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바지 음식 때문에 파혼했습니다 : 네이트판

30대중반 커플, 상견례 끝냈고 상견례 당시에는
서로 주고받고 할 필요있냐 생략하자 됐지만
남자쪽 어머니께서 마음이 바뀌셨어요.

남자는 차남이지만 형이 오랜 병원생활 중이라
남자의 결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니 이런저런걸 받고싶으셨나봐요.
원하시니 그럼 저희가 예단,이바지 다 준비할테니
남자쪽에서도 예물,함 준비해달라고 했어요.

이바지음식은 결혼 후 준비한다고 알고있었으나
결혼전 남자어머니께서 형제분들이 계신 고향에 가실때
준비를 원하셔서 그렇게 일정 조율해서 보냈어요.
저희 엄마가 이왕 하는거 단단히 준비하시겠다고 해서
지인분께 소개받은 이바지음식 전문으로 하시는분께
진짜 입이 떡 벌어질정도로 준비해서 남자어머님께서
원하신 일정에 원하시는 장소로 형부가 정장입고 가서
인사드리고 음식들도 전달해드렸어요.

그러고 남친이 저희 부모님께 전화와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본인 어머니께서 형제분들 앞에서 힘이 잔뜩 들어갔다고
본인들도 음식 조금 보내드린다고 해서 받았는데...

떡과 과일,전복을 받았는데 보자기 포장이나 아무런 포장이
전혀되지않고 떡은 떡집상호가 적힌 하얀 종이박스
과일은 그냥 과일가게에서 사는 과일박스
전복도 그냥 하얀 스티로폼박스에 왔네요.
남친도 싣고 오면서 뭔가 아닌거같아서 검색해보니
잘못된거같아서 본인 어머니께 전화걸어서 포장도 없이
아닌거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맛있는 떡집에 사정사정해서
예약해서 한거라고 맛보면 포장은 생각도 안나실꺼라고 하시네요.

저희 엄마는 내색은 안하시지만 기분이 좋지않으신거같고
저 또한 저희부모님 정성이 무시당한거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금액의 차이를 떠나서 우리집에서는 구색갖춘다고
음식하나하나 전부 바구니에 생파슬리같은 초록으로 잔디처럼 깔고
음식 모양내서 올리고 랩핑하고 보자기 다 싸고 했는데..
받은 음식이 뭔가싶어요.
답바지 음식을 바라지도 않았는데...
차라리 저리올꺼면 안왔으면 이렇게 기분은 나쁘진 않을꺼같아요.

엄마는 계속 괜찮다고 하시는데 전 안괜찮아요.
남친도 저한테 계속 부모님도 처음이라서 모르셨나보다.
옛날분이라서 잘 모르셨나보다. 내가 확인했어야되는데
내 잘못이다. 정말 미안하다 하고 사과하는데..
아무리 몰라도 그분들이 먼저 받으셔서 어떻게 왔다는걸 알텐데
그렇게 보냈다는게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게 사실입니다.

기혼인 언니가 남들이 보면 우리쪽이 부족한 많이 기울어진
결혼하는지 알겠다고.. 이게 몰라서 그렇게 된 실수가 아니라면
큰문제이지 않을까 하는데.. 언니말이 맞는거 같아요.

둘의 상황을 적어보자면..
남자는 전문직이고 부모님 두분다 수입없으시고 남자가 생활비 드려요.
30%정도 대출끼고 신축아파트 매매로 준비했어요.

저는 골프프로고 아버지가 운영중인 골프연습장에서 레슨, 골프장관리를 하고 있고
어머니는 취미로 작은 공방 운영중이시지만
사랑방 같은 공간이라서 수입이라고 할정도는 딱히 없으세요.
기혼인 언니가 1명있어요.
더 필요한 인테리어비용,가전,가구 최신형으로 준비했고
아빠가 선물로 남자의 차를 바꿔주신다고 하셔서
수입차량으로 계약해둔 상태에요.
집매매로 인해 생긴 남자의 대출금을 저희쪽에서 상환할 예정이에요.

결혼 후에도 남자집에 생활비는 계속 드려야되는것도 괜찮아요.
저희 부모님보다 20살가까이 많으셔서 사회생활을 못하고 계시니깐요.

상견례때랑 말씀이 달라서 당황스러웠지만 저희엄마도
나이드신분들은 이바지음식 이런거 받고싶으실수도 있다고
좋은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해서 보냈는데 무시당한 기분이라서
사실 저런 시어머니랑 과연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지금이라도 그만두는게 맞지..라고 생각들다가
이런걸로 파혼하면 예민스러운 사람 되는건가
하루에 열두번도 마음이 오락가락하네요...
4년을 넘게 사귀면서 트러블없이 지냈는데..

이 문제가.. 시작이겠죠...?


감사하게도 글쓰고 많은분들이 댓달아주셔서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요.
답은 정해져있는데 애써 혼자서 외면했던거같아요.
결론은 그만하기로 했어요.
생각해보니 답바지 문제가 처음이 아니였어요.
언니가 기혼이지만 형부랑 외국에 있을때 결혼을 해서
친척분들이나 부모님 손님 모시는 결혼은 제 결혼식이 처음이에요.
상견례 당시 아버지가 사업하시고 하니 호텔결혼식을 원하셨고
처음에는 사돈 손님많으시니 그렇게 하자고 하시더니
갑자기 호텔결혼식 비용 많이 나오지않냐..
부조보다 밥값이 더 나오는거 아니냐등등 말씀하시길래
본인아들조차 당황해서 황급하게 말 막고..
저희아빠가 식장비용은 저희쪽에서 다 부담하겠다고 하셨더니
아무말 안하고 수긍하시더라고요...
일요일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그 음식을 가지고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엄청 고민을 했대요.
가지고 가자니 포장이 말이 안되는거같고 안가지고 가자니
미리 연락드렸고 약속잡아서 어른들이 기다리시는데
그걸 딜레이 시키는것도 아닌거같다고 생각이 들었대요.
본인이 생각이 너무 짧았던거 같다고 거듭 사과하고 생각을
바꿀수없냐길래.. 그냥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리고...저혼자 말안하고 있던 이야기를 했더니
더이상 다시 생각해볼수없냐는 말은 없었어요.
언젠가 남자어머님을 만나는 자리였는데 남자가 잠시 자리를 비웠고
남자어머니가 저한테 언니는 뭐하시는고? 묻더라고요.
언니는 음악하고있어요. 했더니 그럼 남편은? 하시길래
형부도 언니랑 같은일하고있어요 대답하니 혼자생각하시더니
그럼 운동장 전부 니꺼네 ~ 하시더라고요.
그때 당시에는 운동장? 무슨말이지 하는데 남자가 왔고
그냥 넘어갔는데 집에가서 다시 생각해보니
골프장 말씀하신거 같아요. 아빠랑 같이 일하고있고
저는 형제가 언니밖에 없으니 언니랑 형부가 골프랑 전혀 관련없는 일을 하니
아빠가 물러나시면 그 골프장은 제꺼 된다는..그런말인거같았어요.
남자한테도 말 안했던거라서 처음으로 말했더니
남자 표정관리도 안된채 안들어도 될말 듣게해서 미안하다고..
다음날 저도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엄마는 당신은 괜찮다고 엄마때문에 그런거면 안그래도 된다하셨는데
그런거 아니라고 했고..아빠한테는 지인분들께 딸시집보낸다고 다 말씀드렸는데
아빠 난처하게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아빠가 요새 결혼 엎어지는거 종종 있는일이니깐 혼자 너무
풀죽어 있지말라고 말씀해주셔서 눈물나는거 꾹참았네요..
그리고 오늘 저도 몰랐는데 아빠한테 전화왔었대요.
본인과 본인부모님 잘못으로 상처드려서 죄송하다고
만나뵙고 사죄드려야 하는데 얼굴보고싶어 하지 않으실꺼 같아서
부득이하게 전화드렸다고 하면서 전화왔더래요.
아빠도 별말 안하고 둘이서 정한거니 끝까지 정리 잘하라고 하셨대요.
당장 2월 식이라서 빠르게 취소하고 처리해야될 일이 많네요.
주위분들께 연락을 어찌드려야될지 고민이긴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말씀드리는게 나으니 연락드려야지요..
아직은 크게 실감이 안나는데...
곧 실감이 나고 현실이라고 느껴지겠죠..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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