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기본이 안되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 소리를 남편한테 듣게 될줄이야.. 억장이 무너집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 쓰겠습니다.


엊그제 있었던 일입니다. 시댁 벌초하는 날이라 전날 내려가서 아침, 점심 밥하고 다음주가 추석이라서 미리 시어머님 모시고 올라오는 길이었습니다. (아들 3형제중, 개인적인 일로 며느리는 저 혼자 내려갔습니다.)

저녁때가 되어 평소 어머님 좋아하시는 사골칼국수를 먹기로 하고 식당 근처에 차를 댔습니다.
어머님 연세가 많으세요. 80이 넘으셨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십니다.

주차를 하고 어머님을 내려드리고, 저도 옆에서 어머님의 팔을 부축해 드리려 했으나, 어머님은 평소처럼 지팡이로 앞쪽을 가르키며 먼저 가라고 하셨습니다. 남편은 잘 몰라요. 어머님이 부축하는거 싫어하는거를요. 남편은 안해봤으니 당연히 그런 상황을 모르겠죠. 남편은 늘 앞장서서 걷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여 저도 앞서가는 남편옆에 서서 걷는 도중 남편이 갑자기
"어머님 모시고 와야지!! 기본이 안되어 있구만!!" 이라고 하는데,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니, 남편은 전후 사정도 모른체 본인도 저와 같


이 앞장서서 걷던 와중에 저한테 기본 운운하는게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너무 억울하여
"어머님이 먼저 가라고 했다. 원래 평소에도 옆에서 부축하는거 싫어하신다. 그리고, 오빠도 나랑 같이 앞에서 걷지 않았냐. 그럼 오빠가 가서 모시고 와도 되는걸 왜 나한테 기본 운운하냐. "라고 말하고 기분이 나빠 식당으로 먼저 걸어와 식당앞에 서있었습니다. 도저히 밥먹으면 체할거 같애서 두개만 시키라고 하고 식당 밖에 서있었습니다. 나와서 같이 먹자 할줄알았습니다.
남편은 핸드폰 하고 앉았더라구여... 밖에 사람이 서있는대두요...(놀다 온것도 아니고, 벌초 내려가서 혼자 밥차리고 치우고 온 자기 마누라요)

너무 분해서 집에 먼저 간다 하고 버스타고 집에 와서 장문의 편지를 썼어요.
사과하라고. 아까 기본이 없다고 한 말 사과하라고..


냉장고에 써 붙이고 샤워하고 있는데 들어오더라구요. 저는 제일먼저 저한테 사과 할 줄 알았어요. 무시하고 티비 보더라구요.
너무 분해서 지금도 손이 떨려요.
어머님 이불 펴드리고. 저도 어머님 옆에서 잤어요. 안방에서 자기 싫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은 불덩이고 식은땀도 나고 삭신이 쑤셨지만 어머님 밥 차려드려야 하잖아요.
일어나서 아침 차려드리고, 어머님 모시고 목욕탕까지 갔다왔네요.

그러고는 지금까지도 기본 운운한거에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도 없어요.
저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기본이 안되었구만" 한마디에 저는 시어머님 길바닥에 내팽겨쳐놓고 밥먹으러가는 기본도 안된 며느리 되었어요. (남편도 같이 걸었는데 말이죠)
주말 보내고 출근했는데, 일은 손에 안잡히고 화가 머리끝까지 찼는데, 이번 추석때 가기도 싫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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