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연상 남편과 이혼하기 추가내용 : 네이트판

안녕하세요. 11살 연상 남편과 이혼하겠다고 글쓴 사람입니다. 제가 글을 너무 흥분해서 썼는지 빠진 내용이 많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쓸때는 악플이 있어도 받아들이자는 마음으로 썼는데 정작 받아보니 조금 억울해서요.


일단 왜 11살 연상이랑 사겼냐, 돈보고 결혼한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음..그땐 남편이 지금과 다른 외모였습니다. 머리숱도 있었고 배도 나오지 않았어요. 저에게 돈을 많이 쓴걸 저는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참 다정하고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지금 친구들 보니 직장인들이 데이트하면 다 그정도는 쓰는거였지만요. 그걸 꼭 돈을 보고 사겼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그냥 중견기업 회사원입니다. 돈이나 직업을 보진 않았어요.


제가 신분이 노출될까봐 전글에선 간호사라고 안하고 일반 회사원인 것처럼 했는데 제가 간호학과 학생이었을 때 데이 실습이면 매일 새벽에 아침까지 준비해서 병원까지 태워다줬어요. 저는 이 남자가 나이는 많지만 인성이 좋고 절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면 행복할 줄 알았어요.


제가 대학병원에 취업했을 때 3교대와 태움에 힘들어하니 그만두고 결혼하는게 어떻냐고 해서 이 남자와면 결혼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프로포즈를 받아들였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왜 취업을 하지 않았냐고 하시는데 사정이 있었습니다. 일단 남편은 직장이 늦게 끝나는데다가 일이 고되어 집안일을 신경 쓸 수 없고 결정적으로 시모가 투병 중이라 간병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취업해서 일을 하기보다는 집안일을 해주길 원했습니다. 제가 간호사고 며느리니까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는 것보다 나을것 같다고요.


그런데 처음엔 이렇게 고운 사람한테 어떻게 이런 험한일을 시키냐고 하던 사람들이 결국엔 당연하듯 여기고 더 잘하지 않는 것에 대해 화를 내더라구요.


제가 임신했을 때 임신 초 피가 비쳤었기도 하고 병원 냄새가 너무 역하게 느껴지니 너무 힘들어서 시모 간병을 못하겠다고 하자 시모와 남편이 번갈아가며 며느리도리 찾으며 절 못살게 굴어서 결국 유산했어요. 이때 모든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남편은 일단 일이 너무 피곤하다고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습니다. 심지어 씻지도 않아요. 41살에 홀아비 냄새가 어떻게 나냐고 하시는데 진짜 납니다. 맡아보게 하고 싶어요. 그 오줌 쩐내라 해야하나? 겨울이라 옷을 껴입으면 안나지만 옷을 벗으면 그런 냄새가 훅 올라와요.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위생관념이 다들 높아졌는데 왜이리 안씻는지 너무 더럽게 느껴집니다. 이거 가지고 말하면 나가서 돈을 안버니 그런소리 한다고 하구요.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제가 시모 간병을 못하게 되자 집에서 하는 일이 없다며 애를 낳지 않을거면 나가서 돈을 벌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노후준비 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본인은 룸싸롱에서 40만원 내고 왔어요. 카톡보고 걸린게 한번이지 계속 다녔을지는 모르는 일이죠.


이번에 이력서 넣은 곳은 유명하지 않은 기업의 산업간호사이구요 어차피 이젠 대학병원 커리어 등의 욕심이 사라져서 요양병원이나 한의원 같은 곳에 가서 적당히 벌며 혼자 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어차피 간호사는 욕심만 버리면 일자리는 널렸다고 친구들이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이혼녀주제에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 못한다 이런 댓글도 많이 달아주셨던데 저는 이제 결혼생활이 지겨워요. 다시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제 밥벌이 하며 노후준비하고 살 생각입니다.



솔직히 나이가 많으니 이해심이 많고 어린 나를 아껴줄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제가 잘못 생각했죠. 나이가 많다고 이해심이 많을리가 없고 그건 개개인마다 다른건데.



제가 결혼을 잘한건 아니라곤 생각했어요. 왜냐면 결혼할 때 부모님부터 친구들까지 다 말렸거든요. 다만 댓글에서 예측하신대로 이제 친구들이 결혼하는거 보고 제 인생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또 댓글에 나이 많다고 다 그렇게 게으르지 않다고 하는데 제 생각엔 제가 있으니까 저 시키면 돼서 안하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결혼할때 엄청 반대했는데 또 대못을 박네요. 남편은 절대 이혼 못해준다고 울며불며 난리를 쳐서 벌써 괴롭고 힘들어요. 원만하게 합의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전 꼭 이혼을 할거니까요.


크게 바라는 거 없고 이제 각자 인생 살았으면 좋겠어요. 댓글보니 남편이 불쌍하다는데 저는 결혼하며 할 몫 다했고 제 인생이 더 불쌍합니다.


제 친구중 저처럼 불행한 생활하는 사람 없어요. 다들 또래 만나서 알콩달콩 해볼거 다해보며 연애하고 결혼해요.


남편이 본인은 나이먹어 힘들다며 아무것도 안하고 시모간병에 가사에 육아까지 전부 저혼자 떠맡으면서도 힘들다고 하면 그럼 돈벌어오라고 압박할까봐 차라리 유산된게 잘된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제 심정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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