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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 대학갔는데도 왜 사는지 모르겠다

⠀ ⠀⠀ 2025. 4. 16. 00:59

사실 고3땐 지방대 들어갈 성적이었는데
우리집은 빚이 대충 2억 있고(아파트랑 이것저것 대출)
우리 엄마아빠는 두분 다 전문대 나오셔서
지금은 하루에 12시간씩 서서 치킨튀기는데
난 그런 휴일도 없는 자영업이 너무하기싫었음

그리고 내가 지방대를 가면 미래가안보이는거같아서
독서실에서 혼자 인강만 듣고 독학재수로
삼수까지 해서 이름대면 그래도 사람들이
알긴 아는 나름 인서울 대학을 들어갔음
난 지방 사람이었고 보통 여기 지역 사람들은 우리지역 지방대를 가다보니 삼수까지 해서 인서울을 들어갔어도 난 우리엄마와 아빠의 자랑이었음


수능 공부는 사실 너무 지옥같았음
몇번이고 확 그냥 포기하고 고졸하고싶었고 정신 나가서 부모님이랑 울고불고 싸운 적도 많았고 정신과도 밥먹듯이 다녔음
그럼에도 인서울을 하면 내 미래에 그나마 희망이 보일거같아서 악착같이 공부했음 아픈 몸 이끌고 꾸역꾸역 공부하다가 쓰러진 적도 있었고 정신과약 부작용으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호흡곤란이 온 적도 있었음

그래도 독서실에서 나 혼자만의 긴 싸움끝에 드디어 서울로 가게되었고

대학 들어가고 처음 몇주간은 정말 꿈을 꾸는것만 같았고
너무나 좋았음
나도 드디어 서울 공기 느껴보는구나 싶었고
기숙사 들어가서 간만에 사람도 만나고 친구들도 사귀니까
정신건강도 많이 회복되는 듯 했음

그러나 그 딱 몇주가 끝이었고
반복되는 지옥같은 시험기간과 지방대 다닐때와 다르게
너무나 따기 힘든 학점, 기댈 곳 없이
외로운 낯선 서울 타지 생활, 지방대 다닐땐 주변에 대외활동 하는 친구도 거의 없었고 자격증 준비하는 애들도 극소수였는데 인서울 대학오니 다들 어디서 알고 준비하는건지 대체로 열심히 사는거같은데 나만 아무것도 모르는 기분,
안그래도 타지생활이라 날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몸이 허약해서 자주 아픈 편이라 학점도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안나오니
오히려 집근처 지방대 통학하면서 엄마 집밥먹고 케어받던게 그리워짐…. 등등….

내가 너무 분수에 맞지않는 욕심을 부려서 벌을 받고있나
싶고, 쌩판 모르는 남과 생활해야되는 기숙사 생활도 너무 힘들고, 솔직히 학교 친구들도 다 겉친같고, 성적에 맞춰 온 대학교에서 관심도 없는 학과공부만 하루종일 하다보면 왜 사는건지
정말 현타가 많이 옴….

그래도 고등학교땐 대학만 가면 되겠지 했고
실제로 원하는 대학에 왔는데도 여전히 삶의 의미를 모르겠음
사실 누가 내일 당장 나를 고통없이 안락사 시켜준다고 하면
그냥 그대로 안락사 당하고싶음 진심임
미래가 두렵기만 함
공부도 너무하기싫고 지긋지긋함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 때려치고 그냥 도망가버리고 싶은데
내일 아침이 되면 난 또 어김없이 책상앞에 앉아있겠지


나는 정말 왜 사는거지?
언제까지 공부를 해야되는걸까
답이안보임
대학만 가면 끝일줄알았는데 이제 시작이구나
너무 지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