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괴담) 실화 중국 유학중에 겪은 사건 2

그 일이 있고나서 다시는 그 방에 들어가서 잘 일이 없었습니다.
또한 그 북쪽방은 매일같이 환기를 시켜도 그때뿐이지,
곧 특유의 그 아저씨 냄새가 가득가득 풍겨났지요.

처음 사건에서 며칠 지나지 않아서,
가장 아끼는 후배가 중국 운남지방을 여행하고 와서
제 방 벽에 걸어두면 좋을것 같다고 족자를 하나 사왔더라구요.
운남지방 토산품인지..
중국 소수민족 의상을 입은 여자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있는 그림이었어요.

검정색 천에 화려한 색상으로 칠해져있어서 눈에 잘 띄긴 한데..
솔직히 저는 그 그림이 제 취향은 아닌것 같더라구요..

예전에 공포특급에서 '검은폭포' 얘기도 생각나고
초상화 눈동자 움직인다는 둥 괴담도 많아서
꽃이나 과일같은 정물화면 몰라도 인물화나 풍경화는 좀 무서워서요.

근데 하필 벽에 걸라고 줬는데 남는 벽이라고는 책상과 벽장, 옷장, 창문에 가려서
침대에서 누우면 바로 보이는 맞은편 벽밖에 걸 곳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제일 친한 동생이 생각해서 사다준건데
그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놔야
다음에 놀러와서 보고 기분 좋겠구나 싶어서 침대 맞은편에 걸어두었습니다.








그날 밤, 한참 자고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받아보니 엄마 전화였어요.
밤 늦게 미안한데 아빠랑 싸웠으니 좀 찾아가도 되겠냐고 하시더라구요.
알겠다고 얼른 오라고 말씀드리고 일어나서 엄마 기다리는데,
엄마가 전화하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현관벨이 울렸습니다.
현관문을 여니 엄마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리고 뭘 물어도 별다른 대답없이 거실 쇼파에 앉으셨습니다.



전 엄마를 그대로 두고 커피포트 올려놓고 방으로 들어가
자기 전에 받아놓은 다운로드가 얼마나 되었는지
확인하려고 컴퓨터를 만지고 있었구요.





그때였습니다.
핸드폰으로 전화가 울렸는데,
국제전화번호인 발신자 제한 표시 번호 창이 뜨더라구요.



전화기 너머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립니다.
요며칠간 전화를 안한게 마음에 걸려 한번 걸어보셨다구요.





" 딸, 별일 없지? " 하고 물어보시는데...






아... 맞다... 여긴 중국이지...
엄마는 한국에 계시고...
근데 그럼.. 마루에 있는 엄마는 누구지?




엄마는 뭐라 뭐라 하시는데 국제전화 특성상 제대로 말이 들리지 않고 자꾸 말이 끊깁니다.
무서워서 뒤를 돌아볼 수 없는데 모니터에 제 방 문이 비치고
보고싶지 않은데 두 눈이 모니터에 붙박힌 채...
문옆으로 사람 머리가 보입니다.



전화기에 도움을 청하고 싶은데 입이 붙어 말이 나오질 않고,
전화속의 엄마목소리는 자꾸 끊기면서 괴기스런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 치직... 딸... 치직.. 들...치지직..어.... "




엄마가..
아니 엄마 모습을 한 그것이..
목을 꺾어 어깨에 딱 붙인 채로 웃으며 이 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문 안으로 들어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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