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괴담 ‘거미’

1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19(수) 17:58:37.80 ID:Rlg24UhUsoU
오늘 목욕을 했습니다.
욕조 물이 잘 빠지지 않아 마개를 끼우는 부분인 하수구를 잘 보니 내 머리카락이 잔뜩 끼어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뽑아서 버렸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뽑아서 하얀 수건 사이에 끼워두었습니다.

평소 이 시간에는 할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일이 없네요.
수건을 펴 보니 머리카락의 물기가 다 말라있습니다.

난 지금 머리카락을 세고 있어요.
딱 30개까지 셌습니다.
셀 머리카락은 아직도 많습니다.

4 이름:이름없음 :2011/01/19(수) 18:12:45.95 ID:TjHeXlcvw2o
근데 난 왜 이 스레드 이름이 거미인지 궁금해
나중에 더 보다보면 답이 나올까????

5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19(수) 18:16:44.35 ID:Rlg24UhUsoU
손가락으로 엉킨 머리카락을 푸는 것 보다는 핀셋으로 집으면서 세는 게 더 편하네요.
이제 아까 센 것까지 합하면 120개를 셌어요.

6 이름:이름없음 :2011/01/19(수) 18:17:19.80 ID:Rlg24UhUsoU
>>4 ㅇㅇ

7 이름:이름없음 :2011/01/19(수) 18:17:56.21 ID:TjHeXlcvw2o
>>5 나 >>4 인데 그런걸 세는 >>5 가 왠지 대단해보여..
대개 그런것들은 갖다 버리잖아???

9 이름:이름없음 :2011/01/19(수) 18:20:26.13 ID:Rlg24UhUsoU
이 스레 본 내용은 이름없음 옆에 ◆CTvfH6yGVx/Y가 붙은 레스입니다.
이 외의 레스는 본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1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19(수) 18:24:39.53 ID:Rlg24UhUsoU
드디어 다 셌어요. 정확히 182개입니다.
중간에 세다가 끊어진 걸 잇는다고 치면 170개쯤 되지 않을까 하네요.
머리카락을 수건 위에 일렬로 정리해 놓으니 보기 좋네요.
이제 할 게 없어요.

내 머리카락은 욕조 하수구에만 있는 게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장실 바닥 배수구에도 끼어있지 않을까 싶어서 갔다왔더니 역시 있었어요.
끊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꺼내보니 너무 더러워서 아까 머리를 감을 때 처럼 머리카락 뭉치도 샴푸로 잘 씻었습니다.
마르면 이것도 셀 거에요.

기다리기 심심해서 머리를 빗었어요.
그러고 보니 이 빗에도 내 머리카락이 잔뜩 붙어있네요.
하나하나 빼서 세야겠어요.

이 작업은 오늘 한 일 중에서 제일 즐겁네요.
며칠 전에 예전 빗을 버리고 새 빗을 쓴 거라 머리카락이 몇개 끼어있지 않다는 게 섭섭하긴 합니다만.
이제까지 17개밖에 못 셌네요. 분발해야겠습니다.

다 셌어요!
빗에 끼어있던 머리카락은 총 93개였어요.
그러고보니 아까 머리를 빗고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안 주웠다는게 떠올랐어요.
이제부터는 그걸 주워서 셀까 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은 14개였어요.
아까 씻어 말리던 머리카락은 아직 마르지 않아서 드라이기로 살살 말렸어요.
이제 이 머리카락을 셀 차례네요.

화장실 하수구의 머리카락들은 426개였어요.
오랜만에 뭔가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배고프니까 밥을 먹을까요.

오늘은 간단하게 라면으로 때웠습니다.
설거지 하고 올께요.

설거지를 끝내고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있어요.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일정한 길이가 되도록 머리카락 여러개를 묶어 쭉 걸어놓기로 했어요.
먼저 자요.

드디어 머리카락을 다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무언가에 집중한 건 오랜만이네요.
시간이 좀 이르지만 나도 자도록 하겠습니다.

악몽을 꾸었습니다.
떠올리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정말 나빠집니다.
빨리 잠을 다시 청하고 싶습니다. 수면제를 먹고 잔다면 아까와 같은 꿈은 꾸지 않을 껍니다.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도, 그 전날도 수면제를 먹고 자면 꿈을 꾸지 않았으니까, 분명히 오늘도 마찬가지일겁니다.

24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19(수) 21:29:58.02 ID:Rlg24UhUsoU
수면제를 먹었어요.
아까와는 다르게 정말 이길 수 없는 졸음이 옵니다.
다시 자도록 하겠습니다.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벽 한쪽에 일렬로 걸어놓은 머리카락을 볼 때마다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이어놓기 전에는 715가닥이었지만, 더 길고 보기좋게 하기 위해 두세개씩 묶어 이었더니 이제는 정확히 286가닥의 머리카락입니다.
일정한 길이로 머리카락이 쭉 정리되어 있으니 꼭 발 같네요.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예전의 그 일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역시나 그때 본 키 큰 경찰입니다.
하지만 그는 사건에 대한 게 아니라 병원 치료는 받은 건가,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그런 걸 물었습니다.
병원 치료도 잘 받았고 좋은 친구도 사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게 사과가 담긴 봉지룰 주고 돌아갔습니다.
오늘 간식은 사과네요.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예전의 그 일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역시나 그때 본 키 큰 경찰입니다.
하지만 그는 사건에 대한 게 아니라 병원 치료는 받은 건가,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그런 걸 물었습니다.
병원 치료도 잘 받았고 좋은 친구도 사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게 사과가 담긴 봉지룰 주고 돌아갔습니다.
오늘 간식은 사과네요.

간식으로 한두개 먹으려고 했었는데 3개나 먹었습니다. 이제 5개 남았네요.
이만큼이나 먹으면 간식이 아니라 아침이네요.
할 일이 없네요. 장이나 보러 갈까 했는데, 아직 10시가 안 지나서 요 앞 큰 마트는 문을 안 열었을 것 같네요.

마트에 갔다오겠습니다.

라면이랑 과자랑 음료수를 잔뜩 사 왔어요.
오늘 점심거리랑 저녁거리도 사 왔습니다.
이제 통장잔고는 732,150이 되었습니다. 괜찮을까 모르겠네요.
이제 돈이 들어올 일이 없으니까 걱정됩니다.

31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0:54:06.72 ID:ZMJWGF+kWlw
할 일이 없습니다.
머리카락을 세고 싶어져서 머리카락을 몇개 뽑았더니 아프네요.
이걸로 머리카락은 정확히 300가닥이 되었지만 심심함은 가시질 않습니다.
적당히 장식이라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 괜찮을 겁니다.

39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1:00:35.34 ID:ZMJWGF+kWlw
하루나 걸렸네요.
머리카락을 걸기 위해 방 전체에 못질을 해야 해서 힘들었습니다.
이리저리 머리카락을 이어 그물처럼 만들었습니다.
빽빽하지 않아서 별로 예쁘지는 않지만 이전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마치 거미줄을 치는 작업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못 잤던 잠을 보충해야하니까 자겠습니다.
악몽을 꿀 지도 모르니 피곤하긴 하지만 어쨌든 수면제는 먹고 자겠습니다.

44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1:39:07.36 ID:ZMJWGF+kWlw
방금 일어났습니다. 배가 고픕니다.
어제 사와서 먹기로 한 음식을 까먹고 있었네요.
냉장고에 넣어 놓아서 상하지 않았으니 어서 먹어야겠어요.

후식으로 사과를 먹었습니다. 이제 4개 남았습니다.
머리카락으로 만든 장식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부족해요.
머리카락을 더 뽑을게 아니라 머리를 감으면서 빠진 머리카락을 추가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목욕하고 오겠습니다.

46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2:22:57.05 ID:ZMJWGF+kWlw
목욕을 했더니 상쾌합니다.
머리와 몸도 말렸고, 옷도 입었으니 이제 머리카락을 세도록 할까요.
제 머리카락을 말리며 떨어진 게 32개입니다. 이 머리카락도 잘 걸어 놓았습니다.
머리를 감으면서 빠진 머리카락을 어서 말려야겠습니다. 그래야 셀 수 있으니까요.

오늘 목욕으로 빠진 머리카락은 194개입니다.
많아요. 정말 많네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머리카락을 방 곳곳에 더 걸어놓기로 했습니다.

나는 머리카락으로 거미줄을 칩니다.
이제 나는 거미가 되는 걸까요?
거미줄로 둘러싸인 방은 예전보다 아늑합니다.
하지만 머리카락 한 올은 거미줄처럼 연약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끊어져버릴거에요.
좀 더 거미줄을 쳐야 합니다.

이제 나는 거미입니다.


52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3:03:42.78 ID:ZMJWGF+kWlw
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른 거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55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3:20:09.70 ID:ZMJWGF+kWlw
작은 거미를 데려왔어요.
귀엽지 않나요?
하지만 제 거미줄이 쳐진 방은 싫어하네요. 역시 자기 구역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인 것 같습니다.

57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3:32:09.96 ID:ZMJWGF+kWlw
작은 거미가 죽었습니다.
순식간이었어요. 거미줄을 뽑다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단 거미줄을 다 치고 나서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해야겠습니다.
지금은 긴 거미줄이 나를 부르고 있어요. 어서 장식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일이 먼저입니다.

내 거미줄은 더욱 아름다워졌습니다.
이제 작은 거미를 어떻게 해야 할 지가 문제입니다.

예전에, 아주 예전에.
거미는 동족도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거미줄에만 걸린다면, 어떤 곤충이든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나도 먹어 없애면 되지 않을까요?

63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4:36:16.34 ID:ZMJWGF+kWlw
의외로 맛있습니다.


67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4:41:21.17 ID:tzLpHwjAL6I
작은거미는 먹은거냐?

7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4:44:07.33 ID:ZMJWGF+kWlw
후식으로 사과를 먹었습니다.
이제 남은 사과는 2개.
작은 거미도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며칠전에 말한 그 경찰이 또 왔습니다.
또 사과를 주고 돌아갔습니다.
이제 사과는 10개입니다.

73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4:47:39.25 ID:tzLpHwjAL6I
작은거미는 몇마리 잡아왔지?

74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4:51:13.24 ID:ZMJWGF+kWlw
작은 거미는 나보다 작습니다.
하지만 한번에 먹기에는 큽니다.
작은 거미를 먹고 남은 잔해가 흉물스러워서, 조각조각 잘라 아주 조금씩 변기로 흘려보냈습니다.

내 거미줄은 더 아름다워져야 합니다.
그러니까 도와줄 거미를 찾아오겠습니다.

8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4:58:39.70 ID:ZMJWGF+kWlw
작은 거미 두 마리를 데려왔습니다.
이번엔 제가 쳐 놓은 거미줄을 보여주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주었더니 좋아했습니다.

이젠 성급하게 하지 않습니다.
아주 천천히 작은 거미에게서 거미줄을 조금씩 채집합니다.
그리고 몰래 내 거미줄이 쳐진 곳으로 가 작은 거미의 거미줄을 겁니다.
다행히도 작은 거미들은 거미줄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싫어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85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07:24.60 ID:ZMJWGF+kWlw
이제 못 참아.

86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08:38.89 ID:ZMJWGF+kWlw
작은 거미들을 죽였습니다.
이제 거미줄을 다 뽑아서 거는 일만 남았습니다.

87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10:08.67 ID:ZMJWGF+kWlw
누군가가 벨을 눌렀습니다.

88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14:49.78 ID:ZMJWGF+kWlw
경찰이었습니다.
내 안부를 물으러 온 모양입니다. 사과는 들고 오지 않았습니다.
요즘 여자아이를 납치하는 괴한이 있다고 합니다. 벌써 3명이나 사라졌다네요.
전화가 걸려오지 않는 걸로 봐서 돈을 노리는 납치가 아니라 소아 성추행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내게 조심하라고 당부해 준 후 돌아갔습니다.

잠깐 일은 쉬고 간식이나 먹을까요?
오늘 간식은 사과입니다. 10개나 되니까 빨리 먹지 않으면 상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지금은 간단하게 하나만 먹도록 하죠. 이걸 다 먹고 일을 끝내고 나면 식사를 해야 하니까요.

94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26:14.04 ID:ZMJWGF+kWlw
이제 간식시간이 끝났으니까 일을 해야겠습니다.
일이 끝나고 나면 작은 거미들을 잘 정리해서 먹고 싶지 않은 부분은 적당히 변기에 흘려보내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자, 그럼 시작하죠.

95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5:27:43.82 ID:a4Yoa42KEbM
뭐야..... 혹시 그 작은거미들이 여자애들????


99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33:47.08 ID:ZMJWGF+kWlw
모든 일이 끝났습니다.
식사를 한 다음 좀 쉬어야겠습니다. 오늘 메뉴는 거미 튀김입니다.

오늘 한 튀김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다만 온 집안에 기름 냄새와 거미의 체액 냄새가 나서 잠시 창문을 열어두어야 했습니다.

107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46:39.48 ID:ZMJWGF+kWlw
작은 거미들도 다 먹었고, 전에 사 놓은 것들도 거의 다 먹어갑니다.
사과는 중간중간 먹다보니 4개 남았습니다.
식비도 아낄 겸, 며칠동안 쉬었던 거미줄 치기도 재개할 겸 거미를 데리러 다녀오겠습니다.

이번엔 귀여운 아가씨 거미입니다.
거미줄이 정말 예쁜 거미라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작은 거미와는 다르게 울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주었지만 훌쩍이며 울기만 하고 먹을 생각도 안 합니다.

112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5:58:50.20 ID:ZMJWGF+kWlw
결국 짜증이 나서 아가씨 거미를 죽여버렸습니다.
아무리 달래도 우는 걸 멈추지 않아서 너무 시끄러웠거든요.
아가씨 거미는 거미줄이 참 많고 깁니다. 거미줄을 거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먹을 수 없는 딱딱한 부분은 아주 조금씩 변기에 흘려보내고,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행복해졌습니다.

116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6:16:15.16 ID:ZMJWGF+kWlw
그 경찰이 또 왔습니다.
안부인사를 하고, 나쁜 일은 없었는지 묻길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심각한 얼굴로 이번엔 여대생 한 명이 납치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내게 또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사과를 주었습니다.
이제 사과는 12개입니다.

118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6:42:39.27 ID:ZMJWGF+kWlw
그 사건 때 날 도와주었던 경비원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내게 무슨일이 일어나진 않았는지 물어보시길래, 없었다고 했습니다.
무언가 다른 걸 말씀하시려다 그냥 돌아가버리셨습니다.

119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7:03:10.43 ID:ZMJWGF+kWlw
또 누가 벨을 눌렀습니다.
오늘따라 손님이 많네요.

12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7:04:54.62 ID:ZMJWGF+kWlw
꿈에, 악몽에 나왔던 그 남자입니다.

121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7:05:30.08 ID:ZMJWGF+kWlw
뭘 하려는거야?

그만둬

싫어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130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7:30:32.31 ID:yLCyOOc9kBc
거미줄을 불지른다거나. 혹은 그남자를 죽여서 또 거미줄을 널어놓는건가

133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7:46:52.06 ID:Xwr5ynVP5qM
작은거미는 여자아이들 아가씨거미는 역시 여대생이구나.
이전이야기가 궁금한걸.

135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8:12:01.28 ID:gQKHrezstd6
내 머리로는 이해할수없는스레인가보군
사람을 거미로 취급하는건가?

137 이름:이름없음 ◆1gJnlUFXdg :2011/01/20(목) 18:28:53.98 ID:ZMJWGF+kWlw
나는 성폭행혐의로 구금되어있었다.
탈옥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성공했고, 나는 지금 나를 최초로 신고한 여자의 집 앞에 서 있다.

만약 탈옥한 게 내가 아니라 다른 놈이었다면 탈옥하자마자 괜히 또 잡혀들어갈까봐 멀리 도망치려하겠지.
하지만 나는 다르다. 혹시 도망치더라도 나를 신고한 이 여자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이유를 굳이 하나 더 붙이자면 그녀는 내가 이제까지 강간해왔던 이들 중에서 제일 매력적이었다.
그러니 한 번 더 맛보고싶다.

139 이름:이름없음 ◆1gJnlUFXdg :2011/01/20(목) 18:35:14.98 ID:ZMJWGF+kWlw
그런 생각으로 그녀의 집에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집안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그 여자가 갑작스레 뒤에서 나타나 여자아이 하나를 안고 나보다 앞서 엘레베이터를 탔다.
나를 알아보았다면 비명을 지르거나 112에 신고를 했을 텐데, 그녀는 전혀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데리고 온 아이의 반응만을 살피고 있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날 무시했다.

그런 반응을 참을수가 없었다.
게다가 저 여자는 이제 딸도 없다. 그녀를 강간할 때 딸을 담보로 협박해서 반항하지 못하게 했었으니까.
그 이후 내 손으로 죽이기까지 했고, 여자가 안고 있던 아이는 내가 죽인 아이와 전혀 다른 아이였다.
즉 이 여자는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납치해 데려간 것이다.
나도 범죄자인 주제에 그녀를 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가 그 아이를 데리고 무슨 짓을 할 지가 궁금했다.
어쨌든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그 여자가 데려간 아이는 다시 그 집에서 나오지 못했다.

142 이름:이름없음 ◆1gJnlUFXdg :2011/01/20(목) 18:43:38.88 ID:ZMJWGF+kWlw
아무래도 탈옥 후 가지고 놀 것이 필요했었는데, 그래서 하교하던 여자애 둘을 납치했었다.
그 여자때문에 까맣에 잊고 있던 그 둘을 떠올리자마자,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디어를 실행했다.
나를 체포했던 경찰이 자꾸 그 여자의 주위를 두리번거려서 성가셨지만 나름대로 목표는 달성했다.

내 계획대로 그 여자는 여자애들을 데려갔고,
그 애들은 거기서 다신 나오지 않았다.
이 아이디어는 꽤나 괜찮았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만족감.
그 여자를 나와 같은 범죄자로 만들어간다는 쾌감 같은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다음에는 근처 술집에서 과음을 해 쓰러진 여자를 발견해 그녀에게 데려다주었다.
역시나 그녀는 술 취한 여자를 데려갔다.

145 이름:이름없음 ◆1gJnlUFXdg :2011/01/20(목) 18:52:57.25 ID:ZMJWGF+kWlw
그 경찰은 한번 들렀다 하면 그 직후에는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러 경찰이 왔었던 때의 직후를 노려 벨을 눌렀다.
문을 열어준 걸 보니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혹시 알아보면 문을 따고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다행히 일은 쉽게 풀리는 듯 했다.
그녀는 나를 보며 웃으며 물었다. "누구세요?"
그 대답은 딱히 필요 없었다. 그녀는 내가 밀쳐 넘어뜨리자마자 내가 기억났는지 패닉에 빠진 표정으로 알 수 없는 신음만을 내뱉고 있었다.

146 이름:이름없음 ◆1gJnlUFXdg :2011/01/20(목) 18:56:14.44 ID:ZMJWGF+kWlw
그리고 일은 끝났다. 이 여자가 뭘 했는지 궁금해진 나는 바닥에 누워 울고 있는 그녀를 버려두고 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열어본 방은 안방이었다.
그리고 안방에는 누구의 머리카락인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은 머리카락이 방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팽팽하게 묶여 있었다.
설마,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 여자는 다른 여자의 머리카락을 수집해놓았던 것이다.

147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8:57:40.35 ID:ZMJWGF+kWlw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늘 꿈에 나타나 나를 괴롭혔던 남자가, 드디어 나의 거미줄에 걸렸습니다.

148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9:01:55.00 ID:ZMJWGF+kWlw
이 남자가 꿈에 나타난 이유는 뭔지 모르겠지만, 어서 죽여야 합니다.
아까 내게 한 짓을 꿈에서도 똑같이 반복합니다.
나는 매일 밤 그에게 잡아먹힙니다. 수면제는 그걸 잊게 해주는 마법의 약일 뿐입니다.
예전에, 아주 예전에.
거미는 동족도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거미줄에만 걸린다면, 어떤 곤충이든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나도 그를 먹어 없애면 될 겁니다.

149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9:15:23.44 ID:ZMJWGF+kWlw
어떤 거미보다도 맛있었습니다.

15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9:17:34.62 ID:ZMJWGF+kWlw
거미줄이 좀 짧은 이상한 거미였습니다만 맛은 무척 좋았습니다.
딱딱한 부분은 못 먹었지만 부드러운 부분은 남김없이 먹어치웠습니다.
오늘의 후식도 사과입니다.

151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0(목) 19:21:29.88 ID:ZMJWGF+kWlw
누군가가 벨을 눌러, 나가보니 거미가 한 마리 서 있습니다.
굉장히 표정이 안 좋아보입니다.
내게 가끔 사과를 주러 찾아오던 경찰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침통한 표정입니다.
거미는 무언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할 말이 있다면 들어와서 하라고 했더니 선뜻 들어옵니다.

153 이름:이름없음 ◆kxFlpVQdVbXK :2011/01/20(목) 19:28:26.13 ID:ZMJWGF+kWlw
나는 당신을 좋아했습니다. 괴한에게 나쁜 일을 당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충격을 받았다는 말을 들어서, 당신이 무척 안쓰러웠어요.
하지만 이런 일에 제 사적인 감정을 개입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당신을 살인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

끝.

155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9:37:07.40 ID:NBgZkj1xAy2
경찰이 혼자서 왔는데 끝이 흐리게 난걸 보니 그녀는 인정하고 순순히 체포 당했을지도 그를 잡아먹었을지도 모르는 일이군요

156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9:39:37.28 ID:ZMJWGF+kWlw
>>155 본인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

157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19:47:29.08 ID:0HWh0PrTnfg
끝인건 좋은데 뭔가 이상하게 뒤끝이 찝찝한 느낌의 끝이네
괜시리 뒤를 돌아봤다<<

158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20:28:42.79 ID:ZMJWGF+kWlw
혹시 이 스레를 읽었다면 감상평을 남겨주세요.
고퀄스레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열심히 썼습니다 ^^;

160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20:36:23.24 ID:lrIpD6iRRLc
방금 스레를 다 읽었는데, 끝부분을 흐릿하게 남겨둔게 마음에 든다. 도중에 여자나 경찰 외의 누군가가 개입해서 이 일은 이러이러하게 되었다, 하고 마무리 짓지 않은 게 좋았어. 나는 여자가 순순히 체포당한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
다음에도 스레 세워주길 바라:)

161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20:40:55.95 ID:ZMJWGF+kWlw
>>157,>>159,>>160
감사합니다:)
나중에 소재가 또 떠오르면 스레 세울 것 같음 ㅎㅎ

162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20:43:55.14 ID:TIw13a2pECg
잘봤어 스레주
흥미진진했어
다음에도 다른 스레 세워줘!

163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21:38:25.73 ID:ZMJWGF+kWlw
>>162 고마워! ^p^ ㅎ

164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21:43:42.22 ID:SH679EfyAT6
으으..스레주 이것도 정리해서 블로그에넣을게 헤...헤헤
힘들닼 흨흨

165 이름:이름없음 :2011/01/20(목) 21:50:00.01 ID:ZMJWGF+kWlw
>>164 ㅋㅋㅋㅋㅋㅋㅋㅋ
힘내 ㅋㅋㅋㅋㅋㅋㅋ

168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01:21:55.08 ID:xDOrKEFiG5I
흥미진진했어.. 보는내내 스릴이 넘쳤다고나 할까..
잘봤어! 블로그에 올려도 되나?

169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08:30:01.91 ID:sHafAAtNy2s
>>168
돼 :)

170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4:55:49.65 ID:VyOyShebFdA
스레주 정말 잘 썼다!
처음에 제목이 거미라고 되어있고 내용이 순 머리카락 내용이라서
이건 뭔가하고 계속 읽어보니까 흥미진진하더라
쓰느라 수고했어!

171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5:10:13.30 ID:m-3JsVyD9M+Jo
재미있었다!

172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6:41:00.63 ID:okWAM+H3FJc
재미있게 봤어 스레주!!

173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6:43:41.44 ID:sHafAAtNy2s
>>170-172 재미있게 읽어줘서 고마워 :)
쓸데없는 얘기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 알려주자면 경찰은 과수원(사과농장) 집 아들 ^p^ㅋ

174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7:28:48.45 ID:m-PTK76iWkWmM
우와 나이거 카페에퍼가도돼?
출처 확실히 밝힐게

175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7:56:00.46 ID:KoVXXx2GB5c
재미있게 읽었어!! 잘봤어 스레주

176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8:03:38.92 ID:sHafAAtNy2s
>>174-175 읽어줘서 고마워 :)
이 스레 퍼갈때는 출처(주소)확실히 밝히고 자기가 썼다고만 하지 않으면 돼.

177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9:04:01.64 ID:sHafAAtNy2s
거미 후속 스레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야.
이 스레에 계속 이어쓰는게 나을까, 아니면 새 스레를 세울까?
참고로 새 스레를 세운다면 제목은 바꾸고싶어.
근데 이렇게 물어봐놓고 안 쓸수도 있어 ㅎㅎㅎㅎ;

178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9:39:32.00 ID:+DFhRdOOo92
>>177 이어쓰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ㅎㅎ

179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19:59:02.84 ID:y3m7vXM05zs
와 재밌어요!!! 진짜 재밌당ㅋㅋㅋㅋ

180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20:21:00.33 ID:AOAUR+hpbAs
이거 정말 멋지다! 재미있게 읽었어!
다음에 또 이런스레 부탁해!!

181 이름:이름없음 ◆09pT42.4B6 :2011/01/21(금) 20:22:37.70 ID:eUKTZyUSVDs
와 ㄷㄷㄷ

182 이름:이름없음 :2011/01/21(금) 22:49:28.02 ID:PTK76iWkWmM
스레주 대단해! 잘 봤어. 이거 메모장에 백업시켜놓고 개인소장하고픈데 괜찮겠지..

183 이름:이름없음 :2011/01/22(토) 00:47:43.10 ID:xz+VerU+eq2
우와 이거 내취향인걸?
이거 블로그에 올려도될까?
출처는 당연히 밝히고!
그리고 이어서쓰는거했음좋겠어!
그때 그거미녀입니다라고 밝히면좋 아 거미녀라니이상한걸ㅎ

188 이름:이름없음 :2011/01/22(토) 12:07:18.12 ID:N4Xn5h9Txv6
읽어준 스레더들 모두 고마워
그런데 후속스레가 있더라도 그건 좀 나중얘기고, 안 쓸지도 몰라
그리고 여자가 경찰을 처리했는지 아니면 순순히 체포되었는지에 대한건 언급하지 않을 것 같아

189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02:26.66 ID:N4Xn5h9Txv6

드디어 고등학교와는 이별하게 되는 순간이다.
오늘, 졸업식만 잘 끝나면 이제 이 곳과는 더 이상 볼 일도 없다.

그러니까 그 어떤 수모도 견딜 수 있다.

196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11:35.31 ID:N4Xn5h9Txv6
밀가루와 계란으로 범벅된 몸을 이끌고 겨우 집에 도착했다.
어차피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쁘고 슬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집 문앞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어째서인지 흰 것을 잔뜩 뒤집어쓴 여학생이 울먹이며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밀가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처롭고 어두운 표정 그대로 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200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16:36.92 ID:N4Xn5h9Txv6
당신은 누구지?

201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2(토) 20:18:18.64 ID:N4Xn5h9Txv6
역시 내가 제대로 찾아왔군요.
나의 딸은, 내게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왔습니다.
그렇다면 대답해주어야하겠지요.
네 엄마란다, 하고요.

203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2(토) 20:22:31.86 ID:N4Xn5h9Txv6
어째서인지 딸에게 맞았습니다.
딸은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버려두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평범한 거미처럼 살아온 딸은 다른 개체와는 다른 내가 싫은 것일까요?

204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26:12.27 ID:N4Xn5h9Txv6
그녀는 아름다웠다. 이 사람이 40세도 훨씬 넘은 사람이라는게 믿기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 이 사람은 나이를 많이 쳐 봐야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랬기 때문에 오히려 신빙성이 있었다.
사람을 먹은 여자, 나의 어머니라는 게.

205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33:55.94 ID:N4Xn5h9Txv6
마치 귀신과 같은 사람이다.
내가 처음으로 본 어머니의 사진과 어쩌면 그렇게 바뀐 것이 하나도 없을 수가 있는 걸까?
게다가 사진과는 다른 귀기가 서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무섭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런 것 보다는 이제까지 내 인생을 망쳐온 원인 중 하나가 내 눈앞에 나타났고, 그 대상에 대한 분노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206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37:39.56 ID:N4Xn5h9Txv6
뺨을 맞아도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왜 맞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자신의 뺨에 묻은 밀가루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더 이상 그 뻔뻔한 얼굴을 보고싶지 않아 열쇠로 문을 여니 그 문을 잡고 같이 따라들어오기까지 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자라오던 그 긴 시간동안 그 소름끼치는 정신상태는 바뀐 것이 없는 것일까?

딸은 내가 반갑지 않은 걸까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내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밀가루 투성이인 딸과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조금 웃긴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딸이 씻으러 들어가있는 동안, 나는 딸의 집 어딘가에 있을 과도를 찾기 위해 집의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208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52:27.91 ID:N4Xn5h9Txv6
샤워를 하면서 계속 생각했다.
몇년이나 된 인터넷 신문기사를 찾아다니며 그 사건 때의 일을 알아보려던 시절의 일을…….
그 때 읽었던 기사들은 하나같이 같았다. 나를 세뇌할 듯 반복되는 기사내용에 결국 그 일을 그만뒀었다.
그 생각까지 가고 나서, 그제야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 엄마라는 저 여자는 대체 지금 왜 내게 찾아온 것일까?
되도않는 모성애라는 건가? 나와 살고싶다는 건가?

209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0:59:52.32 ID:N4Xn5h9Txv6
목욕을 끝내고 나가보니 그녀는 사과를 깎고 있었다.
아까 들고있던 그 검은 봉투에는 사과가 들어있었던 것 같다.
그녀에게 다가가니, 그녀는 내 입에 무작정 사과조각 하나를 물려주며 옷을 입고 오라고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이제서야 엄마 노릇을 하려는 건가 싶어서, 기분이 나빠졌다.
식인을 하던 생물체일 뿐이다. 이미 인간의 범주에서 벗어난 기묘한 생물체.
내가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려하지 않아도 이미 그녀에 대한 내 생각은 그렇게 고정되어있다.

210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1:11:59.40 ID:N4Xn5h9Txv6
왜 나를 찾아왔어요?

211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2(토) 21:12:50.43 ID:N4Xn5h9Txv6
널 만나고 싶었어.
내가 반갑지 않니?

212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2(토) 21:15:39.22 ID:N4Xn5h9Txv6
당연한 걸 묻지 마세요. 난 당신이 싫어요.

217 이름:이름없음 :2011/01/22(토) 23:35:22.60 ID:NoJAnv0UT3+
으어?뭐?뭐야? '어머니' 라는 여자가 위에서 나온 그 거미여자야?
난 체포된건 줄 알았는데 아닌건가? 아, 아니면 체포된 후에 나오고 난 후의 일인가..
그렇다면 이번 이야기의 '딸'은 위에서 그 강간범이 담보로 협박했다던 그 '딸' 인가?

219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3(일) 10:58:53.54 ID:ZLrjPMa9Q+Q
아무리 어머니라고 생각하려 해도 그녀는 살인마이다.
그래도 옷을 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며 언뜻 본 그녀의 얼굴은 슬픈 표정이었다.

22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3(일) 12:46:20.67 ID:ZLrjPMa9Q+Q
딸에게 내가 몇 마리의 거미를 먹었는지 말해주었습니다.
딸은 적잖이 놀란 듯 했습니다. 그 애의 얼굴은 더할나위없는 혐오감으로 일그러졌습니다.
조금 이상한 것은 딸이 내가 거미를 먹은 것은 자의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긴, 그 일은 딸이 잉태되기 직전의 일이었으니 잘 알고있는 게 신기한 거죠.

221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3(일) 12:51:33.12 ID:ZLrjPMa9Q+Q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이 여자는 인간의 범주에서 훨씬 벗어난 생물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의지로 인간을 먹어왔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했다.
그녀는 내게 '거미를 먹었다.' 라고 돌려 말했지만, 내게는 그 말 안에 숨겨진 진짜 뜻이 곧바로 전해졌다.
'나는 내 동족을 먹었어.' 라는, 소름끼치는 뜻이…….

222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3(일) 13:04:24.92 ID:ZLrjPMa9Q+Q
내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그 강간범이라는 것은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수십년전, 아직 5살이던 내 언니를 인질로 그녀를 강간한 뒤 그녀의 눈 앞에서 인질이었던 여자아이를 난도질해 죽였다는 그 사건의 잔인한 가해자.
그 사건때문에 망가진 내 눈앞의 생물체는…, 나의 어머니.
다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새삼 공포가 느껴졌다.
이런 일 하나로도, 사람은 이렇게까지 망가져 다른 사람을 잡아먹게 되는 것일까?

그녀와 대화를 할 수록 증오보다는 호기심이 커져갔다.

그녀는 인간을 거미와 동일시하고 있다. 식인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단지 다른 이들의 시선을 받는 것이 불편하니 하지 않는 것일 뿐.
그리고 그녀는, 그 사건부터 지금까지 쭉…, 머리카락을 모으고 있었다.

226 이름:이름없음 :2011/01/23(일) 16:16:05.96 ID:bVXofd19MUg
오오 뒷내용인가? 그럼 결국 그 경찰도 잡아먹혔나 ㅠㅠ

227 이름:이름없음 :2011/01/23(일) 18:21:28.03 ID:xbcZLhClS9s
>>226
결국 경찰을 먹었거나 아님 잡혀갔어도 빠져나온거 아닐까? 스레주는 이 문제는 우리한테 맡긴다 했으니ㅋㅋㅋㅋㅋㅋㅋ

229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4(월) 21:14:10.33 ID:HgtMlgK4mb6
내 선택이 옳았을거다.
아무리 내 어머니라고 해도 그녀와는 같이 살 수 없다.
예전처럼, 내게는 그녀가 없는 편이 낫다.

목욕을 하다가, 갑작스레 솟구치는 분노 때문에 힘들었다.
이제 다 끝난 일인데 어째서 당장 달려나가 그 사람을 난도질해버리고 싶은 거지?
졸업식이 끝났으니 그 다음부터는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흥분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 사람을 향한 분노는 너무나 강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뛰쳐나가지 않았다.
이 강렬한 분노보다는 범죄자가 받을 벌과 눈총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걸까?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지만, 내 몸에 어린 물기는 증발하며 체온을 빼앗아갔다.

234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5(화) 01:19:15.75 ID:WHElrwhaSP2
그 고통스러운 날들을 여러 번 겹쳐놓은 듯한, 정신없고 괴로운 꿈을 꾸었다.
자는 동안 몸부림치는 바람에 이불은 저 구석에 처박혀있지만 춥지 않았던 이유는, 한참 얻어맏은 듯한 아련한 통증과 열기가 온몸에서 피어나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가시지 않아서일까.

237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6(수) 19:29:57.35 ID:W4mbZMJlXqo
상쾌하다.
상쾌하다.
상쾌하다고 생각해야 해.
오늘은 새로운 시작의 날이니까, 상쾌하고 밝은 아침이어야한다.

238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6(수) 19:45:32.64 ID:W4mbZMJlXqo
3일 후에 처음으로 출근할 회사는 비록 작은 사무실이더라도 새로운 시작의 장소다.
그러니까 거기에 가기 전에, 나름대로 준비를 하자.
이왕 새로 시작하는데 좀 더 완벽한 출발인 게 좋을테니까.
일부러 첫 출근날 입으려고 얼마 없는 돈으로 산 정장을 꺼내 손으로 쓸어보았다.
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어서 결국 정장을 입었다.
늘 어딘가 더러웠던 교복과는 다르게, 깔끔하고 바르게 펴진 옷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 정장을 사고 나서 매일같이 하루 한 번씩은 입어봤었지만 이렇게 만족스러운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오늘은 당당하게 나갈 수 있었다.
그 정장을 입고 나가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봐줄만하게 입고 백화점에 갔다왔다.
이런저런 음식이나, 예뻐보이는 옷도 샀다.
역시 아무도 나를 해코지하거나 손가락질 하는 게 느껴지지 않아서 기뻤다.
이제부터는 계속 이렇게 평온할테니 아무런 걱정도 할 필요 없을거다.

245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7(목) 18:10:10.55 ID:dJLmNtnCgPQ
이제 2일 남았다.

248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27(목) 18:34:52.96 ID:dJLmNtnCgPQ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
밖에서 그 사람을 만나서 기분이 나빠졌다.
괜히 친한척을 하고, 안부를 묻고…….
그 사람의 장난을 거는듯한 말투와 행동이 역겨워서 참을수가 없다.

또 그녀가 찾아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번에는 쫒아낼 수가 없었다. 그녀의 앞에서 흉하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25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7(목) 19:50:45.38 ID:dJLmNtnCgPQ
오늘, 딸을 한번 더 찾아갔습니다.
딸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지만 난 그 애를 싫어할 수가 없네요.
꿈에 그 아이가 웃는 모습이 나와서 다시 보고싶어서 찾아갔을 뿐인데 딸은 날 보자마자 화내는 대신 울었습니다.
너무 가련해보여서 안아주었습니다.

253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27(목) 20:47:52.11 ID:dJLmNtnCgPQ
내게 안겨 우는 내내, 딸은 누군가의 이름을 쉴새없이 중얼거렸습니다.
다른 거미의 이름일까요?
딸은 그 이름에 대한 원망을 눈물로 짜내려는 듯 울었습니다.
딸은 모욕감으로 몸을 떨며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어.'
내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그냥 단순한 바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256 이름:이름없음 :2011/01/29(토) 20:10:25.76 ID:mqjWekddv7A
>>255 아직 하고있어
요즘은 시간이 모자라서 2~4레스정도만 달고 가지만 그래도 꾸준히 쓰고있으니까 가끔 생각날때 와 보는걸 추천함

257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30(일) 15:01:11.22 ID:RXPKDZOy0y6
드디어 내일은 출근을 한다.
이전의 일은 모두 잊어도 돼.

260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30(일) 15:05:37.66 ID:RXPKDZOy0y6
드디어 오늘 새로운 내 직장으로 간다.
자, 보라고. 나는 성공했어.

나는 사람이야.
자기 스스로 살아갈 수 있어. 난…….

그렇게 생각하며 들어선 사무실에서 본 것은

그 사람이었다.

264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30(일) 15:14:23.49 ID:RXPKDZOy0y6
딸이 걱정되어 다시 찾아갔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 아니면 단지 내가 갑자기 싫어져버린 걸까요?

265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30(일) 15:17:44.41 ID:RXPKDZOy0y6
이제끝났다이제끝났다이제끝났다이제끝났다나는끝났다살아갈수없다는걸깨달았다그사람이거기에있었던건나를마지막까지최후까지부서져사라질때까지괴롭히기위해서끌여들였다내가그사람이있는곳에간건가그사람이내가그곳에가도록유도한건가

267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30(일) 15:20:28.94 ID:RXPKDZOy0y6
그녀가찾아왔지만문은열수없어그사람이뒤에있을것같다그녀와같이들어올거야그녀가나를토닥여주는동안나를밟고찢어낼거야

268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30(일) 15:21:45.83 ID:RXPKDZOy0y6
엄마엄마엄마엄마엄마엄마엄마엄마엄마도와줘도와주세요

269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30(일) 15:24:16.20 ID:RXPKDZOy0y6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심에 사로잡혀 우는 딸의 목소리가 문 안에서 들립니다.
도와달라고 울부짖고있습니다.
내 뒤에는 아무도 없다고 말해도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요?

272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30(일) 15:30:31.29 ID:RXPKDZOy0y6
한참을 기다린 끝에 문은 열렸습니다.
딸은 곱게 걸어놓았던 걸 본 것 같은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다 구겨져 반쯤은 벗었고 공포에 사로잡혀 몸과 거미줄을 흐트린 채 울고있었습니다.
내가 들어오자마자 딸은 한참 울어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하고 아주 불안한 듯 내 뒤를 살폈습니다. 살피는 도중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뚝뚝 흘러내렸습니다.

273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30(일) 15:36:45.28 ID:RXPKDZOy0y6
딸은 정말 쉬지않고 울었습니다.
계속 꺽꺽리며, 우는 게 괴로워도 쉬지 않았습니다.
잠시 진정되었나 해서 뭘 좀 먹이려 하니 또 울고, 씻기려 해도 울고, 정말 난리도 아니었죠.
그래도 지금은 자고있습니다. 나를 꼭 붙잡은 채, 아주 잠깐이라도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277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1/31(월) 16:36:58.90 ID:HIOJ3RbmpUM
한참을 자고 일어난 딸에게서 들은 것은 나를 향한 건지 다른사람을 향한건지 모를 원망이었습니다.

278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1/31(월) 16:41:54.11 ID:HIOJ3RbmpUM
아무도나를사랑하지않았다아무도나를입양하지않았다고아원에서일찍나온이유마저도원장님이나를사랑하지않아서였다학교에도가게에도길거리에도나를싫어하는사람들뿐이었고집에는나외에아무도없었다그리고유일하게나를사랑했던사람나를괴롭혔던그사람

그사람을없애주세요

285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2/08(화) 00:27:02.27 ID:D6WmcfmibKQ
간단하네요.
딸은 이런 단순한 일에 괜히 겁을 먹었을 뿐입니다.
소원을 들어주자, 딸은 이제 행복해합니다.

딸은 예전에는 어리석게도 직업같은 걸 가져서 다른 이들의 사이에 끼고싶어했다는 이야기를 웃으며 합니다.
예전에는 언젠가 행복이 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웃으며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딸은 내게 의지해옵니다.
자신이 하기 힘든 걸 많이 부탁합니다.

289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0:34:59.09 ID:D6WmcfmibKQ
엄마, 이거 싫어.
다른게 먹고싶어요.

290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2/08(화) 00:36:46.10 ID:D6WmcfmibKQ
딸은 작고 여린 먹이를 좋아합니다.
다른 건 보자마자 계속 구역질을 하네요.
아예 형체를 못 알아보게 작게 잘라주는 게 좋겠습니다.

291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2/08(화) 00:37:48.12 ID:D6WmcfmibKQ
시간이 갈수록 아이가 자라납니다.
아이의 움직임이 더할나위없이 사랑스럽습니다.

294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0:39:54.40 ID:D6WmcfmibKQ

엄마
아파요

295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0:42:16.00 ID:D6WmcfmibKQ
아 파서죽을 것 같 아
엄마 나배아파요

296 이름:이름없음 ◆CTvfH6yGVx/Y :2011/02/08(화) 00:48:30.98 ID:D6WmcfmibKQ
아이를 안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딸은 웃고있습니다.

297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0:49:37.72 ID:D6WmcfmibKQ
나는 행복해.
정말 행복해서 미칠 것 같아.

298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0:52:25.72 ID:D6WmcfmibKQ
엄마가 역겨워.
매일 뭔가를 잡아와서 그것을 요리해 먹는다.
나도 그것을 먹는다.
나를 괴롭힌 그사람의 아이가 그것을 양분으로 삼아 자라난다.
역겹고 더러운 종자가 내 안에서 요동친다.

이 더러운 아이는 매일매일 양분을 원한다.
그사람처럼 나를 노예부리듯 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운다.
그사람의 아이이기 때문에 같을 수밖에 없다.
나는 알고있어.

301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0:56:41.83 ID:D6WmcfmibKQ
그사람과의 처음부터 끝에 다다르기까지, 나는 하나의 인형이었다.
밟고싶으면 밟고, 욕을 퍼붓고싶다면 얼마든지 퍼부을 수 있는 인형 하나.
그 인형을 그사람의 아이가 지금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아이를 토해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인형은 구토를 할 수 없지.
그래서 기다렸다.

303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1:04:46.73 ID:D6WmcfmibKQ
이제 아이가 떨어져나갔으니까 나는 행복해.
역겨운 개체에 둘러싸이면 그렇지 않아도 역겨워지고 말아.
내 존재를 느끼면 토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나는행복해행복해행복해행복해행복해행복해행복해행복해행복해야하니까

304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1:06:13.60 ID:D6WmcfmibKQ
정말 간단한 일이지.
내가 더러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동화되면 더러움을 느낄 수 없어.
더러운 나. 행복해졌습니다.

305 이름:이름없음 ◆kS//H3vo513g :2011/02/08(화) 01:07:46.22 ID:D6WmcfmibKQ
행복해졌다고 해서 할일을 하지 않으면 안 돼.
그래서 나는 수화기를 들었다.








1
1
2
여보세요.

306 이름:이름없음 :2011/02/08(화) 01:08:18.80 ID:D6WmcfmibKQ
끝.

311 이름:이름없음 :2011/02/08(화) 20:33:49.06 ID:D6WmcfmibKQ
이미 끝임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스레주가 갱신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설명 안된 부분 열심히 추리해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313 이름:이름없음 :2011/02/09(수) 01:14:51.64 ID:A1WJXF379Uc
일단 마지막의 1-1-2-여보세요.가 거슬리네. 112라면, 경찰에 신고한건가?
어머니와 자신의 식인행위를 자백하는거야?
그리고 소녀의 과거도 궁금하다. 그.. 소녀(◆kS//H3vo513g)의 아빠가
착한척을해서 소녀와 친밀해져서 결국 소녀를 성폭행해서 임신시켰다던가?
그래서 자신을 그렇게 더럽게 여기는 거 아냐?
아니면 보통의 낙태관련 창작물처럼 자신을 버렸던 첫사랑과의 아이라거나..

314 이름:이름없음 :2011/02/09(수) 02:20:50.40 ID:1meRHheTTRM
멋지다네 결국은 세번째 이야기로 이어지겠군 식인 할머니 엄마 이번아이는 딸일까 아이일까

320 이름:이름없음 :2011/02/14(월) 10:19:52.49 ID:2dRRLMsX0lY
>>173 농장집 아들이라 사과를 그렇게 많이 가져온거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왠 사과를 이리 많이 사오냐 했더닠ㅋㅋㅋㅋㅋㅋㅋㅋ

325 이름:이름없음 :2011/02/14(월) 23:56:15.16 ID:aCu5cGwZ1Ko
꺵씬

326 이름:이름없음 :2011/02/15(화) 16:23:17.64 ID:xe9nos8llLY
누가 설명좀 해주면 좋겠다..이해력이 부족한 나란 스레더

327 이름:이름없음 :2011/02/15(화) 21:14:05.34 ID:U6y+49lhc9o
내가 이 괴담 짜면서 생각한 배경설명 해 줄까?
물론 알고싶지 않은 사람을 위해 이미지파일로 올릴 예정.

328 이름:이름없음 :2011/02/15(화) 21:15:29.34 ID:U6y+49lhc9o
사실은 그냥 놔두려고 했지만 이해가 안된다는 사람이 몇 있길래 배경설명이라도 해줘서 대충 어떤 이야기였는가라도 알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어서

329 이름:이름없음 :2011/02/16(수) 22:11:31.11 ID:gAaC+cwKEwE
처음 거미의 배경은 5살난 여자아이의 엄마.
그녀를 몰래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는 과수원집 아들이자 경찰.
그런데 어느날 그녀는 어떤 남자에게 아이를 인질로 잡혀 ㄱㄱ을 당했음.
인질로 잡힌 아이는 난도질을 당했고 여자는 남자를 신고함.
(남자는 철장행) 여자는 그 당시 충격으로 악몽을 꾸면서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않는 지경이 이르름.
그녀를 짝사랑하는 경찰은 언제나 사과를 건넴.
목욕한 후에 빠지는 머리카락에 비이상적인 집착을 보이다가 자기가 거미라는 말도 안되는 착각에 사로잡힘.
자신은 거미이며, 머리카락=거미줄. 자신의 집을 거미집처럼 만들고 싶어함.

330 이름:이름없음 :2011/02/16(수) 22:12:23.68 ID:gAaC+cwKEwE
더 많은 머리카락이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자신이 '작은거미'라고 일컫으며 아이 하나를 납치.
(철장에 들어간 남자는 여자에게 보복하기 위해 나타났고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탄 모습을 봄.)
여자는 그런 식으로 두명의 아이를 더 납치함. 강간범은 아이들을 납치하는 것으로 보이는 여자를 떠보기 위해 술취한 여자 하나를 데려다 놓음.
여자는 술에 취한 여자get★함. 경찰은 자꾸 괴사건이 일어나자 혼자사는 여자가 걱정되어서 계속 찾아옴.
강간범이 여자를 찾아옴. ㄱㄱ이 일어났던 그때와 똑같이 ㄱㄱ사건이 일어남. 여자는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강간범을 살해후 시체를 먹ㅋ음ㅋ.
경찰은 침통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찾아와서 살인혐의로 체포★ 여자가 순순히 체포당했는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다.
이래도 되고, 저래도 이야기가 이어지니….

331 이름:이름없음 :2011/02/16(수) 22:22:04.70 ID:gAaC+cwKEwE
두번째 이야기는, 여자가 강간범에게 ㄱㄱ당해서 낳은 아이가 주인공.
아이는 아무래도 여자의 아이라는 이유때문에 학교에서 모종의 괴롭힘을 당함.
그리고 뭔가 '그사람'이라고 지칭된 사람에게는 괴롭힘 당하지 않았나 싶다.
유일하게 사랑해줬던 사람이라는걸 보면ㅠㅜㅠㅜ..ㄱㄱ이라도 당한듯!
학교를 졸업하게 된 아이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수있다는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낌. 그러나 집앞에 여자가 있었고 계속 무시무시무시. 여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했고 아이는 혐오감에 여자를 내쫓음.
대망의 첫출근. 그러나, 그곳에서 그사람을 만남. 서러움에 여자에게 안겨움.
친한척 하는 그사람이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잊기로 했는데 또 다시 ㄱㄱ을 당하고. 아이는 여자에게 울면서 그사람을 죽여달라고 해서 여자는 그 소원을 들어줌.
그사람의 ㄱㄱ으로 임신을 한 아이는 여자와 함께 식인을 하고. 출산 뒤에 애를 먹은지 안먹은지는 모르겠다만.
112에 신고한 거 아닐까!

...엄청 긴 추측돋네.

332 이름:이름없음 :2011/02/17(목) 07:51:42.81 ID:O3+vdYEaX4Y
>>329-331 나 스레주
으엌ㅋㅋㅋㅋㅋㅋㅋ 돋는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생각하며 쓴거랑 거의 흡사해 놀라웤ㅋㅋㅋㅋㅋㅋ
그다지 상관은 없지만 아주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긴 해. 근데 혹시 내용이해가 안되면 이걸 참고해도 좋을것같음 ㅇㅇ

333 이름:이름없음 :2011/02/17(목) 11:42:39.45 ID:aGYIcBeYeFc
나 맨처음에

머리카락모으다가 하수구? 머리카락 집으려고하잖아
나 거기서 거미가 여러마리 튀어나가지고 주인공이 시ㅣㅣㅣㅣㅣㅣㅣㅣ망 하는 내용인줄알았따..

335 이름:이름없음 :2011/02/17(목) 14:35:10.59 ID:O3+vdYEaX4Y
>>334 그럼 힌트만 하나 줄께
일부러 가르쳐주려고 한건 아니고, 사실은 몰라도 되는 부분이긴 해
여자애는 왜 그사람을 직장에서 만난 후 "죽여달라"가 아닌 "없애달라"라고 요구했을까?
여기까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336 이름:이름없음 :2011/02/17(목) 14:39:01.55 ID:Wz0jlkqARsE
>>335
먹여서 없앤 거구나...
고퀄 스레 잘 봤다!

337 이름:이름없음 :2011/02/18(금) 09:07:45.14 ID:rswCBgzlhjg
정주행완료
사과랑 머리카락 의미알려달라고 하려고햇는데 진짜사과랑 머리카락이엿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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