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고딩때 버린 딸에게 애정을 바라는 엄마

안녕하세요. 저는 24살 여자 입니다.
우선 방탈 너무 죄송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의견을 들으려면 여기가 좋을 것 같아서요.
글 제목이 조금 자극적일 수도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저는 버림받았고,
버린 엄마는 저에게 이제와서 애정을 바라는 것 같아요.
제가 너무 모질고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건지, 엄마가 이기적인건지 객관적으로 판단 부탁드릴게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이혼하셨어요.
이혼 후 아빠는 바로 재혼하셨고, 엄마는 약 반년정도 저랑 살다가 어느날부터인가 집에 잘 안들어오시더니 새 살림을 차렸습니다.
당시 아무런 준비없이 부모님이 둘 다 없어진 저는 정말 힘들었어요.
17살이면 어린나이는 아니긴하지만 야자끝나고 집에오면 집안일 할 시간도 없고,
너무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혼자가 된 것이라서 청소고 빨래고 모든 게 엉망이였어요.
뒤늦게 알게 된 아빠가 집세도 내주시고 원래 용돈에 조금 더 보태서 생활비로 쓰라 하시고 했지만 아빠도 재혼한 사정이 있어 저를 그렇게 챙겨주진 못했습니다.
가끔 연락오는 엄마는 엄마도 너무 힘들다. 너도 애는 아니니 혼자 할 수 있지 않느냐. 왜 엄마를 이해 못해주냐. 너가 울면 엄마 속이라고는 좋겠냐. 하는 허울좋은 말만 늘어놓으셨구요.
울며불며 집에 들어오라하면 왜 아빠의 재혼은 허락하면서 엄마의 재혼은 반대하냐하셨는데,
그당시 저는 미성년자였고 친권? 양육권?이 엄마에게 있는데 그럼 제가 뭘 어떻게해야해요..?

아무튼 그렇게 엉망이던 고등학교 시절이 지나고,
대학에 진학하면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어요.
집을 어떻게 처분해야하나 싶었지만 우선은 엄두가 안나 아빠가 계속 집세는 내주셨고,
저는 알바비+학자금대출로 친구와 자취하며 대학 4년을 보내고 올 겨울에 졸업 후 본가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취업때문에 다시 자취를 알아보다가,
이렇게 빈집으로 남겨두는 것도 너무 돈이 아깝고해서 엄마와 아빠와 상의 후 집을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도 월세였던 집이라 재산을 분배하고 말고 할 것도 없지만 보증금으로 걸려있던 2000만원은 제가 이사갈 집 보증금으로 쓰라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구요.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제가 직장이 인천인데 엄마도 지금 인천에 사세요.
같이 살 여건이 안되니까 엄마는 자꾸 엄마 집 근처에 방을 알아보래요.
마침 회사근처=엄마집근처 라서 싫어도 그 동네를 가게 됐고,
엄마의 반강제적인 계약으로 인해 엄마집와 걸어서 10분거리에 집을 얻게 되었어요.
가까우면 이사를 도와주냐구요? 아니요.
살림을 도와주냐구요? 전혀요.
잔소리만 심하고 뭐하나 해주는 것도 없는데 효도만 바래요.
너가 근처로 오니 너무 좋다~ 원래 옛날부터도 같이 살고싶었다~ 이런 말만 하면서 친한척 하는데 저는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저에게 고등학교 3년은 정말 너무 힘들어서 자살도 생각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와서 매일 제 집을 자기집 드나들듯 굴고,
왜 너는 엄마가 놀러와도 달가워하지 않냐고 해요.
저는 전부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내가 제일 엄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엄마는 나를 버린게 아니냐. 난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왜 엄마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굴 수가 있냐. 울며불며 얘기해도 엄마는 이해 못하세요.
엄마도 그땐 힘들었다. 오죽하면 널 두고갔겠냐. 이런 말 뿐이에요.
엄마도 힘드셨겠죠. 안힘들었다는 거 아니지만 어떻게 그렇게 배아파 낳은 딸을 혼자둘 수가 있는 지 모르겠어요.
저는 아무리 다컸다해도 미성년자였잖아요..
똑같이 힘들었으니 이제 과거는 잊고 새출발하자고 하는데,
그 말대로 해보려고 해도 저는 도저히 잊을 수 없고 새출발할 수도 없어요.
엄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딸~딸~~ 할때마다 저는 수십번 울컥하는데도 참고 또 참는데,
어떻게 엄마는 저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을까요.


저보다 세상을 더 많이 살아보신 언니, 이모님들께 조언 부탁드릴게요.
제가 너무 어린건지 저는 한없이 엄마가 밉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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