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괴담

공포괴담) 가로등

no.001 2022. 7. 25. 00:12

어렸을 적의 일이다.

동네 친구들과 공터에서 한참 뛰어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벌써 해는?떨어진지 오래였고 늦게 들어가서 혼난다는 생각에 허겁지겁 골목길에 달려 올라갔다.

산쪽에 위치한 우리집으로 가는 길은 죽 일직선이었고,

가로등도 드문드문 이지만 한 20미터 간격으로 있어서 골목길이 그리 어둡지는 않아서

어린나이지만 밤에 돌아다니더라도 전혀 거리낌없었다.

언덕길을 달려올라가느라 집근처에서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쉬고 있는데,?

내가 있던 가로등 불빛이 갑자기 깜빡거리는 것이었다.

그날따라 주변에 돌아다니는 사람도 안보이고

골목길 옆의 집에서 들리는 티비소리나 사람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한 순간,

다음 가로등 있는 곳에서 뭔가가?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불안해진 마음에 앞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가로등에 기대는 척하면서 얼핏 보았는데

다음번 가로등 근처에 낡고 더러운 회색 망토 같은 것이 바람에 움직이는 것 같았다.

강한 주황색의 가로등 불빛과 내가 있는 장소의 가로등이 깜빡이는 바람에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높이가 3미터는 넘어보이고 사람이 뒤집어 쓴 듯한 모습이었다.

흠칫 놀란 나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었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바람에 움직이는 망토 이외에는? 거의 움직임이 없던 그 물체는

내가 쳐다보고 있던 순간, 마치 나를 알아챈듯이 내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사람의 걸음걸이와는 다른 미끄려지는 듯한 모습에

난 깜짝 놀라 원래 가던 길은 내팽겨치고 골목길을 돌아서

집에 허겁지겁 도착했다.

늦게 들어온 나를 혼내고자 벼르고 있던 어머니는

창백한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던 나를 보시곤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고,

자초지정을 설명한 내말을 듣고 아버지와 함께 그자리에 가보셨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말씀만 들었다.

밤새 회색 망토에 쫓기는 꿈을 꾸었지만 다행히 무사히 아침을 맞이한

나는 아침 학교가는 길에 문제의 가로등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회색망토가 있던 자리에는 거무튀튀하고 끈적하게 보이는 토사물 같은 것이 있었고,

나는 한동안 그길로는 지나다니지 않게 되었다.