자주 숨바꼭질을 하고 놀았습니다.

그때,저는 곧잘 다른 차의 트렁크에 들어가 숨고는 했었는데.

그날도 저는 트렁크가 열리는 허술한 차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틀전에 숨어서 끝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그래서 술래가 되지않았던.
절대로,절대로 들키지 않던.친구 A가 트렁크속에 숨어있었습니다!
이틀동안이나,친구는 그렇게 죽은듯 숨어있던거였어요.

저는 구역질을하며 나왔고.

우리들의 숨바꼭질은 절대로 찾을 수 없을것만 같던 A가 발견된것으로
그렇게 끝났습니다.

299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2:13:05.02 ID:LukOdFqEwJI
>>296의 출처를 난 알고있어..................;;;;

300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2:17:01.67 ID:x5ggInw+G6U
아,아쉽게도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네요.오늘 어떠셨나요.

존 키츠는 "어떤 일도 실제로 경험하기 전까지는 결코 실제가 되지 않는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부디,이 긔묘한 라디오의 기묘한 이야기들이
결코 여러분에게는 실제가 되지않길 바래요.(웃음)
만약 실제가 된다해도,여러분의 마음속에 또 죽은자가 묻힌다고 해도,
여러분은 후회하지 않으실 수 있나요?
Non, Je Ne Regrette Rien들으면서,오늘 방송 이만 마치도록 할게요.

(Non, Je Ne Regrette Rien이 흘러나오고,발걸음 소리.)

301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2:18:01.83 ID:x5ggInw+G6U
Non, Je Ne Regrette Rien
Edith Piaf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ca m'est bien egal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C'est paye, balaye, oublie
Je me fous du passe

Avec mes souvenirs, j'ai allume le feu
Mes chagrins, mes plaisirs, je n'ai plus besoin d'eux
Balayees les amours, avec leurs tremolos
Balayees pour toujours, je repars a zero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ca m'est bien egal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Car ma vie car mes joies
Aujourd'hui, ca commence avec toi

302 이름:이름없음 :2010/11/06(토) 02:22:57.99 ID:x5ggInw+G6U
>>299
영어지문으로 읽었던거 같은데,어째서인지 섬뜩한 느낌이 들었어요.
존재 자체가 무언가의 먹이가 되기위해서라니.
한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지문이었어요.

312 이름:이름없음 :2010/11/07(일) 03:19:38.78 ID:tzsUs9nFvKw
http://image.threadic.com/images/a0da6eb7cd2357ffd4a6587c44895ecbf97db97e.jpg
다른 판에도 스레 팬아트는 그려본적이 없는데 훅가서 쓱싹쓱싹 낙서나마.
잘 보고있다 모두 좋은 방송 부탁한다!

320 이름:이름없음 :2010/11/07(일) 23:26:21.04 ID:Qwbi7G1UhRU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27일.흐림.수첩이 뜯겨나가 있음.)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네요.
우울하게 가라앉은 하늘빛 때문에 덩달아 기분이 가라앉아버렸습니다.
회색으로 가라앉은 도시, 회색의 콘크리트, 스며들지 못하는 빗물―, 웅덩이.

사연 읽겠습니다.


일주일 전에 이사 한 아파트 가까이에 고등학교가 하나 있는데,
H고라고, 이 근방에서는 커트라인이 높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집에서 내려다보면 H고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저는 아직 중학생이고, 이때껏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H고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제가 과연 H고에 가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조금 망설여집니다.
동경하는 선배가 그 곳 학생이 아니라던가, H고가 사립이라 학비가 비싸기 때문에, 라는 이유도 아닙니다.



321 이름:이름없음 :2010/11/07(일) 23:26:48.26 ID:Qwbi7G1UhRU
H고에는, 기묘한 여학생 하나가 있습니다.
그녀는 정규수업이 끝나고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어 끝나는 시간까지 공부는 하지 않고
오로지 건물의 옥상을 돌아다니는데, 관찰한 결과 아무도 그녀를 데리러 옥상으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가끔씩이지만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창문으로 아슬아슬하게 몸을 늘어뜨립니다.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무엇인가를 관찰하듯, 몇 십분, 몇 시간 동안이나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옥상으로 올라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녀가 보인다면, 누군가가 와줄 만도 한데 말이에요.


322 이름:이름없음 :2010/11/07(일) 23:26:59.80 ID:Qwbi7G1UhRU
두번째 사연입니다.


「걷는 것은 동물입니다. 기는 것도, 나는 것도, 헤엄치는 것도 동물입니다.
움직이는 모든 것은 동물입니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 것은 식물입니다.

당신은 무엇입니까? 」

―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는 동물이지만, 나의 아버지는 식물입니다.


오늘의 사연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때로는 이렇게 모자란 것이 저렇게 넘치는 것보다 나을 때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깊어지는 이 밤, 심오해져 가는 이 밤에 저는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여운을 남기고 떠나갑니다.

336 이름:이름없음 :2010/11/09(화) 20:16:16.38 ID:yCIMkOsyy7+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28일.바람 . 깨져있는 머그컵 )

안녕하세요, 요즘따라 바람이 많이부네요
하지만 하늘은 맑습니다, 하지만 춥기때문에 감기조심하세요

첫번째 사연 읽겠습니다


친구집 근처에 조그마한 강이라고 하기엔 어려운 곳이 있습니다,
물도 맑지 않고, 폐수가 섞인 물이 흐르는 곳이지요

오랜만에 친구집으로 가서 놀다가 ( 노이즈 두번 ) ...를 소개시켜주겠다고
저와 친구 동생을 데리고 마을 근처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그 ( 뭔가 끼익끼익 거리는 소리에 들리지 않는다 ).. 에 도착했을때
우리는 그 근처에서 이상하고, 오래된 듯한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저와,제 친구, 그리고 친구 동생은 이걸 열까,말까, 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저는 그것을 열기 전에 왠지모를 두려움이 ( 노이즈 3번, 소리 사이사이에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

... 안쪽 뚜껑 부분에는 거울이 붙어있었고, 내용물이라곤 먼지 뿐이였습니다


337 이름:이름없음 :2010/11/09(화) 20:16:36.22 ID:yCIMkOsyy7+
우리는 그 상자를 (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에 섞인 컵 깨지는 소리 ) 하기로 했고, 그대로 집에
도착해서 다시 그 거울을 봤을때 , 순간적으로 눈 앞으로 ( 여자가 소름끼치게 웃는소리에 덮혀 잘 들리지 않는다 )
지나갔고, 저는 그 상자를 떨어뜨렸습니다

거울엔 가운데를 중심으로 금이갔고, 그 이후로 저는 그 상자를 버렸으며, 다시는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쯤 그 상자는 어디있을까요?


저도 그런 적이 있었을까요, 길가에서 주운 물건들은 주인들이 있기 마련이죠,
그 상자는, 지금 ㅡ ( 잠시 웃습니다 ) 그 폐수가 흐르는 강에 돌아가 있을지도 모르죠,


338 이름:이름없음 :2010/11/09(화) 20:16:48.57 ID:yCIMkOsyy7+
두번째 사연입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그토록 죽음을 피하는 걸까요,

당신앞에 죽음이 닥쳐온다면, 지금 무엇을 할건가요?

당신이 지금 하고있는 ( 삐- 하는 소리가 10초경 울려 퍼집니다 )

저라면, 지금 당장 ( 노이즈 2,3번 ) 하겠죠,


죽음을 피하는것보단, 오히려 ㅡ 그 상황이 눈앞에 다가왔다면 ( 약간 소름끼치게 웃습니다 )
그 상황을 즐기는것도 좋은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럼.. ( 갑작이 뭔갈 두드리는 소리가 두세번 크게 들리더니 웃음소리 )
그럼 이만, 시간이 이렇게나 됬으니ㅡ 여러분에겐 좋은 저녁이 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좋은 저녁이 되더라도, 다른사람에겐 지옥의 저녁시간이 될지 모르지만요 ( 뒤에 뭔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노이즈와 삐ㅡ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4초경 지나자 툭 하고 끊깁니다 )

344 이름:이름없음 :2010/11/09(화) 22:39:37.60 ID:0DkbDCGpOyw
(최근 이러저러한 일로 바빴는데.몇개의 테이프를 더 발견했다.)
(날짜는 기록되어 있지 않고,검은 테잎이 늘어져있어서 다시 감아놓았다.)
(12시에 기록하겠음.)

346 이름:이름없음 :2010/11/10(수) 00:00:02.27 ID:RJJg6EApOtk
(1992.날짜 기록없음.날씨 폭우.꺼지지않고 울리는 자명종소리.)

안녕하세요.
(계속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소리와 빗소리,천둥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노이즈)
오늘은 비가 많이 내리네요.
(거슬릴 정도로 계속 울리는 알람소리.)
우산을 들고 차에 치인 여자의 목을 우산살이 뚫고나왔네요.
빗속의 붉은...마지막예술로..승화...(잡음.신기하게도 알람소리는 선명히 들린다.)
...목을 관통하고 펼쳐 피어난 붉은 꽃이 피었네요.
소각장의 태우는 냄새는 역해지고,악취는 비에 씻겨나가지요.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런말을했지요.
-캄캄한 영혼의 어둠 속에서
시간은 언제나 새벽 세 시다.

비가 오는 캄캄한 이 시간. (알람소리가 갑자기 뚝.끊긴다.)
여러분의 시간은 몇시인가요?

자,오늘의 사연 읽겠어요.

347 이름:이름없음 :2010/11/10(수) 00:05:36.60 ID:RJJg6EApOtk
오늘은 비가 많이 오니까.비에대한 사연 읽도록 할까요?
(빗소리가 계속 들린다.간간히 천둥소리.)

안녕하세요.
비가 많이 내리던 작년 여름.
저는 비를 피해 뛰고있었어요.

이미 옷은 흠뻑 젖었지요.우산을 버스에 두고 내렸거든요.

쏟아지는 빗속을 달리던 무렵.
저는 아무생각없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공중 전화 박스를 보게되었어요.

공중전화 박스에는 어떤 여자가 벽에기대 비를피하고 있었어요.
저는 저도 거기서 비나 피해야겠다.하며 가까이 다가갔는데.깜짝 놀라고말았어요.

여자는 공중전화 선에 목이 졸려 죽어있었어요.


그 뒤로,저는 공중전화를 쓰지 않아요.

348 이름:이름없음 :2010/11/10(수) 00:22:51.79 ID:RJJg6EApOtk
두번째 사연....(창문닫는소리.)
어휴.빗물이 가득들어왔네요.창문이 열린줄도 모르고.
자,두번째사연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대학교 1학년때 겪었던일을 말할까 합니다.
사실 이 얘기는 긔묘한 라듸오보다는 그냥 무서운 이야기같은거지만.

저와 친구A,B는 여름이되자.심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도 없고,그냥 만나서 빈둥빈둥대고 술마시고.
그런나날들이 반복되자 일탈이랄까요.조금 그런게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A의 중고차를 타고 무작정 떠나기로했죠.술과 여러 음식을 잔뜩사고,
신나는 음악을 틀고.그렇게 가고있는데,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추적추적 쏟아졌고,밤늦게까지 내렸습니다.
저희는 무작정 시작한 여행이라,숙박시설같은것도 정하지않았고.
새벽1시까지 한적한 시골길을 그냥 달렸습니다.
분위기는 다운됐고,우린 점점 말이없어졌습니다.
운전교대한 A는 지쳐서 곯아떨어졌고.제가 운전을 했죠.

그러다가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잠깐.하는 느낌이요.

349 이름:이름없음 :2010/11/10(수) 00:33:27.54 ID:RJJg6EApOtk
저는 잠시 차를 멈추고 주위를 보았습니다.

비가 너무 내려서 한치앞도 안보였습니다.

그저 양 옆에 풀숲같은 그림자가 보이니까.
아 우리는 도로위를 달리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자고있는 A와 B를 깨웠습니다.
"우리,이상해."
A와B는 뭐가.하고 창밖을 보았지만,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차가 엄청난 소리로 클랙션을 울려댔습니다.(다시 울리는 알람소리)
미친듯이 말이죠,누군가 주먹으로 두들기는 것처럼.

차 안에는,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리는데도,

저희셋은 섯불리 차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비를 맞고 서있었습니다.

350 이름:이름없음 :2010/11/10(수) 00:41:04.20 ID:RJJg6EApOtk
네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역시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는것은 무언가 불안한 느낌을 주는거같아요.
사람을 이성이 아닌 감성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이탈리아의 시인이며 가극 대본의 작가인 피에트로 메타스타시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극단적인 슬픔은 오래는 계속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든지 슬픔에 지고말든가
그것에 익숙해지든가.
어느 쪽의 하나다.

그렇죠,쏟아지는 비는 오래가지 않아요.
어떤 사람이든 그 빗속에서.
공포에 지고말거나.
익숙에 지거나.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슬픔이나,공포의 비에 익숙하신가요?
아니면,비를 피해 달아니고 계신가요?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 마치겠습니다.

창문 잘 닫으셔요.

351 이름:이름없음 :2010/11/10(수) 01:18:23.26 ID:tPgNuHUhBiM
으으 좀만 빨랐어도 실시간이었는데! 아쉽다 ㅠㅠㅠㅠㅠ
아무래도 이쪽 판에서 떠들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아서 동인판에 연성 스레 세웠다.
http://threadic.com/thread/bbs/read.cgi/doujin/1289319265/
이쪽은 순수하게 괴담과 감상만을 남겨두고 그 외 연성으로 떠드는 건 옮기자!
그리고 완성본만 괜춘하게 옮겨오자고! 목소리/그림 괴담 좋지 아니한가ㅋㅋㅋ

361 이름:이름없음 :2010/11/12(금) 20:21:37.50 ID:PC8sp87fjtE
>>351
정말로 감사합니다.여러분.
정말.도시에서 흔히 볼수있는 어떤 기시감,불안감을 테마로 했던 스레였는데.
12시에 찾아뵙겠습니다.

365 이름:이름없음 :2010/11/13(토) 00:29:18.35 ID:Cq1BaWE+g+g
(1992.날짜기록없음.날씨 흐림.깨진 도자기인형.)

안녕하세요.
피카소의 그림 '우는여인'의 도라 마르는 피카소와 헤어진뒤
의문의 자살로 생을 마감했죠.

우리는 그저 그림을 보고 지나치지만.
그 그림속에는 슬픈 도라마르가 울고있죠.

여러분.
울고 계신가요?
아니면,주변에 울고있는 사람이 있나요?

자,울고있는 사람과 울지않는사람 울리는 사람을 모두 앉혀놓고
조곤조곤,긔묘한 라듸오 시작합니다!

368 이름:이름없음 :2010/11/13(토) 00:43:45.11 ID:Cq1BaWE+g+g
첫번째 사연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일년 내내 늘어져있습니다.
하루종일 티비만 보고
아무것도 안하고 벌레처럼 누워있습니다
아내의 요리하는 오른손에 쥐여진 식칼은 왼손에 쥐여져있고
어항속의 금붕어는 배를보이고 헤엄을칩니다.
켜져있는 백열전등에는 나방이 붙어있고
정물화속의 사과는 조금 상해있습니다.

상해가는 과일의 달콤한 향이 마지막의 유혹이고

저는 한입,베어먹습니다.

네모난 방에는 향으로 가득차고
여러가지 과일의 달콤한향과
헤엄치는 물고기와
아내의 요리하는 손을 바빠만 갑니다.

그렇게 우아한 저녘이 시작됩니다.

371 이름:이름없음 :2010/11/13(토) 00:59:14.78 ID:Cq1BaWE+g+g
두번째 사연입니다.

여름방학에 흉가체험을 간적이 있었어요.
우리는 귀신영상이나 귀신소리를 잡겠다고 실컷호들갑을 떨었었죠.

흉가는,그집 남자가 자기자식을 목졸라 죽이고 자살했다던가,하는
그집이었어요.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그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집,

남자가 자식을 죽이고 자살한 그 집.
흉가로 알았던 그 집.



여자는 죽지않았었죠.

374 이름:이름없음 :2010/11/13(토) 01:10:03.64 ID:Cq1BaWE+g+g
네!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아일랜드의 극작가,시인,소설가이자 프리메이슨 회원이었던
<살로메>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말을 했었죠.

이 세상의 비극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그래도,얻지못한 비극과 얻은비극은 다르겠죠?
도라마르는,어떤 비극으로 눈물을 흘렸을까요?

어찌되었건.그림속 일처럼 무심히 지나치며.
오늘 라디오 이만 마치도록하죠.

424 이름:이름없음 :2010/11/14(일) 01:09:35.45 ID:d5cKZ81zMy+
(1992년 5월 17일, 구름한점없는 맑은 날씨, 커피가 머그잔에 가득 들어있다.)
네,안녕하세요. 오늘도 역시 긔묘한 라듸오. 시작합니다.

오늘 오다가 길바닥에 앉아서 흙장난을 하고있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누가 그 흙을 그곳에 놓은걸까요? 당연한것이 의외로 당연하지 않은것일수도 있죠.
오늘의 사연 시작합니다.

2월 14일
이 집으로 이사를 왔다. 전집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데..
2월 19일
다들 친절한거같아서 좋다. 사람들에게 비린내가 좀 나는거같다.
2월 20일
바로 창밖에 쓰레기가 쌓여있다. 비린내는 없어졌다.
2월 22일
날씨가 어둡다. 비가 오려나
2월 23일
거실 천장에 이상한 얼룩이 생겼다.
2월 25일
남편에게서 비린내가 난다. 전보다 심해진거같은데..
2월 28일
냉장고가 고장난것같다.
2월 30일
천장의 얼룩이 갈수록 심해지는거같다. 비린내는 나지 않는다.
3월 2일
사람들에게 비린내의 원인을 물어보자 다들 모르는 눈치다. 지금은 나지 않으니 상관 없겠지.
3월 5일
내 몸에서 역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4월 8일
새로운 주민이 이사했다. 이들에게 역한 냄새가 난다

427 이름:이름없음 :2010/11/14(일) 03:02:53.26 ID:d5cKZ81zMy+
두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전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입니다.
비록 아버지는 없지만 아빠가 없어서 잘못 키웠다는소릴 듣긴 싫어서 가능한 많은것들을 경험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아이가 무릎이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해왔습니다.
병원에 가서 확인해보았지만 아무런 이상 없다고만 나왔고 전 아이가 학교에 가기싫어서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지요.
그렇지만 아이가 며칠동안 계속해서 고통을 호소하고 무릎도 부어오르는것 같아 큰 병원으로 가서 확인해 보았는데요
무릎속에 굴이 다닥다닥 붙어서 살을 파먹고 있었지 뭐에요?



449 이름:이름없음:2010/11/15(월) 01:29:13.23 ID:M0O7eO5dAnk
(1992년 5월 17일. 날씨 안개. 텅 빈 새장.)

안녕하세요.
옆집의 문은 잠겨있고,
층간소음은 끊기지 않죠.
어떤집은 이 라디오를 듣고있겠죠.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기 자신에 관해서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관해서도 모두 알고있다.'

요즘은,자기 자신을 몰라도,누군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있기도 하죠.
지금 주변을 보세요.
누가 보이나요?

자.우리를 알고있는 누군가와 함께,긔묘한 라듸오 시작합니다!

450 이름:이름없음:2010/11/15(월) 01:37:00.58 ID:M0O7eO5dAnk
첫번째 사연입니다.
저 이거 들은적 있는거 같아요.
아,그때 그 발굴의 순간에 저도 그자리에 있었더라면!
그 광경을 보았었더라면!

-1943년 4월 13일.

-러시아.스몰렌스크 근교.카틴 근처의 숲.

-집단매장된 4100여 구의 시신 발견.

-조사시작.
2만2000명 이상의 장교, 경찰관, 공무원, 지역유지(有志) 등의
유체가 매장된 것을 발굴.

-카틴 숲 재조사. 시체를 다시 발굴.

-명령으로 인해 은폐.

451 이름:이름없음:2010/11/15(월) 01:42:23.90 ID:M0O7eO5dAnk
두번째 사연입니다.

대학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한 저는,
노르웨이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시차적응도,음식도,언어도 딱히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백야현상!

정말,그것만은 적응이 안되더라구요.잠도 잘 못자구..
몇날,몇일이고 그렇게.
해가 떠 있는 밤.
쌓여 있는 흰 눈에 반사된 태양빛과 미칠듯 밝은 그 밤들!
정말,눈을 뽑아버리고 싶었을 정도였어요.

지금은.어디에있던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정도로 어둡고 캄캄하지만 말이에요.

452 이름:이름없음:2010/11/15(월) 01:54:42.30 ID:M0O7eO5dAnk
노어노문학은 러시아어인데,유럽투어였군요.
저는 스칸디나비아어를 전공해서 다녀왔었죠,노르웨이.
사실 노르웨이에 끌렸던건 그곳출신의 화가 뭉크의 작품'백야'때문이었지만요.
그는 신경쇠약이라고 들은적이 있어요.

자,아무튼!
세번째 사연입니다.

저는 동생과 살고있는 28의 여자입니다.
제 여동생은 어릴적 척추를 다쳐 몸을 움직일수 없습니다.
동생은 눈으로 말을합니다.

신기한건,가끔씩 일을하고오면,방에 누워 있어야할 동생이
거실에 나와있거나,
현관에 누워있거나,
화장실 욕조속에 뉘여져 있을때가 있습니다.

신기하고 이상하죠?
동생은 몸을 전혀 움직일수 없는데말이에요.

그런데,

그런날이면 어김없이 동생의 목에 손자국이 있거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은듯 머리가 엉망이 되어있고
머리카락이 빠져있습니다.

453 이름:이름없음:2010/11/15(월) 02:04:41.04 ID:M0O7eO5dAnk
네.오늘 긔묘한 라듸오.마칠시간이네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로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로버트 브라우닝은 이런말을 남겼습니다.

무덤에 들어가면 얼마든지 자고 쉴 수 있다.

모든 사람에 관하여 알고있는 그 눈을 피해 쉬려면.
무덤속에서야 쉴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계신가요?
당신을 지켜보는 눈보다도 모르고있는건 아닐까요?

무덤속에서 처럼 쉴수는 없겠지만.
여러분 모두 약간의 안식을 취하길 바라며,
오늘 라디오 이만 마치겠습니다.

454 이름:이름없음:2010/11/15(월) 02:38:17.21 ID:HrC9JY19xtc
오늘건 으슬으슬했다...슬럼프에 빠져있는데도 라듸오를 놓칠수가 없어서 읽었는데
무덤에 들어가면 자고 쉴수있다...무섭구랴
460 이름:이름없음:2010/11/15(월) 21:47:27.85 ID:zvYhC5rYzao
>>450
카틴숲 학살사건 인가?
468 이름:이름없음:2010/11/17(수) 00:59:21.70 ID:84dhjziPNvY
(1992년 5월 18일. 날씨 흐림. 썩은 물이 고인 어항.)

“저 소리가 들리지 않나? 내게는 들리는데.
아까부터 틀림없이 듣고 있었어.
훨씬 - 훨씬 - 훨씬 전부터, 몇 분 동안이나, 몇 시간 동안이나, 며칠 동안이나!
나는 저 소리를 들어왔어.

우리는 그녀를 산 채로 무덤 속에 넣은 거야!"

에드가 앨런 포의 단편소설.
'어셔가의 몰락'의 일부였습니다.
주인공 '나'의 친구 로드릭 어셔는 자신의 동생 메들라인을 생매장하려하죠.

"동생은 이미 문 밖에 서 있어!"

지금,당신의 문 밖에는 누가 서있죠?

자,문을 꼭꼭 걸어잠그고, 긔묘한 라듸오.사연읽겠습니다.

469 이름:이름없음:2010/11/17(수) 01:09:56.62 ID:84dhjziPNvY
첫번째 사연입니다.

저는 아내와 헤어지고 홀로 6살배기 딸을키우는 남자입니다.

요즘 딸아이가 옆집 남자와 친하게 지내 걱정입니다.
옆집남자는.외모로 평가하는것은 실례지만.그다지 좋은 인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인형같은게 많아서그런지 딸아이와 친해진것 같습니다.
그남자 집에서 놀기도 하는데.
솔직히 저는 조금 불안하달까...그렇습니다.
그렇지만,별다른 짓을 하는것 같지도 않고,
저도 일로 바쁘기에 뭐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얼마전에는 제가 샹들리에를 샀는데,
아이가 물었습니다.

"아빠도 천장에 뭘 그렇게 매달아?"

저는 알수없는 이상함을 느끼며 대답했습니다.
"응.이건 샹들리에라고,전구같은거야."








"옆집 아저씨네에도 언니들이 잔뜩 매달려있는데!"

470 이름:이름없음:2010/11/17(수) 01:16:33.29 ID:84dhjziPNvY
두번째 사연이네요.

우리반에는 A양과 B양이 있습니다.
A양은 모범생입니다.공부도 운동도 잘하고 친구들과 사이도 좋습니다.
B양은 아이들말로는 나쁜 아이라고 했습니다.
용돈벌이를 위해 아저씨들과 잠도자고,담배도 피고 술도마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모범생인 A양은 선생님을 싫어합니다.
교무실에도 가려하지 않습니다.

또,신기한건 문제아인 B양은
매번 잘못해서 교무실로 가면서도,우리 선생님과 사이가 좋습니다.

471 이름:이름없음:2010/11/17(수) 01:31:26.76 ID:84dhjziPNvY
(어린 여자애가 부르는듯한 나즈막한 허밍음.)

오늘 사연은 여자아이들 많이 나왔네요.
여자아이는 치명적이죠.
그들은 순수함과 유약함으로 자신을 감추고 타인을 저울질합니다.
그래서 가끔 그 차이에 섬뜩해지곤 하죠.

-유약함(weakness)으로 스스로를 무장할 때 여자들은 가장 강하다.
마리 뒤 데팡의 말입니다.

갑자기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유디트'가 생각나네요.
유디트는,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술로 취하게하고 그의 목을 자르죠.


여러분,지금 문 밖에 어떤 여자가 서있나요?


유령같은 모습의 메들라인인가요?
아니면,칼을들고있는 유디트인가요?

다시 한번. 문을 꼭꼭 걸어잠그면서.
기묘한 라듸오 마치도록 하겠습..




494 이름:이름없음 :2010/11/19(금) 23:27:17.64 ID:+xyvfyC+p5U
(녹음테이프. 1992년 5월 24일. 날씨 청명. 창살사이로 들어오는 노을.)

안녕하세요.
의태[mimicry, 擬態, ぎたい]를 아시나요?
의태란,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을 모방하여 닮는 것을 말해요.
이 때문에 다른 제3의 동물은 그들을 혼동하여 속게 되죠.
어떤 동물이나 식물이 어떠한 무생물을 닮는 것도 의태라고해요.

모방[模倣, imitation]과 비슷하기도 하죠.
다른 개인이나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에 자극되어
그와 닮은 행동을 하는 과정이나,
또는 타인의 존재에서 지각된 행동양식을 적극적으로 재현하는 일.

음.쉽게말하면요. 의태는 사람이 아니라도 할수있지만,
모방은 사람만이 할수있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런말을했어요.
"위대한 예술가는 훔치고,평범한 예술가는 베낀다."

그러나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인 사무엘 존슨은 이런말을했죠.
"모방에 의해서 위대하게 된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없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자,훔치거나 베끼거나,혹은 빼앗거나!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
주제는 '닮아감'입니다.

495 이름:이름없음 :2010/11/19(금) 23:34:13.65 ID:+xyvfyC+p5U
첫번째 사연입니다.

사랑하면 닮아가는 말.
저는 정말 그렇다고 느낍니다.

저와 그녀가 만난건.자원봉사때로 기억합니다.
그녀는 저와 같이살게 되었고.
그녀는 이제 늘 미소짓고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너무 닮아갑니다.

비명소리와 제기능을 상실한 오른쪽 다리까지.

나를 닮아갑니다.

나는 그녀의 미소를 닮아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미친듯 웃으며 사랑하고있습니다.

496 이름:이름없음 :2010/11/19(금) 23:48:58.89 ID:+xyvfyC+p5U
두번째 사연입니다.
자가의태 [automimicry, 自家擬態, じかぎたい]일까요?
아니면 왜곡된 자기혐오일까요?

저는 정말로,제 여동생이 싫습니다.
제 쌍둥이 여동생은,저와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제 여동생은 저의 집에 함께 살고있었습니다.

제 남자친구는,저와 제 여동생을 혼동해
저의 여동생과 잠을 잤습니다.

저는 화가나기 시작했고.
화는 남자친구에서 동생에게로,동생에게서 보이는 저에게로.
그렇게.

저는 동생이 미칠듯 싫어졌습니다.
저는 동생을 집에 가두고,다리를자르거나 눈을 뽑고,저와 닮은 얼굴을 난도질하거나.
그렇게 괴롭히며 분을 풀었지만.

전혀,
전혀 화는 풀리지 않았습니다.

동생은 죽어버렸고.
저는 아직도 동생을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제 동생은 아직도!
거울속에서!

저를 원망하듯 보고있습니다.


498 이름:이름없음 :2010/11/20(토) 00:06:13.69 ID:L7+RlGIXwS6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다양화 되고 세분화 되고있는 사회지만.
어떤 맥락에서 볼때,획일적인 우리들은.

자기복제혹은 모방과 의태에
모두 같은 인생의 목표와 모두 같은 욕심으로
점점 모방을 통한 진화가 아닌 퇴화를 하고있는것 같은생각도드네요.

아,그리고 의태의 다른 한자단어도 있는데요.

의태 (疑殆).
의심(疑心)하고 두려워함.

누군가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의태하고있다면.
여러분은 그 누군가를 의태할까요?

자 아리송한 이야기와 쓸데없는 소리를 마치며.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
이만 마치겠습니다.











571 이름:이름없음 :2010/11/30(화) 23:10:38.03 ID:rB1nAn6xBpI
(녹음테이프.1992년 5월 27일.날씨 맑음.열려있는 냉장고.)

안녕하세요.
그러네요.환기구의 악취가 역하네요.
안쪽을 전등으로 비추어도 보이는건 없죠.

필명인 볼테르 (Voltaire)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계몽주의 작가인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rancois Marie Arouet)는 이런말을 했었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미쳐 있다. 그리고 이들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중에서 가장 미친 사람이다.

자,그럼 미친사람들의 미쳐있는 이야기들을 기대하면서
긔묘한 라듸오.시작합니다.


573 이름:이름없음 :2010/11/30(화) 23:14:37.83 ID:rB1nAn6xBpI

첫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긔묘한 라듸오인가요?

제 사연이 읽혀지고 있나요?
읽히고 있는 지금,몇월 몇일 인가요?

저는 지금 26번째 5월 25일을 맞고있습니다.

26번의 긔묘한 라듸오.
26번의 고야,사투르누스,메틸페니데이트,신생아,인큐베이터,귀머거리.

26번의 밤의 따뜻한욕조.
26번의 커터칼.
26번의 쏟아지는 잠.

그리고 내일은 또 27번째의.....

574 이름:이름없음 :2010/11/30(화) 23:20:57.12 ID:rB1nAn6xBpI
두번째 사연입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영국 철학자 카를 포퍼의 반증 가능성 원리를 아시나요?
어떤 명제가 있을때,반증 하나면 그 명제가 거짓임을 증명할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어떤 사람이 '빛은 직선으로 나아간다'고 말한다면,
그 말은 거짓임을 증명할수있는 반증이 있어요.
단순히 손전등을 물통에 집어넣는 것만으로
빛이 수면에서 굴절된다는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반증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 '유령이 존재한다'고 말한다면,그 말에 반박할 수 없어요.
그 말이 거짓임을 증명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죠.

반대 증거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575 이름:이름없음 :2010/11/30(화) 23:29:09.23 ID:rB1nAn6xBpI
마지막 사연입니다.

저희 빌라는 전기가 잘 나갑니다.
자주 정전이 되는탓에,손전등과 초는 필수죠.

어두울때 찾기 쉽도록.
일부러 식탁위에 초와 손전등을 올려놓습니다.

어제는 이상하게도 얼마전에 갈았던 손전등의 건전지가 다 닳아서
새 건전지로 갈아끼운뒤 식탁위에 두었습니다.

그런데 또 정전이 되어버려서,
식탁위에 있던 초를 키고 집을 나와.어두운 건물을 돌아다녔습니다.


576 이름:이름없음 :2010/11/30(화) 23:36:53.25 ID:rB1nAn6xBpI
네 오늘 긔묘한라듸오,어떠셨나요.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 아돌프 베유는
-상상과 허구는 우리 실제 삶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여자는 상상임신을 하고,
몽유병자는 텅 빈 어두운집을 배회하죠.
파라노이아는 수면제를 먹고.
의처증환자는 아내의 목을 조르죠.

그리고 당신은 이 라듸오를 듣고있구요.

당신 삶의 4분의 3은 무엇인가요?

자 여러분의 삶의 4분의 1을 할애하며,오늘의 라듸오 이만 마치겠습니다.







577 이름:이름없음 :2010/12/01(수) 00:05:10.90 ID:+vgRZK+3BbM
읽다보니 계속 드는생각이지만, 언제부턴가 사연 시작하기 전에 “ 누구누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라던가. 어떤 이야기는 어떻습니다. 라던가. 그런게 굉장히 많아진거 같지 않아?

578 이름:이름없음 :2010/12/01(수) 00:23:08.32 ID:TaN39yTLm0o
>>577

주로 그림이나 음악,소설,명언등에서 모티브나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588 이름:이름없음 :2010/12/07(화) 01:07:39.20 ID:22ct4urHivk
(녹음테이프.1992년 6월 11일.날씨 맑음.에어컨 고장.)

Humpty Dumpty sat a wall
험프티 덤프티. 담 위에 앉아있었네

Humpty Dumpty had a great fall
험프티 덤프티 떨어져 와장창 부숴졌네

All the King's men
임금님의 모든 백성과

All the King's horses
임금님의 모든 말들도

couldn't put Humpty Dumpty together again.
깨져버린 험프티 덤프티를 원래대로 하지 못했네.

네,Mother Goose's Melody로 불리는 동요로 시작했습니다.
험프티 덤프티는,루이스 캐럴의 동화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도 등장하죠.

그래요.깨져버린 험프티 덤프티와
시장바닥의 수박과
아파트 아래에 보이는 사람과
프라이팬 위의 계란은
원래대로 할수없죠.

자, 모든 백성과 모든 군대를 앉혀놓고,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시작합니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58123 테잎을 듣다가,
마더 구스의 뜻을 몰라, 찾아보았다. 링크는 마더 구스에 대한 설명.)

589 이름:이름없음 :2010/12/07(화) 01:22:08.90 ID:22ct4urHivk
첫번째 사연입니다.
아,이번 사연도 동요가 들어가네요(웃음)
꼭 동요특집같네요. 사연읽겠습니다.

게으른 메리 (LAZY MARY)

La-zy Mary will you get up, Will you get up, will you get up?
La-zy Mary will you get up, Will you get up to-day?---

게으른 메리야,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게으른 메리야, 일어날래? 일어날래, 오늘?

영어 동요인데요,이 노래를 듣고 저는 우리 아이를 '메리'라고 부른답니다.

저희집 메리는요,오늘도 침대에 누워있어요.
어제도 지난주도 지난달도 누워있었습니다.

정말로,게을러요.
씻지도 않고 누워서 잠만자서 이제 이상한 악취까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메리가 일어나라고 늘 저 동요가 있는 낡은 레코드를 돌려놓고 있습니다.

게으른 메리야,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일어날래?

(억양없는 소리로 계속 일어날래?를 반복해서 조금 섬뜩했다.)

590 이름:이름없음 :2010/12/07(화) 01:26:13.92 ID:22ct4urHivk
>>589
(테잎을 듣다가,메리가 들어가는 노래.하니까. 문득 생각난 것이 있다.
에디슨이 처음 틴포일 Tin Foil 이라는 축음기를 발명하고.
이 축음기를 이용하여 'Mary had a little lamb'
'메리는 작은 양을 지녔네'이라는 노래를 녹음했다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591 이름:이름없음 :2010/12/07(화) 01:41:01.97 ID:22ct4urHivk
두번째 사연...(무언가 '쿵'떨어지는 소리)
아,오늘의 마지막 사연이 될것같네요.죄송해요.사연 읽죠.

1
옆집 아저씨는 풍선아저씨 같아요.
배도 빵빵하고 몸도 둥글둥글해요.

2
옆집 아저씨는 물풍선아저씨같아요.
눈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요.

3
옆집 아저씨는 풍선이 맞아요!
나와 같은 7층인데,15층인 옥상까지 둥실둥실 올라갔어요!

4
아저씨는 자주 둥실둥실 올라가요.
거기서 사이다병에 든 물같은걸 마셔요.
그리고는 무거운 물풍선이 되어 7층으로 내려와요.

5
물풍선이 된 아저씨가 비틀비틀 아래쪽을 내려봐요.
나를 보고있는걸까요?
한쪽 다리를 걸쳐요.

6
오늘 아침,유치원에 가다가 봤어요
풍선아저씨가 터져있는걸.

592 이름:이름없음 :2010/12/07(화) 01:57:07.92 ID:22ct4urHivk
네,오늘 사연 아쉽게도 이만 마쳐야겠네요.

기억하시겠어요?

험프티 덤프티와
뉴턴의 사과와
붕괴되는 건물과
무너지는 다리와
추락하는 엘리베이터와
부서진 수박과
깨져버린 달걀과
터져버린 사람과
주저앉아버린 우리들은.

다양한 의료기술과 의료기구와 어떤응급치료와 처치에도.

어쩌면,투신자살은 말이에요.
물을 거슬러가는 물고기처럼.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아닐까요?

자,그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말을 빌리면서,
오늘 긔묘한 라듸오 이만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셔요.


614 이름:이름없음 :2010/12/11(토) 06:18:27.32 ID:PC8sp87fjtE
여러분 다들 감사합니다.
(긔묘한 라듸오는 12월 12일 03시에 올리도록할게요.)






62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02:59:59.39 ID:Cq1BaWE+g+g
(녹음테이프.1992년 6월 17일.날씨 어두움.비디오 되감기.)

(삽입_Paganini - La Campanella)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를 아시나요?
라틴어로 ‘빛을 가린 방’이란 뜻을 지녔지요.
카메라의 어원이기도 하죠.
발명 초기에는,그림을 그리기 위해 쓰였던 도구로
한쪽 벽에 작은 구멍이 있고,
반대편 안쪽으로는 밖에 있는 대상의 거꾸로 된 상을 비치게 돼 있었습니다.

어두운 방의 지붕이나 벽 등에 작은 구멍을 뚫고,그 반대쪽의 하얀 벽이나 막에 옥외의 실상(實像)을 거꾸로 찍어내는 장치이죠.

왜곡되는 것이죠.
물론 왜곡렌즈라는것이 있기는하지만.다른의미로 왜곡이죠.
거꾸로 말이죠.

벽의 구멍을 뚫고,귀를 대보세요.
이 방송이 어떻게 들리나요?

자,어두운 방에서!
긔묘한 라듸오,시작하겠습니다!


62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03:02:53.25 ID:Cq1BaWE+g+g
첫번째 사연이네요.
아,이건 긔묘한 서커스 특집때 했어야 했을까요?

안녕하세요.저는 이제 서른살이 된 남자입니다.

요즈음에는,서커스나 유랑단같은,
그런 공연은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게된거 같습니다.
저 어릴적에는 서커스가 자주왔었는데 말이죠.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토막난 기억속에 아주 기분나쁜.그런 기억의 단편이 있어요.
어쩌면,일부러 생각해내려 하지 않아서 그랬던것 같기도 합니다.

서커스장 안은 무척이나 어두웠고.
관람객들은 다들 좋은 비싼 옷차림에 가면을 쓰고 어떤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릴적의 저는,어떻게 그곳에 가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구멍속에는 사람이 거꾸로 매달려,무척이나 기괴한 포즈를 취하거나 이상한 도구를 집어넣곤 했습니다.

살색과 붉은색이 거꾸로 뒤섞여 제 기억속에서는 만화경처럼
분열하고 또 분열하고 또 분열하고....분열하고


분열해서 끝내는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리는.

아아,너무 심각하게 읽지 말아주셨으면합니다.
왜곡된 기억이거나,아니면 악몽이 제 기억으로 스며들은걸지도 모르니까말이죠.
그렇게 믿고싶습니다. 저는.

62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03:03:28.14 ID:Cq1BaWE+g+g
두번째 사연이네요.
저,이 사연보낸사람 알것같네요.
어쩌면 말이죠.(웃음)

(사연을 읽는다.종이 팔랑이는 소리.)

부러진 안경다리를 스카치테잎으로 고정한뒤
그것으로도 모자른거 같아 스테이플러로 고정합니다.
안경알은 깨져버렸습니다.
작년 가을에 잡은 잠자리를 표본으로 만들어 실핀으로 고정했지만
투명한 날개는 바스라져 부서집니다.
선물로 받은 장미는,색이 무척 아름다워 냉동실에 얼려두었지만.
꺼내자 부서져버렸습니다.

어쩜 이리도 모두 쓸모가 없을까요.

깨져버리고 바스라지고 부서집니다.

나는 끊임없이 재생합니다.

62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03:04:29.23 ID:Cq1BaWE+g+g
네,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시인 유동범은 이런말을 했죠.

"완고한 믿음은 수시로 망각하게 하며,
심지어는 모든 사람이 정설(定說 )로 믿는 사실조차도 심하게 왜곡하려 든다."

자,어두운 그곳에서 좁은 구멍을 통해 보고
그것이 모든것이라고,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마세요.

당신이 진실을 보았을때.
그것은 당신이 알고있던것과 전혀 반대.
거꾸로 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완고한 믿음과 신앙심으로
당신의 진실을 숭배할것인가요?

왜곡된 진실을 스카치테잎과 스테이플러로 조악하게 고정하며.

오늘.
긔묘한 라듸오.이만 마치겠습니다.

이제 불을 켜시고,구멍에서 귀를떼세요!

무슨소리가 들리나요?

(이건.표현하기 어렵지만.티비가 지직거리는듯한 소리를 내며.
이날의 방송은 끝이났다.)













679 이름:이름없음 :2010/12/18(토) 02:53:46.91 ID:+xyvfyC+p5U
(녹음테이프.1992년 6월 19일.날씨 소나기.접시위의 포크.)

(삽입_밧줄 끊는 소리.)
독일에서는 '길로틴'이라 하며,
단두대(斷頭臺)라고 번역되는 기요틴 [guillotine]은
1789년 국민의회에서 프랑스의 의사이자 정치가,파리대학 해부학 교수인
J.I.기요탱의 제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실제로는 기요탱이 만든것이 아니라,
안토닌 루이 박사가 기요탱이 제안한 생각을 발전시켜,설계한 뒤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사형기구가 루이종, 또는 루이세트로 불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론에서 기억하기 쉽다는 이유로
그의 이름을 따서 단두대를 기요틴이라 부르게 되었다고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기요탱 박사도 기요틴에서 죽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그는 1814년 5월 26일에 자연사했죠.
그러나 단두대로 많은 사람을 죽인 로베스피에르는
역설적으로 기요틴에 의해 목이 잘립니다.

기요탱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죄수들에게
최소한의 고통을 주기위해 기요틴을 고안했지만.
죄수들의 머리가 잘리고도 의식이 남아 오히려 그로데스크한 상황이 연출되었죠.


여러분은,여러분의 배려가 때론 어떤이들을 괴롭게 하지는 않나요?
당신의 말이 기요틴이 되어 다른이들의 마음을 절단하고있지는 않나요?

그럼,밧줄을 끊으며,
떨어지는 칼날처럼.긔묘한 라듸오,시작합니다.
(칼날 떨어지는 소리.)

680 이름:이름없음 :2010/12/18(토) 02:54:55.88 ID:+xyvfyC+p5U
첫번째 사연이네요.
저도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아,사연 읽죠.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물론 그 사람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 사람 집 장롱이라던가.
몇몇은 화장실 변기
개집
여행용트렁크
전자레인지
텅 빈 티비속
이삿짐박스
냉장고
세탁기

저는,그때 눈치챘어요.

비오는 날,젖은 신발을 벗었을때
그의 빨간 양말은 다 젖어있었으니까요.

681 이름:이름없음 :2010/12/18(토) 02:55:25.14 ID:+xyvfyC+p5U
두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중국집에서 배달을 하고있습니다.
지금 너무 무섭습니다.

107동 701호에서 짜장두개를 주문했습니다.
배달을 가니 어떤 젊은 여자가 껌을 씹으며 문을 열었습니다.
안에서는 남자가 상을 펴고 있었습니다.

짜장소스를 담는 그릇을 하나 안챙겨와서
한사람은 짜장이 아니라 면만 먹어야 하기때문에,다시 가지러 다녀왔습니다.
짜장소스과 사과의 표시로 군만두를 가지고 초인종을 누르자
비릿한 냄새를 풍기며 남자가 나왔습니다.

그러더니,소스 필요 없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집 안쪽에는 여자가 누워있었고.저는 기분이 이상해서 재빨리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러자 뒤쪽에서 남자가 말했습니다.





이따가 그릇찾으러 오세요.

지금,너무 무서워서 그릇찾으러 못갈거 같습니다.

682 이름:이름없음 :2010/12/18(토) 02:55:55.46 ID:+xyvfyC+p5U
네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죠.

"어떤 사람들은 참으로 불행하다.
콜럼버스는 자신이 발견한 신대륙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지 못했고,
기요탱은 자신이 발명한 기구에 자신의 이름이 붙여지는 것을 막을 수 없지 않은가."

자신의 고기에
자신의 이름이 붙는 동물들은
행복일까요 불행일까요?

기요틴에 목이 잘린 죄수의 신경처럼
끝나버렸지만 여운을 남기며.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
이만 마치도록하죠.

안녕히 계세요.









690 이름:이름없음 :2010/12/20(월) 16:58:19.95 ID:ruOKEyur03A
응? 첫번째 사연은 무슨 의미야?
나도 눈치가 없어서 모르겠어;

691 이름:이름없음 :2010/12/20(월) 21:19:11.97 ID:KjHMbnZ1DJ6
나도 첫번째사연 뭔지 모르겠어ㅠㅠ해석좀해줘누가..


693 이름:이름없음 :2010/12/21(화) 03:13:10.35 ID:jjaQQ7QB+kU
>>690-691

나열한 물건들 잘 봐봐. 시체 숨길만한 것들 아닌가?
게다가 마지막에 젖은 빨간양말은 피로 젖은거라고 생각되는데...


695 이름:이름없음 :2010/12/21(화) 15:31:46.57 ID:NF+q6WOUuqk
>>690 너무 커서 안들어가면,
잘라서 다른곳에 보관하는게 어때요?
화장실같은데서 자른다던가
화장실에서는 양말이 잘 젖는편이죠.














716 이름:이름없음 :2010/12/30(목) 01:42:17.69 ID:KxYbsKFlrYE
(녹음테이프.1992년 6월 23일.날씨 흐렸다가 갬.엎질러진 물.)

위험한 상상은 그 본질이 독약인데
맛이 고약한 줄 처음엔 거의 모르다가
약간씩 핏속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유황불처럼 타오르는거야.

그렇다고 했잖아.

오늘 긔묘한 라듸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3막 3장.
이야고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그녀가 바람을 피운다고 오해해
끝내는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하죠.


질투에 눈이 멀어서.
의처증에.

이 모든게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이죠!

여러분의 사랑이.
여러분의 자신의 목까지 조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야고의 미소로,
거짓말과 손수건을 내밀며.
긔묘한 라듸오.시작하도록 하죠.

717 이름:이름없음 :2010/12/30(목) 01:43:49.66 ID:KxYbsKFlrYE
첫번째 사연입니다.
와 꼭.노래가사 같네요.(악의섞인 웃음)


하늘을 찌를듯 높은 바벨탑
높이 올라가는 계단에
당신은 어디까지 올라가서
어떤 허름한 집에 들어가
몇살쯤이나 되는 어린 소녀가장과
당신은 당신을 옷에서 꺼내고
그들에게 얼마의 돈을주고
몇시간을 있다가
당신이 깨달은
당신의 직업은 수리공
당신의 연장을 꺼내고
가난한 소녀의 선풍기를 수리하고
소녀는 선풍기가 되고
당신은 선풍기를 해체하고 재조립하고
피복을 벗겨내고
선을 잘라내고
가방에 고스란히 담아서
바벨탑은 무너지고
당신은 어디론가.
터덜터덜 바벨탑은 무너지고.

718 이름:이름없음 :2010/12/30(목) 01:44:32.51 ID:KxYbsKFlrYE
두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저는 평범한 30대 초반의 남자입니다.

요즘,제 아내가 수상합니다.
모두가 저 혼자만을 속이고 있는것 같다고나할까요.

그녀는,옆집남자와 마주치면 다정하게 웃고
택배기사에게 수고한다 말하며 의미모를 미소를 짓습니다.
제가 회사에 일을 가 있는동안은 그녀가 일하는 꽃집에서
수많은 다른 남자손님과 사이좋게 말하며

집에와서는 아무것도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제게 저녁을 내옵니다.

이 저녁에 나프탈렌이라던가 농약이라던가
어떤 약이 있어서 제가 죽으면

그녀는 무수히 많은 다른 남자들과 웃으며
제 무덤에 꽃을 던지며

내 무덤을 비웃으며


오늘 저는 칼을 들고있습니다.
아내도 일을 하는데.

가끔씩은 제가 저녁을 해야죠.

719 이름:이름없음 :2010/12/30(목) 01:44:56.68 ID:KxYbsKFlrYE
네.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재미있으셨나요?

상상은 어떤 이미지이고.
어떤 이미지는 기억을 속여
기억의 한 부분이 됩니다.
이미지에서 비롯된 기억은 실체를 띄기 시작하고
다른 감각기관은 그에 따라 이미지를 실존시킵니다.

결국은 어떤 상상이
어떤 오해가.
그것을 사실로 만들고

우리는 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한 채
그 오해로 목을 조르게 되죠.

오늘 긔묘한 라듸오.
니콜라이 고골의 '뻬쩨부르그 이야기'의
한 문구로 끝을 맺도록 하죠.

"모든것이 기만이고 모든것이 꿈이며
모든것이 겉보기와는 다르다!'

손수건을 흔들며.
안녕히계셔요.










720 이름:이름없음 :2010/12/30(목) 01:47:58.37 ID:KxYbsKFlrYE
최근 자주 들어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테잎은 무수히 쌓여있고,서울의 눈은 계속 쌓입니다.)










748 이름:이름없음 :2011/01/04(화) 03:16:33.59 ID:840+RfGj5rE
(녹음테이프.1992년 7월 15일.날씨 찌는듯한 더위.부패한 열대어.)

연골어류인 상어는 아가미에 근육이 없어,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아가미에 물을 공급해야만
아가미의 표피가 산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어는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멈추지 않고 헤엄을 치죠.

또,상어는 물에 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인 부레가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계속 헤엄치지 않으면 상어는,가라앉습니다.

현대인의 삶과 크게 다를것 없지 않나요?

죽을때 까지 멈추지 않고,바쁘게 살아가고.
계속 사회에서 헤엄치지 않으면.
사회 밑바닥으로, 가라앉아버리는.


자 지느러미를 잘라내며.
이야기의 밑바닥으로.

조금씩 조금씩.

긔묘한 라듸오,가라앉겠습니다.

749 이름:이름없음 :2011/01/04(화) 03:21:07.67 ID:840+RfGj5rE
첫번째 사연입니다.

왜, 그런 골목있잖아요.
붉은등이 잔뜩 있고,여자들이 나와있는.

회식을 2차까지 가고 적당히 빠져 나오는데.
어째서 항상 홍등가는 먹자골목과 이어져 있을까요.
참 부끄럽지만,술에 취했는지.
아니면 고등학생쯤 되는 어린여자의 립스틱에서 풍기는
체리향에 취한건지 결국 들어가게 되었죠.

저는 방에 들어가고,절 데려온 어린여자는 화장실에 갔어요.
그런데 잠시 후 화장실에서 다른여자가 나오더군요.
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
붉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이 인상적이었고,
키는 큰데.가슴이 작은 여자였어요.
그 여자는 불을껐고,그 다음은 으레 같았지요.

다음날 아침.
저는 화장실에 갔다가 도망쳐 나오고 말았습니다.

어린여자는 욕조에서 목이잘려있었고
거울에는 붉은색으로 글씨가 써져있었어요.

"이년은 립스틱도 안가지고다녀 "

그러고 보니 체리향이 아니었어요.
그여자,입을 맞췄을때의 그 비릿한 냄새.

그 뒤로 저는 붉은 등도,붉은 립스틱도 무섭습니다.

750 이름:이름없음 :2011/01/04(화) 03:23:19.05 ID:840+RfGj5rE
두번째 사연이네요.
아 이번 사연은 유머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XX고등학교 학생이구요.
올해 고3이구요.대학입학학력고사를 앞두고 있어요.

네,XX고등학교 3학년 화이팅!

이건 제가 친구한테 들은 웃긴 얘기인데요.
친구 여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인데.
얘 동생이 말타기를 진짜 좋아한대요.
그래서 친구가 동생하고 나이차가 많이나니까
맨날 등에 태우고 다녔대요.

근데 애가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부터
말타기 하자는 말을 잘 안하더래요.
그래서 친구는 뭐 편하고 잘됐다 그러다가
어느날 여동생이 갑자기 그러더래요 말타기하자고.

그래서 친구가 알겠다고 그러니까

갑자기 눕더니 올라타라고 그러더래요.

아 진짜 그얘기듣고 우리반 애들이 다 웃었어요.
뭐 그렇게 조숙하냐고.초등학교 가더니 다 컷다고.


근데 얘기하는 친구얼굴은 어째 심각하네요.
전혀 웃지를 않아요.

751 이름:이름없음 :2011/01/04(화) 03:29:05.85 ID:840+RfGj5rE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아아,이러다 긔묘한 라듸오 19금딱지 붙는거아닌가요...(웃음)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의 그림 중
"El sueno de la razon produce monstruo"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나타난다." 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 그림에 대해 고야는 이렇게 말했죠.
"이성으로부터 버림받은 판타지가 믿기 어려운 괴물을 만들어낸다."

어쩌면 상어의 지느러미를 잘라내어
헤엄도,호흡도 하지 못한 채
바닷속에 가라앉게하는

인간의 이성을 버린 욕망이라는 판타지가
돈에 집착하는 괴물을 만들어낸건 아닐까요?

오늘은 너무 늦었네요.

이성이 잠들면,괴물이 나타나니,
가수면 상태로 쉴 새 없이 헤엄치며,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이만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셔요.









752 이름:이름없음 :2011/01/04(화) 03:32:00.79 ID:840+RfGj5rE
읽어주시고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레주입니다.
18살 아닙니다.고2는 더더욱 아닙니다.
(친목이 될것만 같아 더이상은 밝히지 않습니다.)
(추운날은 별이 더욱 잘 보입니다.)






909 이름:이름없음 :2011/02/01(화) 04:31:15.13 ID:+dtpuzeKoAw
(녹음테이프.1992년 7월 24일.덥고 습함.곰팡이들.)

어느날 아침 그레고리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때,
그는 침대속에서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변해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네.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일을하던 그레고리는,벌레로 변하자
가족들의 혐오에 가까운 무관심 속에서
방에 갇힌채 죽어갑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가족에게 얼마나의 가치를 지니고 계신지요?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일까?'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자,벌레로 변해 기능성을 상실한채.
긔묘한 라듸오.시작하겠습니다.

910 이름:이름없음 :2011/02/01(화) 04:48:57.13 ID:+dtpuzeKoAw
첫번째 사연입니다.
아,저도 추운 겨울에는
오뎅국물을 들고 길을걷고 그랬죠.

안녕하세요.저는 올해 스무살의 남자입니다.

어제 길을 걷던 중. 중학교때 헤어졌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도 그사이 키가 많이 커진탓인지,친구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친구와 저는 학원을 가고있었고.
새로생긴 포장마차분식집.
친구가 마시던 오뎅국물.
지각이라고 뛰어가던 저와
오뎅국물탓에 걸어오던 친구
뒤돌아보니 없었던 친구.

그리고 친구의 실종과
다음날 사라진 포장마차분식집.

911 이름:이름없음 :2011/02/01(화) 05:40:24.49 ID:+dtpuzeKoAw
두번째 사연입니다.

내가 그 비디오를 본건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술김에 보았던것인지.
당시의 나는 술을 많이 마셨기에ㅡ
그것은 내가 티비의 전원을 누를때부터 재생되고 있었고.
마술사들이 나와서 마술을 하는.
그런 영상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마술마다 매번 다른 마술사가 등장했고.
그 마술도구는 진짜였으며

그 마술들은 모두 실패한 마술들로 마무리지어졌다.
더러는 불에타고
쇠사슬에 묶인 채 물속에서 죽어가고
더러는 몸에 칼이꽂히고 상자틈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나는 무척이나 기분나빴고,
어떤 정신병자가 그런 마술실패영상을 가만히 촬영했는지
불쾌한 기분에 나는 티비를 끄려다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얼굴이 다른 마술사들의 이름이 모두 같았다는 것이다.

내 이름과.

913 이름:이름없음 :2011/02/01(화) 06:57:22.66 ID:+dtpuzeKoAw
우리 모두는 언제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있지만
외로움으로 죽어 간다.

알베르트 슈바이처의 명언이죠.

카프카의 '변신'에서의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 또한 가족들에게 외면당해 죽어갔죠.
그가 버림받았던것은
그가 벌레가 되었기때문이 아닙니다.
그의 돈을 벌어오는 기능을 상실했기에
가족들에게 외면을 당하죠.

어쩌면,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했어도
계속 돈을 벌어올수만 있었다면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났을지도 모르겠네요.

불안한 꿈에서 깨어나면,
침대속에는 벌레가 누워있습니다.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 이만 마치겠습니다.

In pace requiescat.






914 이름:이름없음 :2011/02/01(화) 07:00:52.08 ID:+dtpuzeKoAw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갱신을 못했었네요.





942 이름:이름없음 :2011/02/12(토) 23:48:34.89 ID:KzdqhWX+ZI2
(녹음테이프.1992년 7월 25일. 햇빛이 강함. 바싹 마른 잎사귀.)

무관심 때문에 인간은 실제로 죽기 전에 죽어버린다.
프랑스의 유명한 격언입니다.

실제로도,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나 미움 따위가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하죠.
문명의 발달로 나태해져감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와 서로에 대한 관심을 점점 줄여가고
결국엔 그것이 관심병환자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여러분은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고있는지?
어쩌면 주변에 관심에 목말라 죽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죠.

아이러니하게도, 애정결핍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의 원인이 됩니다.
조명을 받고싶어하는 사이코패스, 언제나 저 뒤편에 밀려나 있던 자살한 여중생, 우울증에 걸려 한밤중 집안을 배회하는 중년.

애정결핍인지 아닌지 애매하지게.
긔묘한 라듸오. 시작하겠습니다.

943 이름:이름없음 :2011/02/13(일) 00:00:48.64 ID:Q2VSnD+vMno

첫 번째 사연입니다.
이걸 보니 갑자기 열린 방문이 신경 쓰이게 되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중학교에 올라갑니다.

저희 부모님은 다들 그러시겠지만 맞벌이세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일어나시기도 전 먼저나가시고, 어머니는 종종 제 오빠와 같이 나갑니다.
보통은 제가 엄마와 오빠보다 먼저 학교로 가지만 어제는 제가 늦게까지 게임을 한 탓인지 평상시보다 더 늦게 일어나게 됐어요.

아무튼 전 집에 홀로 남아 제 방에서 가방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들리던 인기척소리. 원래 집 안에 혼자남아있으면 괜스레 그러는 거라고 저를 타일렀지만,
그 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정말로 사실처럼 들리게 되고.
그 걸어 다니는 소리는 마치 절 공포에 미치도록 만들겠다는 듯
당장이라도 방문을 열어젖힐 것처럼 앞까지 왔다가 다시 거실로 그러다가 부엌 쪽으로 마침내는 베란다로.
전 걷잡을 수도 없이 무서워졌지만 베란다와 제 방이 연결되어있어서 창문으로 슬쩍 넘겨봤지만
보이는 건 산처럼 많은 빨래더미를 지탱하고 있는 낡아빠진 건조대.
역시 제 착각이라고 안심한 저는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다급하게 들려오던 그 소리.
방문너머로 더없이 희미하게 들려오던 마치 환청 같았던 소리가 아닌,
너무도 뚜렷한…….(삽입_발걸음 소리)

전 신발을 대충 발에 끼워 넣고 곧장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946 이름:이름없음 :2011/02/13(일) 10:25:00.53 ID:Q2VSnD+vMno

다음 사연이네요.
오늘은 사연들이 하나같이 뭔가 위험해 보이는걸요.(왁자지껄하게 웃는 소리)

이번엔 그냥 기록장같네요...... 사연 오른쪽에 그려진 장롱은 열려져 있군요.

반갑습니다, 저는 알고있어요. 저희 집의 비밀을.
비밀이라고 하니까 뭔가 거창해 보이지 않나요? 사실 이건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에요.

언제나 닫히지 않는 장롱의 문.
밤만 되면 끊이지 않는 시선.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숨소리, 숨소리, 숨소리.
늘 변하는 옷들의 위치.

전 알고있어요. 제가 자는 척, 조용히 있으면 계속 조금씩, 조금씩 벌려지는 장롱 문의 틈새. 사연을 보내고 있는 지금도 그 틈새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요.
그렇게 조금씩끊이지않고언제나한결같이매일만약열리게된다면그건아마도상상할수없는(두 번의 노이즈)

오늘, 그 틈새는 드디어 제가 원하는 만큼 커지게 됬습니다. 이제 오늘이에요.
이젠 걷잡을 수 없이 떨려서 흥분을 주체하지 못할 지경이네요.

전 준비를 끝냈습니다. 행운을 빌어주세요.

949 이름:이름없음 :2011/02/13(일) 11:43:12.05 ID:Q2VSnD+vMno

마지막 사연입니다.
으음, 모쪼록 주변에 해를 끼치는 행동은 삼가야겠죠.

혹시 저만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가끔씩 괜스레 창밖을 내다보지 않나요?
전 시간이 날때마다 창밖을 바라봅니다. 제가 사는 곳은 아파트라서 내다보면 언제나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거든요.

특히 아이들이 놀고있을때, 왠지모를 충동에 휩쓸려 전 와악, 비명을 지르곤 했습니다. 놀란 아이들이 이리저리 돌아보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그날도 전 글이 잘 써지지 않자 스트레스라도 해소할겸 창밖을 내다봤어요.
밖은 이미 어두워졌었고. 전 답답한 마음에 아래도 보지않고 고함을 질러댔습니다.

그리고 순간 아래를 바라본 전, 그 눈과 마주치게 됬어요.

소름끼치는 그 눈. 그 눈. 그 눈. 그 눈. 그 눈.

그 뒤로 전 고함을 질러대거나, 창밖을 바라보는 버릇을 고쳤습니다.

축하해주세요.

950 이름:이름없음 :2011/02/13(일) 11:50:50.40 ID:UxzD6+1VWk+
>>949 대체 어떤 눈을 마주친 걸까...
떨어지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기라도 한건가...!!
오늘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긔묘한 라듸오, 잘봤어~

951 이름:이름없음 :2011/02/13(일) 12:08:39.57 ID:Q2VSnD+vMno
(창문 여는 소리)
그런가요, 가끔씩 창밖을 내다봤을때 우리는 가끔 놀라운 것들을 보게 되지요.
혹시 '슬픈거짓말쟁이' 라는 글을 읽어보신적 있나요?

남들의 관심을 끌고싶은 거짓말쟁이, 들킬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있으면서도
끝내는 양치기소년처럼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않자 메말라 죽어버리는.
슬픈 거짓말쟁이.

누군가 알아채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그러면 어떤결과가 자신에게 닥쳐올지
알고있는 거짓말쟁이는, 알쏭달쏭한 힌트를 주며 저멀리 도망쳐버립니다.
속는 사람들이 재밌으면서도 위태위태하며
종내는 진실을 말하고, 누구도 알아볼 수 없게 숨어버리는 슬픈 거짓말쟁이.

거짓말또한 애정결핍이란 뿌리에서 돋아난 가지라는 걸 알고있나요.
하지만 괜찮겠죠,
스스로가 자괴감에 몸부리치는 거짓말쟁이는 부끄러움으로 두 번 다시 거짓말을
하지 않을테니. 이건 저만의 경우인가요?(억양없는 웃음소리)

알아챌 수 있도록 복선을 깔아놓았으니 감이 좋은 누군가는 알아채겠죠.
어쩌면 이미 알아챘을지도.
오늘의 긔묘한 라듸오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954 이름:이름없음 :2011/02/13(일) 17:41:52.42 ID:Q2VSnD+vMno
사실을 말하기가 아주 꺼려지는 때가 있어요,
치졸하고 비겁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해야할까요.
결국 알아채줄 때까지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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